치아균열증후군(crack tooth syndrome) - ③

2015.07.20 15:23:01 제644호

조영탁 법제이사의 의료법과 의료분쟁

▶지난호에 이어

그럼에도 초기 상태에서는 진단이 매우 어려운데, 수복물이 없는 건강한 치아에서 발생한 심부 균열은 초기에는 의심하기조차 어렵다. 이는 균열이 주로 치아의 소와열구를 따라 수직적으로 진행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열구와 균열선의 차이를 판단해 내기가 쉽지 않다. 방사선 사진으로 초기 심부균열을 진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확대경이나 현미경 등을 이용하여 확대 관찰하여도 깊이라는 관점에서 표면균열과 거의 동일하게 관찰되기 때문에 구분하기 어렵다. 강한 광선을 직접 치아에 조사하면서 광선이 끊어지는 선을 관찰하거나, 메칠렌 블루와 같은 염색 시약을 이용하여 균열선을 염색하여 관찰한다(그림 5). 그러나 이 검사법들도 균열선을 항상 관찰할 수 있게 해주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환자의 과거력이 될 수밖에 없다. CTSM 환자들은 “최근 들어 씹을 때 시큰해요”, “깜짝 놀랄 만큼 이가 시큰할 때가 있어요”, “1주일 전 딱딱한 것을 잘못 씹은 후 계속 불편해요” “한쪽으로는 아예 힘을 줄 수가 없어요”와 같이 대개 저작과 관련된 증상을 호소한다. 치아 균열이 벌어지는 방향으로 저작압이 가해지는 경우는 짧지만 아주 강력한 통증, 예를 들어 전기가 흐르듯 짜릿한 통증을 보이는 것은 심부균열의 가장 중요한 증상 중 하나다. 그 외의 방향에서는 정상적인 저작이 가능하며 아무런 증상도 없어 진료실에서 통증의 재현도 매우 제한적이다.

 

신수정 교수(연세치대)는 “CTSM을 진단할 때 환자의 이전 병력을 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실제 crack이 생기는 환자는 하나의 치아뿐 아니라 다른 치아에도 비슷한 상황이 생길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전에 이에 금이 가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는지, 치과에서 검사를 하였지만 뚜렷한 이상을 발견하지 못한 채 반복적인 치석제거나 치주치료를 권유 받았고 또는 여러 번의 교합조정을 받았던 경우에 그 부위의 crack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평소 딱딱한 음식을 섭취하는지 등의 식습관, 이를 악무는 습관 등도 확인한다. 턱근육의 발달, 전반적인 치아의 교모, 마모 형태, 소와열구 심부에서의 법랑질결손, 상아질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 대합되는 치아와의 접촉 관계에서 교두 경사가 급해져 교합압이 크게 증가된 경우 등은 모두 치아에 평소보다 많은 저작압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심부균열(crack)로 진단되었다면, 가능한 빨리 균열선을 최대한 덮어줄 수 있는 crown으로 수복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치아의 생활력이 정상 범주에 있다면 근관치료를 피하는 것이 원칙으로, 근관와동형성은 다량의 법랑질과 상아질을 제거하여 양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치수강 상부 구조의 파괴에 의해 파절에 취약한 구조를 갖게 된다. 또한 실활치에서는 저작압이 과도할 때 이를 저작근에 전달할 순환구조가 단절되어 있어 취약한 치질에 과도한 저작압이 한계를 지나 지속적으로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

 

근관치료 없이 crown으로 수복한 경우 치료를 마치자마자 심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이는 균열로 인해 벌어져 있었던 간극이 수복 치료에 의해 막히게 되면 이미 존재하던 염증이 치수 내부에서 압력을 상승시킴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통증으로 급성 치수염과 동일한 상황이므로 즉시 근관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심부균열이 치수까지 진행되어 치수염에 이환되면 근관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근관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 치수강 개방 및 근관 확대가 균열을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균열선이 연장되어 파절이나 분할, 혹은 수직 치근 파절이 될 수 있으므로, 대합치와 닿지 않도록 교합면을 충분히 삭제하고, 근관치료 중 단단한 음식을 저작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근관치료 후 Dentin Bonding System을 이용하여 chamber를 수복한 후 반드시 Crown으로 수복한다.

 

치료 후에도 여전히 저작할 때마다 미약하거나 혹은 그 이상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는 파절이 이미 치근부위까지 연장되어 치주 조직에도 영향을 미친 결과이므로, 그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발치할 수도 있다. 치료가 종료된 이후에도 치아의 균열은 그대로 존재하기 때문에, 심부균열이 있는 치아를 치료한 경우 예후는 불량할 수밖에 없다. 균열이 점차 진행되어 치근으로 진행되면 균열선을 따라 치주 조직에도 염증이 발생하여 그 부위에서만 치주 탐침이 깊게 들어가는 양상을 보이며 방사선 사진상 치근을 따라 치근첨까지 확대되는 병소를 보여 수직 치근 파절로 진행하기도 한다(그림 6). 따라서 심부균열이 있는 치아를 치료할 경우 치료가 종료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 파절선이 계속 진행되서 치근이 파절될 수도 있다는 것을 환자에게 확실히 주지시켜야 한다. 또한 치아의 파절을 일으키는 환자의 저작 습관 등에 대해 지도한다.

결과적으로 심부균열이 있는 치아를 치료할 경우에는 항상 발생 가능한 모든 요소들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균열의 진행을 우리가 제대로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치료 시작 전부터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면 치료 도중 혹은 치료 후 발생하는 문제들로 인하여 환자들과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조용범 교수(단국치대)는 crack과 관련하여 환자에게 주지시켜야 할 사항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였다(표4)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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