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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캥거루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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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렬 논설위원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은 숙명처럼 어미를 졸졸 따라 다닌다.
물가에서 어미를 쫓아다니는 새끼오리들을 종종 보게 된다.
가끔씩은 길을 건너는 어미를 뒤뚱뒤뚱하면서 목숨 걸고 위험하게 쫓아간다.
이때 어미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속도로 뛰어간다.
새끼들의 속도는 고려하지 않고서…
살아 남은 새끼들은 따라다니면서 성장을 한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따라다닐 수는 없다. 짝을 짓고, 또 다른 어미가 되어서 한 무리의 새끼들을 거느린다. 부모에게서 배운 인생경험으로 자신의 길을 가야만 한다.


요즘은 캥거루족(다 커서도 부모의 품을 떠나지 않는 자식들)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한다. 안전한 부모의 품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전 세계가 그렇듯이 대한민국도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어서 각박해져만 가는 세상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독립하기엔 과거보다 수십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하다가 안 되면 독립을 포기한다. 그래서 지금의 젊은 세대들을 삼포세대라고 부른다.


독립의 필요충분조건인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 칠포(연애, 결혼, 출산, 대인관계, 내 집 마련, 취업, 희망)세대라고까지 부르기도 한다. 삶의 성장이 멈춘 것이다. 정부는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너무나 많은 문제들이 엉켜있어서 실타래를 풀지 못한다. 일부 지자체에선 청년수당까지 지급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친구들은 “우리는 사람을 못 구해서 난리인데, 직장을 못 구한다는 청년실업자들을 보면 이해가 안 간다”고 한마디씩 한다. 그나마 외국인 근로자들이 빈자리를 채워 겨우겨우 꾸려가고 있다고 한다.


3D 업종(힘들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의 머리글자인 D자를 따서 만든 용어)은 주로 제조업·광업·건축업 등이 꼽힌다. 국민소득의 증가와 편안한 것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로 인해 이들 3D 업종은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최근 들어서는 D램 반도체, 디지털(정보통신), 디스플레이(Display) 혹은 정보통신(Digital), 바이오(DNA), 디자인(Design) 분야를 ‘신 3D 업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처럼 3D 업종으로 분류되는 업종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로봇 등 자동화로 인해 사람들이 할 일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와 같이 취업난이 가중되는 원인은 다양하다. 동네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치과의사들이 구직난에 허덕이는 것을 보면, 치과업종도 3D 업종임에 틀림없다. 이런 중소기업이나 동네치과의원들이 겪는 구인난과 직장을 못 구해서 칠포까지 가는, 구직난에 허덕이는 사람들 간의 접점을 잘 분석해보면  캥거루족들의 실업문제가 해결되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편하고, 높은 월급과 복지혜택, 또 꿈을 실현하고 오래도록 다닐 수 있는 직장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직장 내에서의 변화도 바라고 있을 것이다. 특히 치과 같은 작은 직장에서는 일의 구분이 크게 없고 승진이 없기 때문에 직원들은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서 몇 년이 지나면, 다른 치과를 찾게 된다. 구인난에 허덕이는 치과계이기에 다른 치과로 옮기는 것은 어려움이 없고, 더 좋은 조건을 찾아 옮겨 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악순환으로 인해 직원을 구하기가 어려운 치과에서는 직원들이 제시한 더 많은 조건들을 들어주기에 급급하다.


몇 십 년간 치과를 경영하며 오고가는 수많은 직원들과 함께하면서, 직원관리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봤다. 우선 그 직원이 시간을 더 원하는지, 급여를 더 원하는지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서 대응한다.


꼭 필요한 직원 수보다 1명 더 많은 직원을 채용한다. 지루하지 않도록 이벤트선물을 준비한다. 장기 근속자에 대한 혜택(여행, 시간, 보너스 등)을 다양하게 준비한다.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 특히 환자들과도 친하게 지내면서, 작은 행복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의료인으로서 봉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 외부의 변화보다는 내부의 변화에 집중해서, 자신이 병원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병원은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런 생각들의 발전은 비단 우리 병원의 직원문제뿐 아니라, 일반 중소기업의 구인난해소에도 도움이 되고, 캥거루족들이 부모로부터 벗어나서 직장으로 가도록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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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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