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희망이라는 단어들이 가장 잘 어울리는 새해 아침이 밝아오고 있다. 2017년 치과계의 화두는 개원가의 경영난 개선과 직선제를 통한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선출이 될 것이다.
활력을 잃은 채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국가적 경제침체가 치과계에도 엄습하고 양극화에 맞물려 소위 망해서 문을 닫는 치과가 주변에 늘어나고 있다. 암울하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예측이 치과의사들의 의욕을 상실하게 하고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몇 년째 보험청구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 약 4억7,800만원이었던 치과의원 당 국세청 수입신고 금액이 2015년엔 4억6,2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금액으로만 보면 연간 1,600만원이 감소했지만 개원자금과 고정지출 비용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원장이 실제로 체감하는 수입 감소는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 개원 초창기 경영난에 시달리더라도 1~2년 잘 버티면 자연스럽게 환자가 늘어가던 호시절(?)이 있었지만, 현재는 수억 원의 빚을 떠안은 채 회생불능의 폐업치과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안타깝게도 젊은 치과의사들에게 집중되는 현상이고 이들이 개원의 두려움에 떨게 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인식이 사회 저변에도 확산되어 치과대학과 의과대학의 수능입학 점수도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새해에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치과에서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변화시켜보자. 대청소도 좋고, 오래된 치과 재료 정리도 좋다. 직원들과 의기투합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파이팅을 외쳐 봐도 좋겠다.
우리나라 치과의사들의 세계적인 임상능력과 위기 상황에서도 똘똘 뭉쳐 이겨내는 응집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개인적인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작은 변화가 시작된다면 치과계 전체에 그 기운이 퍼져 절망이 희망으로, 위기가 기회가 되어 찾아올 것이다.
2017년은 치과계의 수장을 직선제로 선출하는 시기다. 시대에 걸맞은 협회장의 등장이 치과계 발전을 위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개원가의 경영난을 필두로 치과전문의제도의 연착륙, 지능적으로 변형되고 있는 각종 사무장치과의 축출, 치과의사 수급 문제 등 산적한 현안을 차근차근 풀어갈 수 있다. 첫 직선제 하에서 유능한 협회장의 탄생은 전환점의 기로에 서있는 치과계에 새 틀을 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현재까지 김철수, 박영섭, 이상훈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예비후보들의 공통점은 이 시대의 치과계가 심각한 위기상황임을 인식한다는 것이고 회원을 주인으로, 하늘같이 섬기는 회장이 되겠다는 약속이다.
3월 28일 투표일까지는 치과계를 위한 청사진과 공약들이 줄기차게 쏟아질 것이다. 그 속에 치과계를 변화시키고 회원의 안녕과 국민의 구강건강을 담보할 수 있는 진실된 약속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회원들은 이제부터 퍼즐을 맞추듯 후보자 면면을 살피고 참과 거짓을 골라내는 책임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
회장의 덕목으로 볼 때, 비를 맞고 있는 친구에게 우산을 건네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함께 비를 맞으며 아픔을 공유하고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 회원에게 진정한 친구 같은 인물이 당선되길 기원한다. 당선이 된 후에도 임기를 마칠 때까지 초심을 잃지 않는 올곧은 성품을 지닌 사람이 협회장이 되길 바란다.
희망찬 2017년 정유년(丁酉年)을 맞이하며 치과신문 독자들에게 인사드린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