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회 IADR(International Asso- ciation for Dental Research, 국제치의학연구학회)이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IADR은 1920년 설립됐으며 전세계 1만명의 회원이 가입한 치의학 분야 최고의 학술 학회다. 이번 IADR 학술대회는 크게 강연, 포스터 발표, 부스, 심포지엄으로 구성됐다.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에서는 세계적인 학술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되는 좋은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본과 1~3학년의 참가를 지원했다. 본과 3학년이 되면서 각 학과의 임상실습 때 임플란트 학회에 가본적은 있어도, 국내학회이고 연자들이 학교에서 강의하는 교수님인 경우가 많아 특별한 점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반면 이번 IADR 학술대회는 전 세계적인 학회일 뿐만 아니라 그 규모도 4일간 총 262개의 강연이 이루어질 정도로 방대했기 때문에 원하는 강연을 시간대별로 골라 가면서 청강할 수 있었다.
강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주제는 23일 진행된 MRONJ에 대한 내용이었다. MRONJ(Medication-related osteonecrosis of the jaw)는 특정 약물을 복용한 경우, 발치와 같은 관혈적 시술을 시행했을 때 심각한 골괴사가 일어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사실 학교에서 약리학 시간에 골다공증 치료제인 bisphosponate를 장기 복용한 환자에게 골괴사가 나타난다는 내용을 몇 번 배운 적 있어서 영어로 진행됨에도 비교적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MRONJ의 발병률은 골다공증 환자보다 암 환자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골다공증 자체가 아시아 여성에게 호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장년층 이상의 한국 여성이 골다공증에 많이 이환돼 있고 치료 약물도 복용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 한국에서 치과의사를 한다면 MRO NJ와 같은 질환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연 외에도 다양한 학교와 치과 관련 기업에서 운영하는 부스를 체험할 수 있었다. 치약과 칫솔을 체험할 수 있는 LION과 Oral-B, 그리고 다양한 접착 재료와 충전재, 임플란트 키트, 실습 때 사용하는 덴티폼을 만드는 일본 회사의 제품까지도 볼 수 있었다. 치과기자재를 전문으로 하는 학회보다는 규모가 작았지만 세계적인 학회답게 다채로운 분야의 부스가 설치돼 있었다.
대부분의 치과대학 학생들은 본과 생활을 상당히 힘들어한다. 단순히 학교와 병원에서 소모하는 시간이 많아서가 아니라 경쟁적인 시험과 임상실습 점수도 원인이 될 것이다. 이처럼 수동적으로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치과계를 보는 시야가 편협해지고 병원 내에만 갇혀 전체를 바라보기 힘들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IADR 학술대회를 통해 최신 치의학의 동향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고 보다 넓은 눈으로 치의학 기초와 임상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돼 유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