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4일은 치과계에서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첫 직선제 협회장 당선자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제30대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단 선거 결선투표에서, 개표결과 기호 2번 김철수 후보가 당선됐다. 5,002표 대 4,547표였다. 치과계에서는 처음으로 시행된 직선 협회장 선거였다. 첫 직선제 회장에 당선된 김철수 당선자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보낸다.
첫 직선제여서 그런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선거기간에 한 때는 ‘이렇게 하려고 직선제로 개정했나?’하는 자괴감이 생길 정도로 많은 문제점이 발생했다.
특히 1차 투표에서 일부 투표권자의 문자발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치협 선거관리위원회의 명백한 실수로 여겨진다. 물론 바뀌거나, 변경된 전화번호를 파악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투표권자들의 무성의를 변명으로 일삼는 선관위의 태도는 잘못되었다. 앞으로 계속될 직선제의 효율적이고 올바른 시행을 위해서라도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확실하게 수정·보완해야 한다. 이번 직선제는 예상보다 더 많은 회원의 참여가 있었고, 관심도 컸다. 그만큼 치과계 발전에 협회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많은 치과의사들이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선거라는 축제가 끝났다. 선거기간 동안 당선을 위해 내달렸던 후보들은 많은 동네치과의사들의 어려움과 호소도 몸소 겪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치과의사들이 위기의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치과의사와 치과계가 현재 대한민국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객관적으로 많이 보고 듣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치과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잘 설정했으리라고 믿는다.
김철수 협회장 당선자는 상근급여 전액 기부, 협회비 20% 인하, 전문의제 및 보조인력 구인난 해결, 여성 치과의사의 권익보장, 청년치과의사의 고충해결 등 많은 공약에 실천적 의지를 세부적으로 담았다. 임기 3년 동안 하나하나 실천해서 존경받는 협회장이 되기를 바란다. 당선 소감에서도 피력했듯이 ‘회원이 주인이 되는 협회’를 꼭 만들어달라고 다시 한 번 당부하고 싶다.
도 넘는 마타도어 등 불미스러운 여러 일들이 선거기간 동안 불거지기도 했지만, 함께 경쟁했고, 함께 어려운 선거를 치르며 치과계 발전에 일조를 한 이상훈 후보 캠프와 박영섭 후보 캠프에도 끝까지 선전했다고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선거가, 이 승부가 아름다워지려면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승자는 아량과 배려로써 패자의 장점을 잘 수용해 회무에 반영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 캠프의 인재들을 고루 등용할 수 있는 배포를 보여준다면, 멋있는 정치인의 위상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패자 역시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선거기간 동안에 일어났던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아야 하겠지만, 어찌됐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 패자의 입장에서는 힘들고 뼈를 깎는 자기 성찰의 시간이 꼭 필요할 것이다. 그런 후에 재도전의 의사가 있든, 없든 간에 자신의 참모들을 잘 위로하고 승자에게 축하와 함께, 그동안에 느꼈던 점들을 조언해 줄 수 있는 성숙한 모습을 기대해본다.
4월부터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 전국 시도지부는 신임 회장들이 집행부 임원 구성이 마무리되고 있다. 서울지부도 사상 첫 직선제로 당선된 이상복 회장과 부회장들이 이사진 구성에 바쁜 나날을 보냈고, 지난 4일 드디어 초도 이사회를 개최했다. 신임 공보이사이자 치과신문 편집인인 필자도 처음으로 참석했다. 아직 업무파악이 제대로 안된 이사들에게서 긴장감은 물론, 비장함마저 느낄 수 있었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도 회무에 차질을 빚지 않으려는 이사들의 눈빛에서 강한 의지를 엿봤다. 서울지부의 앞날이 기대가 된다. 아직은 이사들끼리 친하지 않아 서먹했지만, 서로를 알아가고 배려하려는 태도에서 서울지부 직선제 첫 집행부의 앞날이 밝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초도이사회 마지막쯤에 이상복 회장이 선거 때 만든 공약을 나눠주는 순서가 있었다. 공약을 제대로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참으로 든든했고, 이사들에게도 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치협에서도 공약사항들을 하나하나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