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좋은 대물림을 준비하자

URL복사

유창선 논설위원

치과의사국가시험 합격자 발표가 지난 1월 24일 있었다. 2017년 국민 구강 보건 향상에 이바지 할 자랑스러운 치과의사 746명이 탄생한 것이다. 나 또한 지금 생각해도 그날은 여러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일단 인생 1막 끝쯤의 느낌 하나와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 때까지의 불효에 대한 반성과 고마움 그리고 효도에 대한 다짐, 환자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치과의사가 되겠다는 결심 등등 만감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만감은 대부분 로컬 또는 인턴 시작 일주일쯤 되면 회의로 바뀌게 된다. 수년간 지켜보고 나름대로 준비했던 병원생활이지만, 몰려오는 피곤과 책임감, 갈등이 육체적 고통보다는 치과의사의 정체성에 대한 큰 혼란으로 새내기 치과의사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그 때 그 새내기 눈에 보이는 선배 치과의사들의 말과 행동들이 그 혼란과 방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부푼 꿈을 안고 대학병원에서 인턴이나 봉직의로 치과의사로서 첫 걸음을 시작하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야! 인턴, 밥 좀 시켜라!, 인턴이 무슨 생각을 해!’, ‘ 페이 닥터가 그냥 시키는 일이나 열심히 하면 되지’ 가장 흔히 들을 수 있었던 말들이다. 후배가 밉거나 잘못되기를 바라며 하는 말들은 아니다. 아마 그 선배도 그런 말을 들으며 성장했을 게 뻔하다.


그리고 그런 말들이 자신도 받아들이기 힘든 말들이었지만 어느덧 그렇게 말하는 자신을 발견했을 것이다. 의사들은 그런 식으로 누구도 원하지 않는 대물림을 해 온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얘기를 듣는 경우도 있었다. ‘힘들지! 우리가 생각보다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우리는 병을 고치는 게 아니라 환자 스스로 나아가는 것을 도와주는 사람이야’라고. 그런데 이런 좋은 말들은 쉽게 대물림 되지 않는다.


우린 또 다시 대물림을 시작해야할 시간을 맞고 있다. 곧 있으면 아무것도 모르는 인생의 2막에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하는 후배들이 들어 올 것이다.


또 700여명의 경쟁자가 생긴다는 삭막한 생각보다는 그들을 아름답게 맞아줄 준비를 하고 기다리자. 후배 의사들의 2막의 시작을 아름답게 함께 그려줄 수 있는 선배로, 그들의 훌륭한 동료로, 그들이 어려울 때 기댈 수 있는 포근한 상담자로 말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재테크

더보기

원달러 환율과 인플레이션

연고점을 경신하는 달러원 환율 원달러 환율(달러원 환율 같은 뜻이다)이 연고점을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4월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53.2원이었는데, 글을 쓰고 있는 4월 9일은 장중 1,355원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천정이 뚫려있는 모양새다. 외환 당국이 방어를 하던 환율 박스권도 돌파된 상황이다. 환율이나 금리 같은 경제지표의 최신 가격을 단순히 지식으로 알고 있는 것과 환율 상승이나 금리 인하의 이유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것과는 천지차이다. 그리고 올바른 해석을 바탕으로 실제 투자에 적용해 수익을 내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매크로 변화의 표면적인 이유를 겉핥기 하거나 뉴스에서 제공되는 뒷북 설명을 뒤따라가기도 바쁜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2023년 초부터 일관되게 원달러 환율 강세를 대비한 달러화 자산의 중요성에 대해 본 칼럼과 유튜브를 통해 강조해왔다. 그리고 실제로 투자에 적용해 작년 초 미국주식, 미국채, 금, 비트코인 등 원화 약세를 헤징할 수 있는 달러화 표기 자산들을 전체 총자산의 80%까지 늘려 편입했으며, 원달러 환율 상승의 리스크 헤지는 물론 추가적인 수익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