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과 마음공부 ‘나는 지금 편안한가’

2021.12.03 13:18:17 2021FW

글 / 나승훈 원장(윌치과의원)

 

수많은 명상법이 있지만 명상의 종류는 크게 자세와 대상에 따라 나눌 수 있다. 자세에 따라 와선, 좌선, 행선이 있다.

 

와선은 누워서 하는 명상이다. 필자는 매일 잠들기 직전과 아침에 눈을 뜰 때 누운 상태로 몸의 느낌에 주의를 5분 정도 기울인다. 간단하고 편하다. 수면의 질이 좋아지고, 아침이 더 상쾌해진다.

 

일반적으로 아는 명상의 자세는 좌선이다. 허리가 곧게 펴져야 한다. 자세가 중요하다. 구부러져 있으면 척추를 따라 에너지 흐름이 원할해지지 않고 오래 지속시키기도 어렵다. 그래서 자세의 교정이 병행되거나 선행되어야 효과적이다.

 

행선은 걷기명상, 먹기명상 등이 대표적인데 모두 매우 습관적이고 익숙한 걷고 먹는 것을 낯설게 천천히, 처음인 것처럼 걷고 먹어보는 것이다.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했던 몸의 움직임과 맛의 느낌이 오감을 더욱 생생하게 깨워 알아차림의 힘을 키워준다. 생각보다 매우 신선함을 준다.

 

집중하는 대상에 따르면 호흡명상, 감각명상, 마음챙김명상, 위빠사나명상, 화두명상, 에너지명상 등이 있다. 기본적으로 호흡명상을 기초로 시작하고 모든 명상의 기본기가 되는 중요한 명상이다. 호흡명상만 제대로 해도 좋다. 그리고 나머지를 잘 할 수 있게 된다.

 

호흡을 느끼고 집중해본다. 간단하다. 하지만 해보면 쉽지 않다는 것을 바로 알게 된다. 생각이 이리저리로 제멋대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자신에게 실망하게 된다. 하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누구나 잘하게 된다.

 

단, 긴장 없이 편안히 이완된 집중으로 해야 한다. 평정심으로 느긋하게 지켜만 보는 것이다. 어떻게 하려고 조작하는 것이 아니다. 내버려 두지만, 호흡의 감각에만 집중되어있는 상태이다. 모순된 어감의 이완된 집중도 자주 해보면 체험으로 알게 된다. 양극단으로 치우쳐지지 않은 상태이다. 균형이고 중도이다. 너무 긴장한 집중도 아니고 완전히 늘어져 헐렁한, 잠들기 직전의 이완된 상태도 아니다. 몸은 이완되어 편안하지만, 감각은 또렷하고 예리하게 느끼는 상태이다. 이 집중의 힘을 키워주는 기술이 호흡명상이다.

 

 

정좌하고 허리를 바로 세우고 목도 바르게 하며 턱을 당기고 정수리가 하늘을 정면으로 보는 느낌으로 앉아 눈을 감고 편안하게 호흡한다. 숨이 오고 가는 코끝을 집중해도 되고, 단전(배꼽 아래 5㎝, 내부로 5㎝)에 집중해도 좋다. 잘 느껴지는 곳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자연스럽게 호흡하고 변화가 일어나면 그대로 둔다. ‘생각, 듣기, 상념, 갈망, 걱정’ 등이 떠오르면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온다. 생각에 빠져 1분이든 10분이든 지나도 자각한 순간 알아차리고 호흡으로 바로 돌아온다. 매일 꾸준히 잘 되는 시간대와 장소를 정해 최소 5분에서 1시간 정도 습관화시키는 것이 좋다.

 

명상 전 몸의 이완을 위해 스트레칭, 요가, 영감을 주는 명상서적 잠깐 읽기 등의 사전 준비가 유용하다. 그리고 도움이 되는 것은 바른 생활을 하는 것이다. 그래야 마음이 고요해져 집중의 힘이 커진다. 중독되는 것에서 벗어나 정직하게 지내야 한다. 이것이 좀 힘들긴 하다. 하지만 명상이 이것을 돕고 이것이 명상을 돕는 선순환의 관계이다.

 

호흡명상을 꾸준히 연습하여 생각 없이 집중하는 힘이 커지면 몸의 감각 명상으로 몸 안에 내재된 감정들을 마음속에서 개념화하지 않고 감각으로만 그대로 느껴본다. 마음챙김명상, 감각명상이다. 되도록 몸 전체의 감각들을 강력하게 느껴보려고 의식을 예민하게 유지한다. 느낌, 감정들을 어떻게 조작하거나 다루려고 하면 안 된다. 그대로 느껴야 하는 존재로 인식해줘야 한다. 불쾌한 느낌이 올라와도 떨쳐버리려고 애쓰지 않고 그대로 두면 60초 안에 다른 느낌으로 바뀌게 된다.

