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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어느 날인가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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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65)

어느 날인가부터 연말연시는 번잡함과 설렘이 없이 차분하다.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어느 날부터 연말에 크리스마스 캐롤송이 잘 들려오지 않는다. 음악 저작권 때문이다. 어느 날부터 지하철에 표를 파는 사람이 없어져서 길을 물어보려 해도 물어볼 곳이 없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하여 자판기로 대체했다.


어느 날부터 뉴스에서 사람이 한두 명 사망한 사건은 별로 충격적이지 않다. 대형 참사가 많다보니 한두 명 사망 사건은 큰 사건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어느 날부터 앞집에 사는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 전에 살던 사람이 말없이 이사를 갔다. CCTV가 있으면 마음이 불편하던 것이 어느 날부터인가 없으면 불안하다. 어느 날부터 붐비는 지하철에서 한손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무엇인가를 본다. 행여 잘못 접촉하여 성추행범으로 몰릴까 두려워서 양손에 모두 무엇인가를 쥐고 있다. 예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 성추행이라던 외국 기사에 황당해하였는데 어느 날부터 우리 이야기가 되었다.


어느 날부터 드라마의 여자주인공이 구분되지 않는다. 성형으로 개성이 사라지고 획일적인 압구정 얼굴로 변한 까닭이다. 어느 날부터 거리의 승용차 색깔이 대부분 회색이다. 세차를 자주하지 않아도 덜 지저분해 보이는 이유이다. 어느 날부터 계절과 상관없이 황사와 미세먼지로 세상이 온통 뿌연 날이 많아졌다. 중국의 산업화의 결과이다. 어느 날부터 높은 계단을 오를 때에는 스마트폰을 보거나 땅을 내려다본다. 앞 여성의 치마가 너무 짧아서 민망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부터 대학을 4년에 졸업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졸업생이 취업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부터 전화를 걸고 받기보다는 문자를 주고받는 것을 더 선호한다. 보이스피싱으로 모르는 번호의 전화를 피하다보니 자연히 문자를 더 선호하게 되었고 또 많은 일들이 카카오톡에서 이루어지는 이유도 있다. 어느 날부터 종이 연하장은 구경할 수 없다. 카톡과 문자가 대신한다. 어느 날부터 모르는 것이 있으면 책을 찾기보다는 네이버나 구글을 찾는다.


어느 날부터 요리를 하려면 처음으로 하는 일이 백선생을 검색하는 일이다. 어느 날부터 어른도 등에 가방을 메고 다닌다. 실용이 체면을 누른 것이고 방송이 고정관념을 넘은 것이다. 아니면 어른이 애가 된 탓이다. 어느 날부터 시계는 장식품이고 시간은 스마트폰으로 확인한다. 어느 날부터 돈이 기도를 하고 道를 돈이 닦는다. 어느 날부터 물도 사먹고 공기도 중국에서 통조림으로 불티나게 팔린다.


어느 날부터 솜만 물고 있어도 부정교합을 고친다는 황당한 내용을 방송매체들이 선호한다. 자극적인 내용이 아니면 시청률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어느 날부터 방송의 절반이 먹방이다. 대리만족일 수도 있고 인간의 본질적 욕망의 만족일 수도 있다.


어느 날부터 커피숍, 영화관에서 주문하는데 주문받는 직원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분명히 한국말인 것 같은데 천천히 말해달라고 해도 못 알아듣는다. 어느 날부터 버스정거장에 다음 도착할 버스시간표가 보인다. 어느 날부터 책을 살 때 책방에 가지 않는다. 인터넷주문이 더 싼 이유이다. 어느 날부터 앤서링머신과 대화하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어느 날부터 중국 증시와 미국 금리가 한국의 사건, 사고 소식보다 더 신경이 쓰인다. 주가와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어느 날부터 등산을 다녀오면 운동을 하였다는 뿌듯함이 일주일을 간다. 어느 날부터 등산을 가도 정상에 오르려 기를 쓰기보다 적당한 중턱에서 시원한 산바람을 즐기다 내려오는 것이 좋다. 어느 날부터 뉴스 보기가 겁이 나서 드라마를 보았다. 그런데 드라마가 너무 막장들이라서 다큐멘터리로 바꾸었다.


어느 날부터 울거나 부잡스런 아이도 예뻐 보인다. 어느 날부터 모임에 앞자리보다 뒷자리가 편하다. 어느 날부터 아침밥보다 사과 한 개가 좋다. 어느 날부터 매일이 똑같아도 지루하지 않다. 어느 날부터 세상에 모든 것이, 하늘을 나는 새 한 마리도 들에 핀 꽃 한 송이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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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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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 조정과 연준의 첫 번째 금리인하

조정받기 시작한 미국증시 3월말에 고점을 만든 미국증시는 4월 1일부터 3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주에는 50일 이평선을 하회하며 하루도 반등 못하고 매일 하락해서 미국주식 투자자들의 근심이 높아졌다. 다행히 이번 주는 20주 이평선 부근에서 반등에 성공해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지난 3월 14일에 기고한 칼럼에서 첫 번째 금리인하 시점이 6월이라 가정했을 때 4월 전후 주식시장 조정 가능성에 대해 미리 다뤄봤다. 기준금리 사이클 상으로 첫 번째 금리인하 전후에 미국 주식시장의 조정 및 횡보구간이 나오게 되는데, 마침 3월 FOMC를 앞두고 그동안 강세장을 이끌어왔던 AI 대표 주식 엔비디아가 주당 $1,000을 앞둔 상황에서 큰 변동성을 보였다. 당시 S&P500 공포탐욕 지수도 극도의 탐욕에서 벗어나서 추세를 벗어나 점차적으로 하락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의 단기 고점 가능성에 대해서 2주 전에 유튜브 영상을 통해 추가로 분석한 적이 있다. 필자는 대중의 심리 지표를 활용해 시장의 변곡점의 경로를 예상하는데, 공포탐욕 지수의 추세와 put-call 옵션 비율, 기관투자자들의 매수-매도, 거래량, 차트 분석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해 금리 사이클과 비교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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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