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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산 넘어 산, 강 건너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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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94)

누군가 지금 치과계를 한마디로 표현해달라고 필자에게 묻는다면 “산 넘어 산, 강 건너 강”이라고 말할 것 같다.


국회에서 새로이 설명의무 법제화가 추진되고 있다. 위반 시에는 면허정지까지 제재하겠다는 강한 법이다. 일부 치과의사들은 그것은 큰 수술에 대한 내용이라서 치과와는 무관하게 생각 할 수도 있으나 비가역적인 치료가 대부분인 치과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법안은 “의사·치과의사 또는 한의사가 직접 환자에게 수술 등 침습을 가하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진료의사 등에 관하여 설명하고 그 동의를 얻도록 하여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려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치과에서 행하는 모든 치료는 거의가 침습을 가하는 치료이다. 이 법안이 발효되면 스케일링에서 아말감, 신경치료 등 모든 비가역적인 치료에서 환자에게 모든 가능한 부작용을 설명해야 하고 그 복사본을 환자에게 주어야 한다.


여기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환자에게 발생 가능한 모든 사항을 설명 해야  한다는 것이고 설명이 안 된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의료과실에 설명의무 위반의 과중 부담을 안아야한다. 두 번째는 스케일링이나 아말감 같은 단순 처치라고 하더라도 모든 부작용을 설명하고 서명을 받아야 하니 치료시간보다 설명하는데 소요하는 시간이 더욱 길어지는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셋째는 설명동의서를 모든 시술에 미리 준비해 놓아야하는데 치과처럼 처치가 다양한 곳에서는 많은 종류의 동의서를 비치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을 한다. 장점도 있을 수 있다. 아주 간단한 유치발치를 하면서도 환자보호자에게 영구치 맹출 이상으로 인한 부정교합의 발생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설명하고 서명을 받고 시술을 해야 하니까 환자보호자는 감사하고 감동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유치하나 빼는 데에도 서명을 받고 호들갑을 떤다고 짜증과 불만을 토로 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치료하는 치과의사도 아무리 사소한 처치라 하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검토할 수 있는 여유를 지닐 수 있다. 유치발치나 간단한 레진하나 하는 데에도 황제진료를 해야 하니 멋지고 폼은 날수 있을지 모르겠다.


결론적으로 이 모든 것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불필요한 잡일의 증가이다. 필자가 개원한 20여년 동안 수많은 잡일이 발생했다. 의료인 고용 시 성범죄조회, 성희롱에 관한 교육 및 동영상 열람, 개인정보 보호 및 교육, 현금영수증 발부 등등 사회에서 한 가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한 가지씩 행정업무가 증가하였다. 이제는 데스크의 업무가 너무 많아져서 필자도 다 파악하지 못하고 담당 실장이 행한다. 예전에는 세무가 주 업무였다면 요즘은 보건행정과 세무 및 일반 시행법준수 사항까지 있으니 한 사람이 전담해도 부족하다. 결국 이 법의 시행은 여러 가지로 열악해진 개업치과 상황에 설명 시간이라는 짐을 더 추가하여 진료 시간을 많이 늘리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이를 막는 방법은 설명의무동의서를 작성해야 하는 기준을 정해주면 되겠으나 아마도 침습을 통한 비가역적 치료는 전부 해당될 것으로 생각되니 치과에서 유치발치가 법적으로 자유로워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행여 그렇게 되었다 해도 요즘처럼 환자들의 불신이 심한 풍토에서 부정교합의 원인을 환자 보호자들이 유치의 잘못된 발치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분쟁은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치과의사 스스로 설명의무동의서를 작성할 가능성이 높다.


법이 많아지면 불안한 사회이고 법이 적으면 안정된 사회이다. 그래서 유방은 진나라 수도를 함락하고 법을 축소하여 약법삼장을 공표하였다. 일부 몰지각한 의사들의 행태로 인해 법이 의료라는 고유한 영역을 넘어 들어오고 있다. 필자의 걱정은 법적인 것이 아니다. 행여나 이런 것들이 의료인이 환자를 치료하는 진료행위에 있어서 고유한 자율적 판단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것이다. 인간을 생각하는 인성의 진료가 아닌 규격적인 진료로 변해버릴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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