 

우리 마음의 구조가 어떻게 생기는지 알면 왜 우리가 감각에 주의를 집중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외부자극에는 신체적, 정신적 자극이 있다. 이 자극이 우리의 6개의 감각기관, 오감과 가슴(주로 심장)에 접촉하게 된다.

 

접촉하는 순간 감각이 발생하게 되는데 신체적 감각으로 느껴진다. 그때 바로 유쾌하거나 불쾌하거나 그저 그렇거나 3가지 중 하나로 반응하게 된다.

 

감각하는 순간 바로 반응으로 넘어가며 갈망, 혐오, 무관심 중 하나로 반응하여 앞으로 자극에 대한 판단의 씨앗이 되거나 기존 패턴을 강화시킨다. 우리는 반응하지 않고 감각의 수준에서 집중하여 평정심으로 느껴지는 명상을 하는 것이다. 처음 명상하는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감각에 반응하는 데 써버리지만, 반복하다 보면 아주 짧은 평정심 유지를 경험하게 된다. 이때가 마음의 습관을 바꾸는 데 매우 효과적인 순간이다. 이러한 순간들이 쌓이고 쌓여 길어지면 어떠한 감각에도 웃음 지을 수 있는 상태가 된다고 하며, 그 상태가 명상의 목적이다.

 

처음부터 감각을 바라보는 것은 쉽지 않다. 자극에 반응해버린 감정과 생각의 차원에서 바라보게 된다. 그때 감정으로 휘말려가지 않고 바라보려면 자신이 현명하고 조건 없는 사랑을 주는 부모가 되었다고 상상하고 내 감정을 자식처럼 대상화하여 분리하고 안아주어야 한다. 감정이 내가 아니고 내 안에서 태어난 것으로 여기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 자식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같이 공감해주고 위로해준다. 같이 울어주고 화내주고 기뻐해주지만 아직 아이이기 때문에 오해하는 사실들은 부모가 알고 있어서 그 바탕 생각에는 휘말리지 않는 상태이다. 내 감정에 조건 없는 사랑을 보내는 것이다.

 

 

자식을 낳고 부모가 되어 조건 없는 사랑을 느꼈다. 자식이라는 존재는 내가 망설임 없이 목숨과 바꿀 수 있는 조건 없는 사랑을 알게 해주었다. 그러나 살면서 자식에게도 조건이 붙는 사랑의 경우를 경험하기도 한다. 조건 없는 사랑은 아무것도 바꾸려 하지 않지만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은 소속감과 자율성을 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어렸을 땐 이해되지 않았다. 너무 건조한 표현 같았다. 그런데 지금은 깊은 통찰로 느껴진다. 그런 조건 없는 사랑으로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면 어떨까? 내가 어떤 기분에 있든 상관없이 나 자신을 인정, 수용하는 것이지 않을까?

 

그동안 나의 내면을 제외한 외부에서만 답을 찾아왔다. 해답을 찾기 위해 다른 곳에만 질문해 왔다. 온전히 나의 경험으로만 증명된 것에 질문해보지 못했다. 이미 학습된 타인의 견해나 관점, 이해를 나의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내가 부족할 거란 믿음 때문에. 과거에 끼고 다닌 색안경을 벗어 버린다. 이제는 내가 나에게 질문해보고 나를 알아차리며 나의 경험, 느낌을 믿어보는 것이다.

 

인생의 한복판에 자리 잡고 모든 감각들과 1㎜의 이격 없이 완전히 하나가 되어 느껴준다. 에너지 감각으로 온전히 있는 그대로 느낀다. 생각, 머리는 멈춘다. 그런 느낌 중에 혐오, 분노는 우리가 피하고자 하지만 한번 휩쓸리면 빠져나오기 힘들게 거센 힘을 가지고 있다. 두려움, 상처받은 고통에 기인하고 있다. 분노를 억누르거나 폭발시키거나 하지 않고 몸에서 느껴지는 감각으로 충분히 느끼고 경험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에너지가 소진되어 풀려나간다.

 

명상은 무언가 애쓰는 작업이 아니다. 명상가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 마음을 열고 느껴지는 대로 체험하고 기다려보는 작업이다. 그러면 모든 것들이 그대로 있지만 그 관계가 바뀐다. 명상과 마음공부로 새로운 삶의 태도를 알게 되었다. 건강은 매우 좋아졌다. 아내는 다른 사람 체질로 변한 것 같다고 한다. 현재도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전 10년간 몸 상태와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몸과 마음 모두가 나아져 감사하고 있다. 마음공부와 명상으로 기존 인식의 패턴을 바꿔보는 실험을 계속 시도해 볼 수 있다. 과거 프레임을 다음과 같이 점검한다.

