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FOMC 리뷰

2021.12.24 10:19:08 제948호

최명진 원장의 자산배분 이야기 - 37

‘Don’t Fight the Fed’ ~ 연방준비제도(Fed)에 맞서지 말라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금을 결정하고 공개 시장 조작(open market operation, 중앙은행이 유가증권을 금융기관을 상대로 사고 팔거나 일반공개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통해 전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통화량을 조절한다. FOMC에서 결정되는 통화정책에 따라 선진국에서 신흥국, 주식과 채권, 부동산과 원자재 그리고 비트코인 등 모든 자산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연방준비이사회의 통화정책 기조를 거스르면 안된다는 불문율이 있다. Fed가 금리를 인하하고 경기 부양을 위해 시장에 통화량을 공급할 때는 금리 인하에 혜택을 볼 수 있는 성장주나 가상자산 같은 자산에 투자하고, 반대로 Fed가 금리를 인상하고 통화량의 공급을 완화할 시기에는 금리인상에 혜택을 볼 수 있는 현금흐름과 밸류에이션이 높은 자산의 비중을 높이며 대응한다. 이렇게 Fed가 만드는 거대한 기축통화의 통화량 흐름을 투자에 활용해 투자 성공확률을 더 높일 수 있다.

 

오늘은 12월 FOMC를 리뷰하면서 최근 경제상황을 정리하고 앞으로 투자에 어떻게 참고하면 좋을지 알아보겠다.

 

2021년 12월 FOMC 전후 경제상황

미국 현지시간으로 2021년 12월 14일과 15일, 올해 마지막 FOMC 회의가 열렸다. 2021년 11월 22일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제롬 파월 Fed 의장 연임 결정이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시기인 지난 2018년 취임해 첫 임기를 보낸 파월 의장은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경제위기 국면에서 금융정책을 무난히 이끌었다는 공로로 연임에 성공하게 됐다.

 

코로나 이후 줄곧 비둘기파(통화정책 결정에서 완전 고용과 경기부양을 강조하는 ‘완화적’ 의사 결정을 선호함)의 모습을 보여줬던 파월 의장은 연임이 성공한 이후 가진 공식 석상에서 기존과는 다른 스탠스의 발언을 하여 주목을 끌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1월 30일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수차례 발언한 것을 번복한 것이다. 이어서 파월 의장은 12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tapering, 자산 매입 축소)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미크론 변이 여파로 각국의 셧다운 우려가 커지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파월 의장의 매파적(통화정책 결정에서 물가 안정 및 경기 안정을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긴축적’ 의사 결정을 선호함) 발언에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신중한 발언으로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 해오던 파월 의장이기에 시장은 더욱 격렬했다. Fed는 인플레이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통화정책 변경이 있을 수 있음을 예고했기 때문이었다.

 

Fed는 팬데믹 발생 이후 매월 국채 8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400억 달러 등 총 1,200억 달러 규모 채권을 매입하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 양적완화를 진행해왔다. 2021년 11월과 12월에는 매입 규모가 1,050억 달러, 900억 달러로 줄어들며 본격적인 테이퍼링을 시작했다. 같은 규모로 감축한다고 가정하면 내년 6월에 테이퍼링이 종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5%대를 기록해온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10월에는 6.2%나 올랐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자 테이퍼링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다. 파월 의장이 12월 FOMC에서 테이퍼링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함에 따라 내년부터 채권 매입액을 월별 300억 달러 줄여서 내년 3월에 테이퍼링을 마칠 가능성이 커졌다. 테이퍼링 일정을 앞당기면 조기 금리 인상에 나서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면 전 세계 금융시장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을 것이다.

 

12월 FOMC 리뷰

12월 FOMC 결과가 발표됐고, 컨센서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예상보다 더 매파적인 스탠스를 보이지 않아 영향도 제한적이었다. 이번 12월 FOMC의 전문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경기전망

- 고용 증가는 최근 몇 달간 견조했고, 실업률은 상당히 하락했다.

- 팬데믹 및 경제 재개와 관련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은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에 기여하고 있다.

- 경제 전망은 바이러스의 진로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백신의 진전과 공급 제약의 개선은 경제활동과 고용을 계속 증가하게 할 것이다.

-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를 포함해 경기 전망에 대한 위험이 계속 남아있다.

 

2) 통화정책

- 기준금리를 0~0.25%로 동결해 제로 금리를 유지한다.

- 인플레이션이 한동안 2%를 웃돌고 있지만, 고용시장 상황이 완전고용에 부합하는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현재의 금리와 정책을 유지한다.

- 매달 국채 2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100억 달러씩 순자산 매입을 줄이기 시작해 3월에는 양적완화를 종료한다. 경제전망이 변화될 경우 테이퍼링 속도를 조정할 수 있다.

 

이어지는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은 테이퍼링이 종료된 후에 시작될 거라고 했으며, 2022년에는 3회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그리고 2024년까지 3년간 총 8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는 25bp(0.25%)씩 인상할 계획이므로 2022년에는 최대 0.75~ 1.00%, 그리고 2024년에는 대략 2.00% 정도의 기준금리를 예상할 수 있다. 이는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거나 다소 완화적인 결과 발표라 할 수 있다.

 

 

12월 FOMC 이후 전망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5%를 넘어가면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Fed의 스탠스가 공격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컸었다. 여기에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까지 더해지며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식과 가상자산 시장 역시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었다. 시장은 2021년 3월에 테이퍼링을 마치고 기준금리 인상을 논의하는 것에 대한 선반영했기 때문에,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일정이 조금이라도 지연될 경우 주식이나 가상자산 같은 자산 시장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금융위기를 복기해보면 테이퍼링을 하면서 긴축발작(Taper Tantrum, Fed가 양적완화를 축소할 때 신흥국의 자본 이탈을 동반하는 경제충격을 말한다)이 일어나 2010년 남유럽 재정위기(PIGS, 유럽국가 가운데 심각한 재정적자를 겪고 있는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의 머리글자에서 따온 용어)를 맞아 더블딥(double dip, 경기침체 후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침체 현상) 우려로 인해 재차 양적완화를 시행한 적이 있다. 금리인상이 시작되던 2015년에는 그리스의 디폴트 선언과 중국 증시 폭락이 일어나 1년 동안 기준 금리인상을 중단한 적도 있다.

 

큰 흐름에서 보면 Fed의 기준금리 방향은 금리인상기로 접어들지만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의 시작 과정은 절대 순탄하지 않다. 이번 12월 FOMC에서 발표된 계획처럼 2022년 3월에 테이퍼링이 마감되고 곧이어 금리인상이 시작되는 건 쉽지 않을 것이고, 경제상황에 맞춰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더 크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각국의 봉쇄 조치로 인해 경기 하강 압력이 커지는 것도 그런 전망을 가능케 한다. 경기하방 압력이 커지면 인플레이션 수치가 내려가고 고용률도 다시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부터는 시장에 크고 작은 충격이 있을 때마다 보유한 금과 채권 같은 안전자산을 이익 실현하고 금리인상기에 혜택이 있는 자산들을 저가에 매수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미국 기준금리의 큰 흐름은 코스톨라니 달걀을 투자의 나침반으로 참고하면 된다. 뉴스에 흔들리지 않고 금리 인상이 시작된 이후에 시작되는 경제호황기를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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