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9 (화)

  • 구름많음동두천 9.0℃
  • 구름많음강릉 10.1℃
  • 구름조금서울 8.4℃
  • 맑음대전 10.1℃
  • 대구 11.0℃
  • 구름많음울산 14.2℃
  • 황사광주 10.1℃
  • 구름조금부산 14.3℃
  • 맑음고창 8.5℃
  • 흐림제주 12.6℃
  • 구름조금강화 8.0℃
  • 구름많음보은 10.4℃
  • 구름조금금산 9.1℃
  • 맑음강진군 11.2℃
  • 구름많음경주시 13.7℃
  • 맑음거제 13.7℃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손정필 교수의 심리상담 15

URL복사

덕분입니다!

혹독하고도 매서운 추위 속에서 가장 기다려지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봄이다. 그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이 열흘이나 지났지만 다시 추위가 찾아와 몇몇 지역에서는 한파주의보까지 내려졌다.

 

추위에 얽혀진 저마다의 추억이 많겠지만 필자에게는 그 중에서도 중학교 시절 주일학교 선생님이 해주신 이야기가 문득 떠오른다. 어느 노부부가 생활이 적적하여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기로 결정을 하고 고양이를 자식처럼 생각하며 대하여 주었다. 그런데 막상 고양이는 기뻐하고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밥도 잘 먹지 않고 늘 기운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노부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짝을 지어주면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서 그리하였다. 그러자 두 고양이는 활기를 띄고 노부부가 생각했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처음으로 맞이한 무더운 어느 여름날 두 고양이의 특이한 현상을 목격하였다. 그늘에 있어도 더운 여름날인데도 불구하고 마당에서 두 고양이가 꼭 껴안고 있는 것이었다. 무더운 여름날에도 서로를 부둥켜안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면서도 사이가 정말 좋아서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흐뭇하게 생각하였다.

 

시간이 지나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겨울이 왔다. 두 고양이에게는 역시 처음으로 맞이하는 겨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서로가 아예 근처에 가지도 않고 따로 떨어져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것이었다. 갑자기 사이가 나빠져서 그렇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얼마 되지 않아서 두 고양이는 얼어 죽게 되었다. 노부부는 두 고양이의 죽음이 너무도 안타깝기도 하고 또한 한편으로는 기이한 행동에 대한 이유를 알기 위하여 고양이 전문가를 찾아가서 특이한 고양이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알게 되고 난 후 깜짝 놀라게 되었다.

 

왜냐하면 무더운 여름에는 자신의 더위를 다른 고양이에게 주려고 서로 부둥켜안고 있었던 것이고 추운 겨울에는 자신의 체온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서로를 멀리 했었던 것이었다. 어린 시절 들었던 이야기지만 세월이 지난 지금도 이기주의가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고마운 이야기다.

 

