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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환자의 말과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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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322)

어느 날 상담하던 환자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상담 내내 울고 가는 일이 있었다. 환자의 주소는 개교증 개선이었다. 환자의 상태를 검사해보니 장안모의 골격성3급에 심한 개교증을 지녔다. 자신은 외모에 어떤 불만도 없이 잘살아왔기 때문에 교정으로 개교증만 개선하면 된다고 하였다. ‘불만 없이 잘살아왔다’는 환자 말이 필자의 마음에 걸렸다.


필자에게는 “내가 불만 없이 잘살고 있다고 생각할 만큼 누구도 내 불만족에 관심을 준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들렸다. 환자가 느낄 수 있는 불만족할 사항을 조목조목 설명을 하자 환자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환자는 병원 문을 나갈 때까지도 자신의 불만족을 표현하지 않았다. 환자는 자신의 얼굴에 대한 불만을 무의식 깊은 곳에 묻어 놓고 자신은 외모에 불만이 없다는 부정을 지속적으로 강화한 듯하다. 그러던 것이 제 3자인 필자를 통하여 자신의 불만사항이 외부로 드러나자 감정이 복받쳐 눈물이 나온 것이지만, 머리의 이성은 갑자기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말과 눈물이 전혀 다른 표현을 한 것이다. 즉 가슴과 머리가 따로 작용한 것이다. 아마도 시간을 가지고 자신의 감정을 다시 돌아보면서 가슴을 머리가 이해하는 순간이 오면 다시 내원할 것이다.


필자는 상담 심리사가 아니라서 환자가 살아온 환경을 물어볼 수 없으니 알 수도 없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가족이 자신의 마음을 인식하여 주지 못한 것은 확실하다. 그것도 엄마가 전혀 인식하여 주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본인은 가족 중에서 매우 성실하고 인정받는 위치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착하고 자랑스러운 딸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외모 불만을 가족을 포함한 타인에게 한 번도 말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부모와 같이 내원한 환자를 상담하다보면 자식이 외모 불만이 매우 큰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고 놀라는 엄마가 종종 있다. 위 환자도 그런 경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거기에 자신은 불만이 전혀 없다고 자기 암시를 해야 할 만큼 다른 상황이 존재할 가능성이 큰 것이 필자를 안타깝게 하였다.


환자들은 무의식중에 자신의 콤플렉스를 숨기는 경향이 많다. 주걱턱으로 상담을 받으러 내원한 환자 중에 상기 환자처럼 자신은 외모에 전혀 불만이 없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1~2% 정도는 되는 듯하다. 또 ‘무엇을 가장 고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40% 정도는 주걱턱보다 교합을 원인으로 선택한다. 이는 자신들의 콤플렉스가 타인에게 자신의 입으로 말하지 못할 만큼 크기 때문이다. 또 여기에 자신은 결코 외모를 위하여 수술을 하지 않았고 교합을 맞추려고 하다 보니 외모는 덤으로 얻었다는 심리적으로 자신을 위로하려는 마음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반면 자신있게 주걱턱을 고치고 싶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환자는 30% 내외이다.


이 두 그룹을 살펴보았을 때, 전자의 경우에는 치료 도중이나 수술 후의 결과에 대한 만족도가 자신 있게 대답하던 환자에 비하여 확실하게 적다. 자신있게 말한 그룹은 진료를 받는 기간 내내 즐거워하고 수술 후의 만족감도 훨씬 큰 것을 보인다. 아마도 전자의 경우는 환자의 무의식적인 요구도가 수술 결과에서 얻는 결과보다도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후자는 긍정 심리가 강하여 수술 전보다 개선된 얼굴에 만족할 가능성도 증가한다. 필자는 초진 환자에서 무의식속에 내재되어있는 환자의 욕구가 얼마나 크고 오래되었는지를 확인해보려고 긴 시간을 상담에 할애한다.


사람은 누구나 불만과 욕망이 있다. 그런데 자신의 불만과 욕망을 무의식 속에 오래둘수록 그것은 더욱 크게 자라서 나중에는 자신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까지 커져 버리는 경우가 온다. 그러다가 한계를 넘으면 다양한 형태로 밖으로 표출된다. 사람에 따라 작게는 우울이나 폭력으로 나타나고 크게는 성격이상이나 정신이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마음은 냄비와 같다. 단지 사람마다 크기가 다를 뿐이다. 넘치는 것은 크기의 차이일 뿐 넣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꺼내야한다. 넘치기 전에 꺼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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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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