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국지탄(亡國之歎)

2023.07.28 08:56:38 제1026호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623)

오호통재라. 오호애재라. 23세의 젊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교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선배로서 기성세대로서 먼저 살아온 어른으로서 이런 처참한 교육 환경이 되도록 막지 못한 것에 미안하고 후회하고 한탄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뉴스의 수많은 기사나 내용을 보지 않아도 이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이미 초등학교에서조차 선생님들이 학생에게 맞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망국지탄’이란 나라가 망하고 한탄하는 경우를 의미하건만, 나라가 망할 것이 보이면 한탄하기도 한다. 중국 오나라의 오자서는 자신의 충언을 듣지 않고 군주가 자결할 것을 명하자 나라가 망할 것을 예측하고 자신이 죽은 뒤에 눈을 월나라가 쳐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게 성문 앞에 걸어달라고 유언하며 한탄하였다. 우리나라 교육이 이대로라면 나라가 반드시 망할 것이기에 한탄을 한다.

 

간디는 교육이 무너지면 나라가 망한다고 했다. 누구보다도 망국에 한 맺혔던 그는 수없이 원인과 이유를 생각했을 것이다. 그가 손자에게 나라를 멸망으로 이르게 하는 일곱 가지 사회악을 남겼고 묘비명이 되었다. 1. 원칙 없는 정치(Politics without Principle) 2. 노동 없는 부(Wealth without Work) 3. 양식 없는 쾌락(Pleasure without Conscience) 4. 인격 없는 교육(Knowledge without Character) 5. 도덕성 없는 상업 (Commerce without Morality) 6. 인간성 없는 과학(Science without Humanity) 7. 희생 없는 신앙(Worship without Sacrifice)이다. 이 일곱 가지 내용 중에 하나만 해당해도 나라가 망한다. 작금에 우리나라 현실은 이 중에 어느 것 하나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번 사건은 4번째 ‘인격 없는 교육’을 확실하게 확인해주었다. 그래서 망국지탄을 한다.

 

부산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선생님을 때린 것이 보도된 것은 그나마 최근 교육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기사화된 것이지 실제로는 더 많은 사건들이 있을 것이다. 간디가 이야기했듯이 교육이 무너진 나라는 망한다. 학생들이 자라나 그 나라를 지탱하는 기둥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선조들은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하였고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다. 부모가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던 이유는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존중도 있었지만 자기 자식을 위해서였다. 부모가 존경해야 자식도 따르기 때문이다. 세상은 나쁜 선생보다는 나쁘지 않은 선생님이 더 많다. 물론 좋은 선생님도 많다. 선생님이란 굳이 좋을 필요까지는 없다. 나쁘지만 않아도 된다. 그런데 세상의 잣대가 나쁜 선생을 기준으로 만들어지며 좋은 선생님과 나쁘지 않은 선생님들 모두를 무기력화시켰다.

 

잠자는 아이를 깨우면 아동학대가 되고, 잘하는 아이를 칭찬하면 차별하는 선생이 된다. 싸움한 아이들을 화해시키면 학부모로부터 고소를 당한다. 초등학교에서조차 학생에게 선생님이 머리채를 잡히고 구타를 당한다. 이런 현상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망국지교육이다. 나라를 망하게 하는 교육이란 뜻이다. 이것 말고 어떻게 더 교육이 망할 수 있겠는가. 망한 교육의 끝을 보았다. 이제 교육이 바뀌지 못하면 이런 망조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40~50대가 되는 때에 이 나라는 반드시 망한다. 나도 오자서처럼 이 나라가 망할 것이 너무나 명백하게 보이기에 안타까움에 망국지탄을 한다.

 

오호통재라, 애재라. 스스로 촉법소년이라고 말하고 경찰조차 조롱하는 아이들을 훈육조차 못하는 무능하고 무식한 법이 아이들을 망치고 있다. 학교와 선생님을 우습게 보는 학부모들이 학교교육을 망치다 못해 이제 젊은 선생님의 목숨까지 빼앗아갔다. 구국적 마음으로 정신을 차리고 변하지 않는다면 이 나라의 미래가 없다, 불과 100년 전에 탐욕스럽고 무능한 정치인들로 인해 나라가 망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제 100년도 되지 않은 미래에 망조교육으로 또 나라가 망할 것이 안타깝다.

 

간디의 충고를 잊는 나라는 망한다. 부디 선생님의 희생이 헛되지 않고 교육이 변하길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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