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壬寅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2.01.03 11:20:37 제949호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46)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새해 인사로 한해를 시작합니다. 임인년이 밝았습니다. 새해엔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어 마스크를 벗고 사는 일상을 꿈꿔 봅니다.

 

임인년은 북방과 검은색을 의미하는 임(壬)과 봄과 호랑이를 의미하는 인(寅)으로 구성되어 ‘북방의 검은 호랑이’로 백두산 호랑이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해에 백두산 호랑이 기상을 기대해 봅니다.

 

천간의 壬은 수水 기운으로 가을에 낙엽을 떨어트리는 차가운 기운이기도 하지만, 상품적 가치가 높은 열매를 완성시키는 기운이기도 합니다. 지지의 인(寅)은 봄이 되어 나무에 새잎이 돋고 땅속에서 새싹이 올라오는 기운으로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천간과 지지를 합치면 ‘과거의 결과를 정리하고 새로 시작하는 해’라 해석됩니다.

 

가을에 수확한 결과물은 좋은 경우도 있고 빈약한 경우도 있을 것이지만, 결국 새봄이 오면 새롭게 시작합니다. 시작은 시작 자체가 큰 의미를 지닙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의미에 부합합니다. 없으면 없는 대로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 시작하면 되고, 있으면 자본삼아 새로 시작하면 됩니다.

 

시작은 통상 행동에 의한 관점에서 평가하지만, 사실은 그 내면에 존재하는 시간에 의한 의미가 더 큽니다. 모든 시작은 시간을 동반합니다. 초등학교를 시작하면 6년, 대학은 4년, 집을 지으면 1년 등 모든 시작은 마무리되는 시간이 정해집니다. 인(寅)에 시작된 것은 12간지에서 8번째 오는 술(戌)에 완성됩니다. 즉, 인월에 싹이 나오면 술월에 수확을 하고 과일을 얻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임인년에 시작한 일은 8년 뒤인 경술년에 결과를 얻는다고 우리 선조들은 해석했습니다. 달리 말하면 새로 시작하는 일은 긴 안목을 갖고 시작하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8년이라는 먼 여정을 떠나니 폭넓은 생각이 필요할 것입니다. 단시간보다는 긴 시간적인 관점을 지닐 것을 요구합니다.

 

영어에 1월인 January가 두 얼굴의 신인 야누스(Janus)에서 기원하였듯이 시작은 늘 끝냄과 새로움을 동반합니다.

 

시작을 위해서는 3가지 용기가 필요합니다. 끝내는 용기와 시작하는 용기입니다. 시작은 모두의 응원을 받으며 출발하는 경우도 있으나 황야에 홀로 거친 바람을 마주하며 출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하나 가장 중요하고 꼭 필요한 용기로 두려움과 마주하는 용기가 있습니다. 처음 개척하기 위하여 거친 황야로 출발하는 사람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개척해가는 사람들이 마주하는 두려움입니다. 인생에서 처음 시도하는 출발은 이와 같은 두려움과 마주합니다.

 

병원을 확장하려는 원장님은 이 같은 두려움을 마주할 것입니다. 두려움은 2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두려움에 대하여 준비하고 대책을 강구하며 Plan B를 만들어내게 하는 두려움으로, 건강한 두려움입니다. 반면 대책과 대안이 없이 시험공부도 하지 않고 그냥 걱정만 하는 학생처럼 마음을 상하게 하는 두려움입니다. 결국 이 차이는 스스로 대안을 마련하느냐에 의해 결정됩니다. 건강한 두려움으로 준비되면 다음으로 시작하는 용기를 내어 출발선에서 첫발을 내딛으면 됩니다. 이런 출발선에서 임인년 寅은 짧게는 8개월 뒤 혹은 길게는 8년 뒤의 완성을 생각해보라고 권합니다.

 

동양철학은 공간과 시간에 대한 개념을 기반으로 인간의 올바른 행동으로 완성됨을 요구합니다. 천지인삼재天地人三才입니다. 밭이라는 공간에 씨를 뿌리는 행위를 하면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열매를 얻는 것이 진리입니다. 인간은 씨 뿌리는 행위를 시간의 순서에 맞춰 행해야 하며, 이를 순리라고 합니다.

 

12간지는 시간의 순서를 뜻합니다. 24절기는 태양의 위치에 따른 기후변화에 따라 농부들이 해야 할 일을 가르쳐주기 위하여 만들어졌습니다. 12간지는 눈으로 확인되는 달을 기준하여 생활에 음력을 사용하였고, 24절기는 농사를 위해 태양력을 사용하였습니다. 동양철학은 윤리와 도덕을 제외하고는 길흉화복, 성공과 실패에 대해서는 좋고 나쁨을 따지지 않습니다.

 

새옹지마가 있고, 실패는 경험이라는 교훈을 주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며 임인년 새해를 시작합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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