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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명찰패용 3월 의무화 ‘한시적 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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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법도 법? 직역 따라 입장도 제각각…시도지부 대안마련 고심

지난 1일 시행될 것으로 알려졌던 의료인 명찰패용 의무화가 한시적으로 유보됐다. 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권태호·이하 서울지부)를 비롯한 전국 각 지부로 명찰패용과 관련한 문의전화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결정된 유보로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0일 공문을 통해 대통령령에서 명찰패용의 세부사항을 명시한 고시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고, 의료기관 역시 제도 시행에 따른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제도를 한시적으로 유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고시 공포 후 1개월이 경과한 시점부터 제도가 시행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약간의 시간만 벌게 된 셈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관련 규정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대표원장은 의료행위를 하는 본인은 물론이고, 고용하고 있는 페이닥터, 치과위생사, 간호조무사 등에게 이름과 면허, 자격, 종류, 명칭 등이 새겨진 명찰을 달도록 해야 한다. 명찰은 인쇄나 각인, 부착, 자수 등을 의복에 직접 착용하는 형태로 만들거나 목걸이 형태도 가능하다. 다만, 명찰에 기재된 내용이 환자에게 분명하게 인식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먼저 치과의사의 경우 ‘이름’과 면허종류에 해당하는 ‘치과의사’를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 이때 ‘치과의사’ 대신 전문의임을 표시하고 싶으면 ‘이름’과 ‘전문과목’을 함께 기재하면 된다. 치과위생사와 치과 내 상주하고 있는 치과기공사의 경우 ‘이름’과 ‘치과위생사’ 또는 ‘치과기공사’ 등 의료기사 종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간호조무사 또한 ‘이름’과 ‘간호조무사’를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 더불어 실습을 나온 학생이 있을 경우에도 ‘이름’과 ‘학생’을 표시해야 한다. 명찰패용 1차 위반 시 30만원, 2차 위반 시 45만원, 3차 이상 적발 시에는 7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명찰패용을 의무화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규정에 대해 의료계의 반발은 상당하다. 전국의사총연합은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료인 명찰패용 의무화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전국의사총연합은 “3월 1일부터 강제화되는 명찰법을 한 달간 유예하기로 했지만, 위반 의료기관에 대한 시정명령과 과태료 부과는 여전하다”며 “의료인을 초등학생처럼 취급하며 명찰 미착용 시 벌을 내리겠다는 것은 자유민주공화국에서 있을 수 없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이어 “명찰법이 아니더라도 면허증 및 자격증 비치 등의 방법으로 의료 소비자에게 의료인의 자격 유무를 충분히 고지하고 있다”며 “모든 의사들은 명찰법을 전면 거부해야 한다. 명찰법으로 인해 시정명령 또는 과태료를 받은 경우 총역량을 동원해 행정적·사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최남섭·이하 치협)도 지난달 14일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가 혼재해 있는 치과계의 상황을 설명하며 제도 시행을 유보하거나 연기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특히 치과계는 명찰패용 의무화로 대두되는 국민의 알권리도 중요하지만, 간호조무사만 근무하는 치과가 전체의 34%에 육박하는 만큼,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 간의 보다 명확한 업무범위 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의계와 간호계 등 일부 직역에서는 명찰패용 의무화를 찬성하고 있어, 반대의 목소리가 관철될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대한한의사협회, 대한간호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은 이미 명찰패용 의무화에 대한 대회원 홍보에 나섰다. 특히 서울시약사회와 경기도약사회는 무료로 명찰을 제작, 전 회원 배포를 마쳤다.

 

치과계 내부에서도 제도 시행을 막지 못한다면, 철저한 대회원 홍보로 발생할지도 모르는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대전광역시치과의사회는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전 회원을 대상으로 명찰 무료배포에 나섰다. 서울지부 역시 대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일부 성형외과에서 발생한 쉐도우 닥터 사건으로 불거진 의료인 명찰패용 의무화. 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될 때마다 정부는 탁상공론식 규제를 만들어 의료인을 옭아매고 있다. 특히 치과위생사의 구인난은 심화되고, 반대로 간호조무사의 채용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벌어진 명찰패용 의무화는 치과계에도 아픔으로 다가오고 있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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