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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다양성과 인정, 그리고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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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68)

카톡에서 대학에 다니는 딸이 불만을 토로한다. 이유는 학교의 동아리장인데 회원 중의 몇몇 아이들이 마음에 안 들어서 힘들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생일에 친한 친구들을 모으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이유가 재미있다. 친구들이 바빠서 못 오는 것이 아니고 친구들끼리 서로 싫어하는 아이가 오면 안 가겠다고 해서 서로 못 모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슬프고 화가 난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딸에게 ‘다양성과 인정, 그리고 포기’라고 한마디로 요약 정리하여 주었다. 딸은 그런 상황이 자신에게만 발생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을 한다.


그러나 그런 상황은 사람이 사는 데에는 늘 존재하는 것이다. 거시적으로 보면 IS와 같은 국제적 테러집단, 사우디와 이란과의 종교적인 갈등,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인 갈등, 미국과 중국의 패권적 갈등 등의 국가적인 분쟁이 있다. 단체적으로 보면 사회에서 노동계의 반발과 파업, 방송의 막장화, 치과계에서 보이는 전문의 파동 등이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나타난 것이 딸이 겪는 생일에 친구를 모으기 어려운 이유이다. 친구가 모이지 않는 또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생일모임에서 자신이 싫어하는 아이를 보면서까지 참석해서 얻을 수 있는 이차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생일에 참석을 하든 안 하든 딸과의 친구사이에는 변함이 없다. 따라서 싫어하는 친구를 보는 불편을 감수해야 할 이유가 없다. 만약 참석하는 친구들에게 좋아할만한 목걸이를 하나씩 선물한다고 하면 불편을 감수할 만한 이유가 발생하였기 때문에 친구들을 모을 수 있을 것이었다. 아주 간단한 이야기이다. 물론 친구들은 머릿속에서 계산하지 않고 그냥 감정에 따라서 이야기하지만 이미 무의식에서는 행동하거나 말하기 전에 계산이 끝나있다.


완성된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양성이 필요하다. 집을 지을 때에 침실, 거실, 식당도 있지만 냄새나는 화장실도 필요하다. 동아리든 치과계든 어떤 조직에도 다양한 구성원들이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 나와 다른 생각을 지닌 사람이 있는 것 또한 당연하다. 이런 다양성을 인정하면 모이게 되고 그렇게 모이면 큰 조직이 된다. 반대로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내 색깔을 찾으면 조직이 축소된다. 아주 간단한 논리다. 그런데 다양성을 인정하려면 내 것을 포기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즉 싫어하는 사람도 보아야하고 게다가 인정도 해주어야 한다. 가장 간단한 인간 세상의 이치이다. 이것을 가장 잘한 이가 역사상 가장 큰 영토를 지배하였던 칭기즈칸이다. 그는 적진에 볼모로 잡혀있으면서 적장의 아이를 가진 아내를 받아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그 아이까지 자신의 왕자로 잘 키웠다. 칭기즈칸의 힘의 원천에는 인간적인 감정을 넘어선 다양성의 인정이 있었다. 중국을 통일하기 전에 진시황은 한나라를 정벌한 장군이 포로를 어찌 처리할지 묻자 ‘태산은 작은 돌, 쓸모없는 막대기 등이 모두 합쳐져서 이루어진다’라고 말하였다.


보통의 사람은 무엇인가를 얻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잃는 것은 싫어한다.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나는 잃어야 하기 때문이다. 낮을 얻으면 밤을 잃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는 순간에 싫어하는 사람이 생긴다. 잃을 수 있고 포기할 수 있는 자만이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불교는 잃음과 얻음을 같이 보는 중도를 말하고 기독교는 오른 뺨을 맞으면 왼 뺨도 내주는 분별하지 않는 절대적 사랑을 이야기한다. 종교를 떠나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자신의 기호를 포기할 때에 가능하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보이는 정당들이 분리되고 모이는 모습, 노동계 모습, 종교계 모습, 각각 단체들의 모습이 딸의 불만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래서 앞으로 미래의 모습 또한 유추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각자의 생각에서 다양성을 인정하면 조직이 커질 것이고 계속 자신을 주장하면 더 작아질 것이다. 아주 간단하지만 매우 어려운 진리이다. 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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