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대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단 선거를 앞두고 전국 13개 지부에서 후보자 정견발표회가 진행되고 있다. 치과보조인력 구인난, 치과의사전문의제도, 1인1개소법 사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 등 치과계가 직면하고 있는 굵직한 사안들에 대한 검증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후보 간 상호질의는 때론 긴장감을, 때론 환호를 자아내며 눈과 귀를 집중케 한다. 정견발표회 중간지점을 돌고 있는 상황에서 3명의 후보에게 쏟아진 질문과 그들을 당황케 했던 질의응답 시간을 되짚어봤다.
기호 1번 이상훈, 구체적인 해법 제시는 아직?
이상훈 후보는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맞섰다.
“불법네트워크와 싸우면서 성금도 걷고 노력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실질적인 성과는 무엇이었나?”, “덴탈어시스턴트제도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법안을 만들 계획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이상훈 후보는 “일개 회원에게 어떤 성과가 있었냐고 지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6년 전 치과계 최초로 불법 척결의 깃발을 들었고 수사를 의뢰했으며,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덴탈어시스턴트제도와 관련해서는 “지금 출마했는데 법안을 준비해놨냐고 물어보는 건 과하다”고 답했다.
회비 10% 인하 공약에 대해서도 “직원 구조조정은 파산이나 합병 이외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외부평가를 통해 불필요한 요소와 낭비가 있다면 구조조정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전문의제도와 관련해 말 바꾸기 의혹, 치과계 합의를 이끌어낼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 후보는 “헌소결과에 따라 공직, 해외수련자는 존중하지만, 임의수련자 5,000명을 끼워넣는 것은 문제”라면서 “일반의에 대한 대책이 나올 때까지 보류해야 한다”고 답했다.
기호 2번 김철수, 캠프도 공약도 애매한 스탠스?
김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모호한 정체성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3년간 전현직 협회장의 갈등으로 분열과 반목을 거듭했다. 그런데 부회장후보 모두 前협회장 측 인사이다 보니 추후 전현직 갈등 재현이 우려된다”, “여당 후보인지 야당 후보인지 분명히 해달라”는 질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철수 후보는 “부회장후보 3인은 최남섭 집행부의 현직 부회장으로, 뛰어난 회무능력을 눈여겨보고 영입하게 됐다”면서 “現협회장의 소통부재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지만, 리더가 바뀐다면 드림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의제와 관련해서도 ‘중간 입장’인 듯 하다며, 명확한 해명을 요구받기도 했고, 후보자의 경력단절에 대한 문제도 부각됐다. “선거운동을 제외하고는 10년 전 치협 법제이사가 마지막 회무경험인데 빠르게 돌아가는 치과계 현안에 대응이 가능하겠는가”라는 질문에 김 후보는 “법제이사 이전에 강남구회장을 역임했고, 6년 전부터는 치과미래정책포럼을 운영하며 치과계 현안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부족한 부분은 부회장 후보의 탄탄한 회무경험으로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호 3번 박영섭, 집행부와 불명확한 功過 구분?
박영섭 후보에 대해서는 본인이 내세운 회무성과에 대한 검증이 이어졌다. “현 집행부의 성과는 본인의 것으로, 과실은 협회장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톡스와 레이저 관련 대법원 승소판결이나 문화복지위원회 소관인 촉탁의제는 본인의 성과라고 하면서 문제가 되는 전문의제는 협회장에 물어보라고 한다”는 지적. 이에 대해 박영섭 후보는 “보톡스 판결의 경우 8년 전 복지부가 치과에서 불가하다는 해석을 되돌리는 것이 중요했고, 근거자료를 들고 직접 설득에 나서 결과를 얻었다”, “치과촉탁의 역시 요양시설에 치과가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복지부를 설득해 연구용역비를 확보했으며, 다수의 회의를 통해 성과를 만들었다. 이후 문화복지부로 인수인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집행부 공식후보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현 집행부에서 부회장을 지낸 후보들이 모든 캠프에 있기 때문에 집행부 후보라는 표현 자체가 맞는지 모르겠다”면서 “회원들이 뽑아준 선출직 부회장으로서 회장과 뜻이 안맞는다고 집행부를 나가는 것은 올바른 것인가”라고 반문, “그간 회장이 아닌 회원만을 보면서 뛰어왔다”고 밝혔다.
보조인력 구인난, 전문의제 해법이 관건
정견발표회를 통해 가장 부각된 쟁점은 회원들이 가장 피부에 와닿는 보조인력 구인난, 전문의제에 관한 문제였다.
보조인력 구인난 해소와 관련해서도 각 후보가 내세운 공약에 대해 검증의 목소리가 높았다.
기호 1번 이상훈 후보에게는 치위생과를 4년제와 2년제로 구분해 운영하겠다는 공약에 대해, 기호 2번 김철수 후보에게는 치과위생사 면허시험 탈락자를 발굴해 재응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안에 대해, 기호 3번 박영섭 후보에게는 치위협과의 대화가 단절돼있는 상황에서의 해법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전문의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도 각기 다른 질문을 받았다.
기호 1번 이상훈 후보에는 “의과와 한의과와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된 기수련자 인정에 대해 헌소 결과를 어떻게 장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쏟아졌다. 기호 2번 김철수 후보에는 “5개 신설과목 추진 및 이에 상응하는 신설 전문과목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집행부 출범 후 9개월만에 해낼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 기호 3번 박영섭 후보에는 “현제도의 연착륙을 내세웠지만 회원들이 원하는 것은 통합치과전문의가 아니라는 지적과 더불어 집행부 책임론”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첫 직선회장을 맞이하게 될 치과계가 막판 후보검증에 열을 올리고 있다. 후보간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선거운동기간 중 전국적으로 13회에 걸친 후보자 정견발표회에 대해서는 유사한 질문의 반복, 일반 회원 참여율 저조, 캠프의 피로도 누적 등으로 소모적인 운영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할 것인가’를 면밀히 따져 볼 때이다.
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