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의 대표지수인 S&P500은 2022년 1월 7일 4,818포인트로 최고점을 경신한 이후에 연이어 크게 하락하며 2월 24일에는 장 중 4,114포인트로 고점 대비 15%나 하락했다. 이후 3월에는 반등에 성공해 3월 29일 4,637포인트까지 회복한 적이 있다.
2021년 11월 연방준비이사회(연준, Fed)는 코로나 팬데믹 위기로 시행한 무제한 양적완화를 거둬들이는 테이퍼링(tapering)을 시작하면서 매파적 스탠스로 변화한 모습을 보여줬다. 시장은 여기에 주목하게 됐고 주식시장의 하락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22년 3월에는 연준의 첫 번째 금리인상이 있었다. 역사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 이후에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을 시작하게 되면 자산시장의 조정이 있었다. 그래서 11월 테이퍼링 시작 이후 첫 번째 금리인상이 예정된 3월까지의 주식시장 조정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다. 그리고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는 연준의 금리 사이클상 금리인상기에 도입하게 되므로 금리가 고점에 도달할 때까지 미국 주식시장이 우상향할 수 있는 시기가 온다. 따라서 첫 번째 금리인상을 전후로 일어나는 주식시장의 건전한 조정에서는 이후 다가올 시장의 반등과 상승을 위해 위험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취했다.
문제는 조정의 폭과 깊이, 속도가 시장참여자의 예상보다 훨씬 강력했다는 것이다. 무제한 양적완화로 사상 최대로 풀린 유동성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70년대 이후 전무후무한 물가 상승률로 인해 연준이 과연 경제를 연착륙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더해졌다. 테이퍼링과 첫 번째 금리인상 사이의 간격도 매우 짧았는데 긴축 행보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불안감도 증폭됐다.
주식시장의 분위기는 급격하게 얼어붙었고,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 물가지수로 인해 연준의 금리인상과 양적긴축의 속도가 더욱 빨라 질 수 있다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미국 주가지수는 하루에 3%~4%씩 하락하는 일이 자주 일어났고 매일 새로운 악재가 추가됐으며 중국 발 코로나 봉쇄와 끝나지 않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앞으로의 경제 전망을 더욱 비관적으로 만들었다.
지난 3월 29일 이후로 S&P500 지수는 하락을 이어오다가 5월 20일에는 장 중 3,810포인트로 고점 대비 21%나 하락하게 된다. 통상 고점 대비 주가지수가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bear market)이라고 불린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주식시장의 하락이 곧 이어질 상승을 위한 조정이 아니라 지금부터 본격적인 경제위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이후 6월 8일 기준 주가는 8% 정도 상승한 4,100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제 주식시장은 단기 바닥을 형성하고 6월 이후에는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6월 주식시장의 반등 가능성
작년 11월 이후 주식시장을 흔들었던 악재는 1)물가 상승률의 심화 2)연준의 매파적인 통화정책 스탠스 3)중국의 코로나 봉쇄로 인한 경제 침체 우려 4)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공급망 불안으로 인한 공급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박이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은 3월(8.5%)과 4월(8.3%)로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모습(peak out)을 보였고 앞으로도 서서히 낮아질 전망이다. 2022년 11월 8일에는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으므로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은 집권당으로서 유권자에게 경제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만약 높아진 물가에 더해 뒤늦은 대처를 만회하기 위해 급하게 시행한 통화긴축으로 자산시장 마저 붕괴된다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률이 예상대로 잠잠해진다면 연준은 9월 FOMC 이후로 금리인상의 속도를 조절하며 통화정책의 스탠스를 다소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도‘제로코로나’를 위한 전면 봉쇄를 해제하며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대치 상태에 있지만, 지난 5월 FOMC에서 연준은 공급 측면에 의한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언급하면서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6개월간 진행된 약세장의 주요 악재가 이미 대부분 반영됐고, 충분히 기간조정과 가격조정을 마친 지금의 주식시장은 알려진 악재보다는 앞으로 나올 새로운 호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반등과 상승을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이다.
다만, 지난 4월 미국채의 장단기 금리역전이 일어났다는 점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 미래에 어느 시점에 물가 상승률이 완만하게 하향 안정화되고 경제침체가 시장의 주도적인 전망이 되면 연준은 통화정책 스탠스를 완화로 변경하게 되고 기준금리 인상도 멈출 것이다. 이 시기에 금리인상과 양적긴축에 대한 통화정책이 완화적으로 변한다면 시장에서는 호재로 인식되고 주가는 마지막 고점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시장이 낙관과 희망으로 가득 찰 때 투자자는 욕심을 비우고 파티에서 조금 먼저 나와야 이후에 벌어질 예상치 못한 경제위기라는 소나기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기준금리의 고점은 올해 말 정도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번 기준금리 사이클의 속도를 감안해 조금 빠르게 경제위기가 온다고 가정했을 때 내년 초 즘에는 경제위기가 올 가능성을 염두 해 둬야한다.
6월 주식시장의 반등 후 시나리오 점검
시장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실전투자에서 투자자는 자신만의 투자계획을 가지고 매매를 해야 한다. 투자를 시작할 때부터 매수하는 이유가 있어야 하며 마찬가지로 투자를 마친 후 매도하는 출구전략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작년을 마감하던 2021년 12월 31일 기고했던 원고에서 시작해 올해 3월 이후부터는 당시의 경제상황과 연준의 금리 사이클을 비교해 적절한 투자 전략을 지면을 통해 공유해왔다. 자산배분 차원에서 2022년 1월 이후 위험자산의 저가 매수를 지속적으로 얘기했고, 반등 이후 위험 자산을 줄이고 안전자산을 최대한 높여서 이어지는 반등과 상승 이후에 오는 위기를 미리 대비하자고 했다.
이를 보기 좋게 그림에 도식화해서 표현하면 위와 같다. 현재 2022년 6월 8일은 ‘금리 고점(A)’의 전 단계이며 향후 금리인상의 한계를 맞아 금리를 더 이상 올리지 않는 날에 A에 도달하게 된다. 그 후에는 물가보다는 경기침체에 초점이 맞춰져 오히려 다시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가져가려는 시그널이 나올 수 있다. 그때는 자산시장이 환호하며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할 것이고 시장에는 장밋빛 전망이 우세할 것이다. 마침 2022년 11월에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으므로 올해 말까지는 반등과 상승장이 이어질 거라고 예상할 수 있다. 이때는 조정장에서 모아둔 위험자산을 이익 실현하고 안전자산(달러 현금, 미국채)의 비중을 늘려서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각 이벤트의 예상 날짜를 그림에 표기해뒀으나 실제로 이렇게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참고해주기 바란다. 시장의 상승과 하락의 시기를 맞추는 것이 목표가 될 수는 없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시장이 좋을 때 이익 실현을 하고 위험을 회피하는 출구전략을 각자 세워둬야 한다는 것이다.
차후에는 경제위기가 오기 전까지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가치주 ETF들을 다뤄보고 각각의 금리사이클에서의 자산별 비중전략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