 

일상에서 아주 가벼운 짜증이라도 놓치지 말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부정적 반응이 축적될 것이다. 부정적 감정이나 생각을 지금 정신 차리라는 신호로 여기고 자기 마음을 잘 들여다본다. 그런 부정적 에너지를 자기 내면에 쌓기를 원하지 않으며 아무 쓸모 없는 감정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자마자 그것은 떨어져 나간다. 하지만 완전히 떨어져나갔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것을 버릴 수 없다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그 느낌에 주목한다.

 

우리는 대부분 항상 지금이 아닌 다른 어딘가로 가려고 한다. 하는 노력의 대부분은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으로 생각한다. 언제나 만족을 추구하면서 섹스, 음식, 술, 흥분, 스릴과 같은 잠깐의 즐거움에 얽매여 있다. 항상 무언가가 되려고 하고, 무언가를 성취하려고 하고, 어딘가에 도달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스릴을, 즐거움을 좇고 있지는 않은지. 심리적으로 더 완전해질 거라 믿고 있지는 않은지.

 

 

내가 하는 행동이나 일에서 기쁨, 편안함, 가벼움을 느끼는지 질문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 일을 바꾸는 게 아니라 우선 방법을 바꾸는 것으로 충분할 수 있다. 어떻게 하는가는 무엇을 하는가 보다, 왜 하는가보다 중요하다. 그 일을 통한 결과보다 일을 하는 태도, 방법 그 자체에 더 관심을 가져 보는 것이다. 그것은 지금 현재 상태에 완전히 순응한다는 의미이다.

 

내면의 현실이 먼저이고 외부 현실은 그 다음이다. 자기 관찰을 통해 ‘나는 지금 편안한가?’, ‘지금 이 순간 내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지?’라는 질문을 자주 해보자. 하지만 즉시 답하지는 않는다. 시각적으로 투명한 자신을 이미지로 상상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시각적인 상상으로만 지속시키지 말고 느낌으로 다시 집중하는 게 좋다. 모든 것이 그저 통과해 지나간다는 느낌이 많은 도움이 된다.

 

들숨에 모든 상황을 받아들인다는 느낌을 느끼고, 날숨에 모든 저항을 내려놓는 느낌을 가져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렇게 숨 쉬는 것만으로 기쁘고 평화로울 수 있다. 그 순간 자신이 평소 모자람이나 불만족을 붙잡고 있었다는 자각이 느껴지기도 한다. 혹시 평화롭지 못하다고 느낀다 해도 그런 자신을 용서한다. 스스로 평화롭지 못하다는 것을 완전하게 인정하는 순간, 불안은 평화로 변화될 것이다. 완전한 수용은 우리를 평화 속으로 데려간다. 그것이 내맡김의 기적이다.

 

분별하는 생각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적절하게, 균형감 있게 사는 삶을 서핑에 많이 비유한다. 이런 이미지로 비유하면 이해가 빠르다. 파도가 밀려오는 것은 우리가 마주치는 상황들이며, 우린 인생에서 파도(사건)는 조절할 수 없다. 저항하며 파도를 바꿔 보려고 하면 중심을 잃고 쓰러진다. 그렇게 힘겹게 원하는 곳으로 가고자 하지만 매우 어렵다. 반면 파도에 몸을 맡겨 서핑보드 위에 올라가 버리면 저항하지 않고 중심을 잡으며(지금 현실을 알아차리고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도의 힘) 파도가 이끄는 흐름을 타며 나아간다. 즐겁고 엄청 빠르다.

 

삶에는 시련과 즐거움이 뒤섞여있다. 즐거움만 있을 수 없다. 시련을 용기 있게 마주하면 잠시 지나가는 통증으로 마무리된다. 시련의 통증을 고통으로 스스로 만들지 않으면 자연스러운 삶이 될 것 같다. 통증과 고통을 구분하여 나의 드라마를 더이상 쓰지 말고 담백하게 살아가고 싶다.

 

사실 우리 자신이나 상황이 변화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임시방편으로 변화를 모색해보는 것이다. 문제의식으로 문제에서 벗어나려고 애쓰지 말고 있는 그대로 환영한다. 완전히 수용해본다. 우리는 벌어진 상황들을 이미

완전히 수용하고 있다. 수용하지 않고는 드러날 수 없다. 몸의 감각으로는 이미 수용하고 있지만, 생각으로는 수용하고 있지 않다고 착각한다. 문제가 해결되고 나서 괜찮아지는 게 아니고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이미 완전하다는 믿음이 처음에는 실험적으로 필요하다.

 

명상과 마음공부를 시작한 지 3년 남짓밖에 되지 않아 초급 수준인 필자가 명상과 마음공부에 관하여 글을 쓴다는 게 부담스러웠다. 과오가 많은 삶이라 쓸 수 있었다. 이미 알고 계신 분들이 많겠지만 혹여나 접하지 못한 분들이나 잠시 잊었던 분들이 있다면, 다시 한번 시작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쓰게 되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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