병원이라는 서비스 장면도 비슷한 것 같다. 나와 남이 다른 개체라는 다름을 인정하는 개인주의와 ‘나’ 중심으로만 생각하는 이기주의는 다른 것이다. 나와 다른 ‘너’를 진정으로 인정할 때 소중한 ‘나’를 발견하게 되고 서로를 존중해 주는 성숙한 사회문화가 된다. 진정한 개인주의는 ‘나’도 소중하고 ‘너’도 소중한, 그래서 성숙된 우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나’ 중심으로만 생각하는 이기주의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생각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내 생각만이 옳고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이익을 얻게 된다는 교만과 독선의 태도를 가진다. 그래서 잘 되는 일의 결과는 자신 때문에 생겨난 것이고, 잘못된 결과들은 다 남의 탓으로 돌린다.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도 나 때문에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그 기쁨을 나 혼자만 느끼게 되며, 좋지 않은 결과를 얻게 되어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위로는커녕 문제해결에 대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외로움과 피곤함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조직 구성원들이 늘 불만이었던 아주 조그마한 조직을 코칭한 적이 있었다. 더 이상 조직은 성장하지 못하고 현 상태를 유지하는데 급급하였고 거기에다 늘 조직문화에 대한 불만이 거듭되었다. 코칭을 하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발견한 것 중 하나는 바로 CEO의 비합리적 신념이었다. ‘누가 지금 월급을 주는데?’, ‘누구 때문에 직원들이 먹고 사는데?’. 조직구성원들 역시 ‘나니깐 이런 대접받고도 버티는 거죠’, ‘나니깐 이 월급으로 이만큼 일을 해주죠’ 라는 등의 비합리적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CEO도 직원들도 모두 ‘나 때문에’라는 자기중심적인 이기적인 생각으로 생활하다 보니 외로움과 피곤함이 늘 불만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직원들 덕분에 지금 조직을 운영하고 잘하고 있습니다’, ‘사장님 덕분에 이런 회사에 일할 수 있네요’라는 신념의 변화를 통하여 결국 조직 문화를 바꾸고 성과를 향상시킨 사례가 있었다. ‘나 때문에’가 아니라 ‘당신 덕분에’라는 신념의 전환이 일어날 때 서로에 대한 감사함이 생기고 일에 대한 긍정적인 의미가 부여된다. 게스탈스(Gestalt) 심리학에서는 ‘전체는 단순한 부분의 합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각 개체의 조합구성 양식에 따라 전체의 결과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원장님 덕분에’, ‘선생님 덕분에’, ‘고객님 덕분에’라는 조합구성의 말들이 병원에 가득하길 바란다.

 

날이 차다. 추운 겨울 덕분에 따스한 봄이 더 기다려진다. “오늘도 저는 행복합니다. 왜냐하면 이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 덕분입니다.”

 

글_ 손정필 교수(평택대학교 교수 / 한국서비스문화학 회장 / 관계심리연구소 대표)
jpshon@gmail.com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비트코인의 슬픈 사회
최근 비트코인이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상승하고 있다. 이 뉴스를 들으며 무엇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착한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 권선징악과 성실하고 근면한 사람이 잘산다는 것이 공통의 교육적 목표며 인류의 보편적 가치였다. 이런 가치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이 모여 살면서 규칙이 만들어졌고, 공동의 선을 추구하기 위해 윤리와 도덕 그리고 성실한 삶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근면성실한 자가 존경받기보다는 무능하거나 고지식한 사람으로 취급되었다. 노력 없이 일확천금을 얻은 자들이 각광받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구독자가 많은 유튜버가 큰돈을 벌면서 선망의 대상이 되었고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1순위가 되었다. 자신의 능력과 상관없이 무리하게라도 영끌해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20~30대가 혈안이 되었다. 무리한 코인투자로 모든 것을 잃은 청년들이 속출하기도 하였다. 이런 사회적 환경에서 비트코인이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다는 뉴스는 비상식의 상식화를 가속시킬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갱신할수록 성실한 노력으로 번 돈의 가치는 하락한다. 비트코인의

재테크

더보기

신고가 경신하는 미국 증시와 첫 금리인하 전후 전망

기술주가 견인하는 미국 증시의 신고가 경신 최근 신고가를 이어가던 미국 증시 중심에는 엔비디아와 AI 관련 기술주의 힘이 컸다. 전통적인 빅테크 기업이었던 애플과 구글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는 사이 엔비디아(3위)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애플(2위)의 시가총액에 근접하게 됐다. 그런 엔비디아가 최근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 증시도 상승 추세는 유지하고 있지만, 종목별로 차별화된 장세가 심해지고 있다. 특히, 기술주와 비기술주 간의 상대적인 가격 차이가 크게 커지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반도체 지수에 편입된 기술주가 S&P500 지수보다 역사적인 고평가 영역에 이르고 있다. 특정 섹터와 기업에 편중된 주가 상승은 전체 미국 증시의 건전한 상승 흐름이 지속될 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지난해 11월 FOMC 이후로 이어진 산타랠리와 연초 미국 증시의 랠리는 큰 조정 없이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어느 시점부터 건전한 주가 조정 구간이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주기적 자산배분 - 인플레이션 금리사이클 연준의 기준금리 위치와 방향을 나타내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을 참고해 현시점에서 주기적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