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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현 매니저의 환자상담 One Point Less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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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환자는 머리보다 가슴으로”

75세 이상 노인틀니 보험급여 시행에 이어 임플란트 75세 이상 어르신 보험급여가 시작 된지도 벌써 7개월 째다. 임플란트 보험급여화가 시작되면 노인환자들이 병원에 물밀 듯이 들이 닥치리라는 예상과 달리, 그리 많지 않은 환자 수에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아직 한 건의 급여 임플란트 환자를 치료하지 않은 치과가 너무도 많다는 사실이다.

 

정확한 데이터를 분석한 것은 아니지만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확실히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치과의 급여 임플란트 환자는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얘기하자면 필자에게 “어떻게 그렇게 급여 임플란트 환자가 많은가”고 묻는 이들이 많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노인 환자들은 이미 어느 정도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고, 이에 반해 형편이 어려운 환자는 50%의 본인부담금 자체가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하지만 올해는 70세로 나이가 더 낮아진다고 하니 환자 수 증가를 당연히 기대해 볼 수 있겠다.

 

아직까지 급여 임플란트 환자가 급속하게 증가한 것은 아니지만, 노인환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이들을 대하는 치과의 태도는 과연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많은 이들이 고민하고 있다.

 

상담 시 젊은 환자들은 의사소통 부분에 있어 그리 힘들지 않는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지금까지 살아 온 자신의 경험과 고집으로 좀처럼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으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의사소통 자체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노인환자 상담 시 중요한 몇 가지 포인트를 짚어본다면, 첫째는 ‘감정이입’을 들 수 있다. 둘째는‘반복 또 반복’, 셋째 ‘메모’, 넷째 ‘전신질환 체크’등을 강조한다.

 

상담 시 감정이입은 제일 중요한 요건이며 신뢰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치료과정을 설명하는 것과 진료비가 얼마나 드는지도 중요하겠지만 그에 앞서 감정이입이 없는 설명은 치료동의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떠한 의사결정에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모든 상담 시 감정이입은 필수요소이지만 연세가 들수록 어린아이 같아지는 어르신들에게는 이 같은 공감 능력이 더 많이 요구된다. 따라서 상담자 역시 연륜과 경험이 있는 숙련자가 조금은 유리할 수 있다. 가식적이지 않고, 환자의 상황과 감정에 동화돼 함께 울어 주기도하고, 넘치는 기쁨에 환한 웃음을 줄 수 있는 살아있는 경험의 숙련자들.

 

250명의 환자를 잃어버린 경우를 들어본다. 일반 비급여로 임플란트 치료를 받기로 노인 환자의 얘기다. 치료에 대한 상담을 하고 동의하에 CT촬영과 비용 설명을 끝내고 다음번 내원약속을 했다. 하지만 이 노인 환자는 “자녀들과 상의를 했는데 임플란트는 조금 더 미뤄야 할 것 같다”며 선금을 지불한 것에 대해 환불을 요청한 것이다.

 

이 환자를 담당했던 상담자는 CT촬영 비용은 임플란트를 할 경우 배려하는 것이라고 얘기하고 환불이 불가하다는 설명을 했다. 하지만 환자는 이 같은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결국 서로 불편한 대화가 오갔다. 상황 수습을 위해 또 다른 경력이 많은 실장이 나서 다시 한 번 설명을 하고, 그제서야 환자는 인정하고 애초 상담한 직원에게 “나이 먹은 사람이라 잘 이해를 못해서 그런 거니 엄마라고 생각하고 이해하라”고 했지만, 직원은 쉽게 감정을 수습하지 못했다.

 

환자분은 머쓱한 상태로 돌아갔고, 차후 예약일에 내원을 하지 않아 연락을 하니 “이제 그 치과에 안가요. 나이 먹은 사람이 그렇게까지 얘기 하는데 이해도 못해줘? 치과가 거기만 있는 것도 아니고, 안 갈 거니까 그렇게 알아요”라는 것이었다. 그 환자는 치료비 때문이 아니라 본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치과에 대한 서운함 때문에 치료를 중단한 것이다. 환자 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조 지라드의 법칙을 생각해 본다면 250명의 잠재고객이 치과를 이탈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상황에서 조금만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했다면, 추후 250명의 신환이 그 환자로부터 발생했을 것이다.

 

또 다른 노인환자의 얘기다. 자녀들이 근처에 있지만 항상 홀로 치과를 방문하는 할머님. 몸도 불편한데다 치과 방문이 잦아지면 부담이 될까 싶어, 내원하는 횟수도 줄이고, 치료 기간도 줄이기 위해 한 번은 하루에 많은 진료를 해 드린 적이 있다. 한 겨울 해가 짧아 이미 날은 어두워져, 노인이 혼자 밤길에 미끄러지지나 않을까 직원들이 노심초사했다. 담당스탭 뿐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할머니에게 “어두워서 넘어지시면 큰일나니 꼭 차 타고 가세요”라고 걱정하며 치과 밖에까지 나가 배웅을 했다. 직원들의 그런 걱정 어린 눈빛에 할머니는 환한 미소로 답하고 귀가했다.

 

그 할머니 환자는 며칠 뒤 친구 분 손을 잡고 치과를 방문했다. “내가 꼭 여기서 치료 하라고 했어, 원장님 치료도 잘 하시고 간호사들이 싹싹하다고”할머니와 함께 내원한 친구분은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치료 술식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굳이 필요 없었다.

 

소개해 준 할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칭찬할 요소를 찾아 감정이입만 잘하게 되면 진료비 할인 요구도 없다.

 

원칙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따뜻한 치과. 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융통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저수가 치과처럼 광고로 환자를 유인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힘든 어르신들은 조금 더 배려해 드린다면 믿고 찾는 환자분이 많은 동네치과로 거듭나지 않을까? 

 

 

 

 

 

 

 

 

 

 

 

 

 

 

 

글/ 김숙현 매니저(뉴욕모아치과 총괄매니저/덴탈위키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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