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시대에 마음 챙기기

2022.03.03 11:11:21 제957호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54)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유럽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했다. 러시아가 침공했다. 먼 나라 전쟁이 한국 치과의사에게 무슨 영향이 있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이미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유가를 비롯한 모든 원자재 값이 폭등한다. 치과의사가 민감한 금값도 오른다. 치과재료 값도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심지어 기공비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 먼 나라 전쟁이 결코 멀지 않은 이유다.

 

최근 안 좋아진 경제 상황에 설상가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나라마다 돈을 풀어 양적 완화를 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3%를 예상한다. 이는 서민들의 실질소득과 자산가치가 3% 감소함을 의미한다.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금리를 올리고 있다. 올해 적어도 2%까지 올린다고 발표했다. 결국 서민들의 지갑은 더 얇아질 것이다. 서민들은 여윳돈이 말라버리면, 급하지 않으면 지출부터 줄인다. 치과지출이 후순위로 밀릴 것이 당연하다.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치과 개원가는 더욱 어렵고 난감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환자로 내원해야 할 대다수 서민들이 이런 경제적 상황에 놓여 있다. 영끌로 주택을 구매한 사람들은 이자 부담이 증가됐고, 주택이 없는 사람들은 전세가 상승과 월세 상승으로 고정비 지출이 증가됐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에 의한 타격으로 소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 모든 상황으로 서민이 소비할 여력이 감소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엔 정치적 변수마저 추가됐다. 대선 후보 간에 박빙이어서 대선 영향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떤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서 정책 기조가 바뀔 것이니 상당한 변수다.

 

이 같은 혼란 속에서 지금 우리는 하루하루가 예측 불가한 카오스 시대를 살고 있다. 삶 속에서 변수가 다양해지면 예측이 어려워지고, 예측이 어려워지면 불안감이 증가한다. 고정 지출을 해야 하는 경영일선에 있는 원장들에게 수입 불안정성의 증가는 걱정과 불안감을 증가시킨다. 이런 시기에 코로나19로 상호 고립되면 자칫 우울모드로 변할 수도 있다. 들리는 모든 뉴스가 긍정적인 것은 없고 거의 다 부정적인 내용들이다.

 

게다가 TV 드라마 또한 사악하여 위로와 위안을 주지 못한다. 이럴 때는 스스로 자신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스로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자신을 위로해야 한다. 자신을 위해 좋은 것을 먹고 좋은 것을 보여주고 필요하다면 자신에게 선물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만약 보석을 좋아한다면 귀걸이나 목걸이를 사주고, 차를 좋아한다면 차를 사주는 것도 좋다. 누군가로부터 위로와 위안을 받을 수 있다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요즘은 모두가 힘든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타인에 의지하기보다는 스스로 위로하는 확실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시대와 환경은 이미 모든 개개인을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서 타인을 돌보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간단하게 부모가 자식에게 도움주기도 쉽지 않고 부부간에도 서로 도움을 주기가 쉽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 처음 해야 하는 것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파악하는 일이다. 버킷리스트를 만들 듯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기록해 하나씩 실행하는 것이다. 음악을 좋아하면 음악을 들려주고 필요하면 전축을 구입하는 것도 좋다.

 

앰프를 찾고, 턴테이블을 찾고, 스피커를 찾고, 구입 오더를 내고 받아서 조립하고 소리를 들을 때까지 3~4주간은 행복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지낼 수 있다. 필자는 요즘 대금을 배우기 시작하였다. 아직은 간혹 어쩌다 소리가 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바람만 빠지는 때가 더 많다. 그냥 시간이 나면 잠깐 불어본다. 하루에 한두 번은 내가 나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주어야 한다. 요즘 같은 카오스 시대엔 개인적인 삶이 공허하다고 느끼기 쉽다. 이런 때일수록 스스로 위로하고 위안해주어야 한다.

 

독자분들도 하루에 한 가지는 꼭 자신을 위로해주길 바란다. 아침 뉴스에 유명한 게임회사 CEO의 사망 소식이 들린다. 안타까운 일이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모두가 외로운 시기에 견디기보다는 위로받기를 기도드린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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