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칼럼] Fed에 맞서지 말라 - 코스톨라니와 달걀 모형에 대해

2021.06.17 12:49:07 제924호

최명진 원장의 자산배분 이야기 14

지난 시간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해 알아봤다. Fed는 FOMC를 통해 시장을 공개 조작해 전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통화량을 조절한다. FOMC에서 결정되는 통화정책에 따라 선진국에서 신흥국, 주식과 채권, 부동산과 원자재 그리고 비트코인까지 모든 자산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Fed가 만든 거대한 기축통화 달러의 통화량 파고(波高)에 개인투자자는 무력하게 가만히 받아드리기만 하면 되는 걸까? 이런 거대한 기축통화의 통화량 흐름을 이용해 투자에 활용한다면 투자 성공확률을 조금 더 높일 수도 있다. 최소한 통화량의 흐름과 반대로 가는 투자를 하지 않음으로써 최소한의 안전마진을 확보하면서 투자를 하면 좋을 것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에 맞서지 말라(Don’t Fight the Fed)’라는 투자 격언이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이사회의 통화정책 기조를 거스르면 안 된다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문율이다. Fed가 금리를 인하하고 경기 부양을 위해 시장에 통화량을 공급할 때는 경기가 회복하면 혜택을 볼 수 있는 위험자산 주식에 투자하고, 반대로 Fed가 금리를 인상하고 통화량의 공급을 완화할 시기에는 자산시장에 경계감을 가지고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인 채권의 비중을 높이면서 대응하게 된다.

 

최근에는 인터넷과 유튜브 같은 미디어 매체의 발달로 정보의 비대칭성이 사라지고 있다. 3년 전만 해도 일반 투자자들은 Fed나 FOMC 뉴스 기사에 관심을 많이 가지지 못했고 금융전문가 중에서 극히 일부만 Fed 소식을 인용하는 정도에 그쳤다. 그런데 최근에는 일반 투자자가 보는 경제 뉴스에서도 Fed 소식, FOMC의 결과를 속보로 보도하고, 향후 미국의 통화정책에 따른 앞으로의 시장 전망 등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FOMC에서는 금리를 올리거나 내려서 통화량을 조절한다. 중앙은행과 기준금리 관련 뉴스들을 보면 자산시장의 가격과 금리와의 관계를 문자 그대로 일차원적으로 받아들이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자주 생긴다.

 

A) ‘경제가 활력을 잃어 경기 부양을 위해서 기준금리를 인하한다. 주식시장은 유동성에 의한 상승을 예상한다.’

B) ‘경제가 회복되고 견실히 성장하고 있어서 기준금리를 인상한다. 주식시장도 점진적인 상승이 예상된다.’

 

A)에서는 기준금리를 내렸는데 주식시장이 유동성 증가로 오른다고 했다. B)에서는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주식시장이 점진적으로 상승한다고 했다. 이런 식으로 기준금리와 자산시장의 상관관계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통화량과 기준금리가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현재 기준금리가 기준금리 사이클에서 어느 지점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래서 기준금리의 향방과 자산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2차원적인 이해가 필요한데, 이를 잘 설명 할 수 있는 모형이 있다. 바로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이다. 앙드레 코스톨라니(1906년 ~ 1999년)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유대인의 후손으로 태어났다. 철학과 미술사를 전공하고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지만, 주식투자를 배워보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1924년 프랑스 파리에 유학해 주식투자를 배웠으며 주식중개인으로 일을 시작했다.

 

이후 1차, 2차 세계대전을 포함해 석유 파동, 미국의 IT 버블까지 주식투자자로서 겪을 수 있는 모든 걸 극복하고 크게 성공했다. 말년에는 책과 강의 같은 교육활동에 전념했다. 전 세계 10개 도시에 집을 가지고 헝가리어, 프랑스어, 영어, 독일어의 4개 국어에 능통해 유럽 전역에서 활동했다. 유럽에서는 워런 버핏만큼 유명했고 두 세대에 걸쳐 독일 증권시장의 우상으로 군림했다. 그는 투자에 관련해 여러 가지 조언을 남겼는데 그중에서 “개(주식가치)를 데리고 산책하러 나갈 때, 개가 주인(기업가치)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수는 있어도 주인을 떠날 수는 없다”는 ‘코스톨라니의 개’가 유명하다.

 

코스톨라니 달걀은 투자할 때 기준금리에 맞춰 상승국면과 하락국면을 나눠서 거래량과 주식소유자 수를 참고해 국면별로 주식을 사고파는 시점을 설명한 그림이다.

 

 

화살표 방향으로 시간이 흘러가고 좌측국면이 상승기, 우측국면이 하락기를 의미한다. Y점 부근에서 주식을 매수해 A1, A2, A3 국면을 거쳐 X점 부근에서 매도하면 이상적일 것이다. 주로 시중의 금리와 유동성, 그리고 군중의 심리에 의해 이런 국면들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코스톨라니 달걀은 그 후 여러 사람에 의해 재해석되고 기준금리와 관련된 투자의 지침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모델을 예시로 들면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와 자산 가격의 관계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다.

 

 

코스톨라니 달걀에서 세로축은 기준금리를 이야기하고 화살표는 시간(국면)의 흐름을 나타낸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방향성을 가지고 올리고 내린다. 이는 장시간에 걸쳐 통화량의 흐름을 만들어 낸다. 화살표가 그것을 표시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정점일 때 경기는 과열돼 있고 과거 수년간 안정적인 성장을 이룬 후다. 버블의 징조도 일부 보이게 된다. 채권가격은 미래의 경기상황과 금리를 반영하는데, 먼 미래가 가까운 미래보다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질 거라 예상되면 장기채권 금리가 단기채권의 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를 ‘장단기 금리 역전’이라고 부르고 경기침체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그 후로 중앙은행은 앞으로 경기가 침체할 거라 예상되기 때문에 금리를 적극적으로 올리지 못하고 유지하게 된다. 그래서 금리 정점 A 국면이 형성된다.

 

보통은 경제의 취약한 고리에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버블이 터지게 된다. 2001년 미국 나스닥 버블의 붕괴,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버블이 붕괴되는 순간부터 ‘금융위기’ 국면에 들어간다. 이때 중앙은행은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해 금리를 급격하게 내리게 되는데 B와 C 국면에 해당된다. 마침내 금리는 저점에 도달하게 된다(D 국면).

 

금리가 저점에 도달하면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증가시켜 최대한 유동성을 증가시킨 후라서 경기는 조금씩 살아나게 되고 금융 위기를 극복하게 된다. 실물경제가 조금씩 살아나면 그동안 풀었던 유동성과 맞물려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중앙은행은 이를 통제하기 위해 조금씩 금리를 인상한다(E 국면). 경제성장률이 건실해지고 경기는 호황이다(F 국면). 수년간 안정적인 경제 성장이 기대되는데,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주식시장의 호황이 여기에 해당한다.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은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에 맞춰 경제의 호황기와 불황기에 어떤 자산이 유망한지 참고할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Fed가 전 세계 중앙은행이고 미국은 기축통화국이므로,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도 미국 시장에서 좀 더 잘 작동한다.

 

다음 시간에는 필자가 사용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을 이용해 2017년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투자해 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전 세계 경제가 어떤 국면으로 진행될 예정인지 간단히 이야기해보겠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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