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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읍산 산수유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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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인 원장의 사람사는 이야기

봄의 전령사 봄꽃을 따라 달리는 자전거 여행. 올해도 어김없이 봄꽃은 피었다. 개나리, 매화, 산수유가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리는 꽃이다. 그중에 산수유를 찾아 지난해 갔던 추읍산을 또다시 갔다. 이번에는 그 진로를 바꿔, 강 따라 농촌의 들녘을 누빌 것이다. 다행스럽게 경강선 일부구간이 개통돼 이매역에서 이천까지 전철을 이용해 갈 수 있는 수단이 생겼다.

 

경강선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개통예정이며, 경기도의 ‘경’과 강원도의 ‘강’을 따서 지어진 이름이다. 경강선은 경기도 시흥 월곶역에서 강원도 강릉까지 가는 한국철도공사의 간선철도노선이다. 현재 판교를 시작으로 여주역 구간은 지난해 9월 24일 개통됐다. 우리는 이천에서부터 복하천, 남한강 유역의 역사와 전설을 두루 섭렵하며 달릴 수 있고 양평군 개군면 일대의 산수유꽃의 장관을 보며, 추읍산 자락을 돌아 원덕역까지 50㎞의 라이딩을 하게 될 것이다.

 

2017년 4월 2일 일요일 아침 8시 50분, 우리 바이콜릭스(Bikeholics)대원 7명은 이매역에 모였다. 오늘따라 그동안 얼굴을 내놓지 않았던 우리대원의 부인도 나와 주었다. 연대 간호학과 출신인 그녀는 70이 다된 나이지만, 자그마한 체구에 온몸이 근육으로 다져진 다부진 모습과 11년의 경력이 말해주듯, 언덕이면 언덕, 장거리면 장거리, 모두를 기막힌 균형감각을 발휘하며 달릴 때 남성대원들은 혀를 차며 주눅이 든다. 여성대원이 나오게 되면 자상한 솜씨로 준비하는 간식이 있기에 우리는 여성대원을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오늘 코스상태는 90%정도 온로드(포장도로)인 줄 알고 하드테일(앞에 샥옵서버가 한 개인 자전거)라이트 스피드를 준비했는데, 40%가 오프로드(비포장도로)라 엉덩이가 고생이 많았다. 풀서스펜션(샥옵서버가 두 개인 자전거)을 준비했으면 거친 길이 비단길처럼 편안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그러나 하드테일의 순발력은 좁은 농로나 포장도로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9시 5분쯤 자전거 7대는 이매역에서 경강선에 올랐다. 30분 후, 이천에 도착했다. 이천에 내려 코스 브리핑, 준비체조를 마치고 이천역을 떠나 곧 복하천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한다. 강변에는 나목이 있던 나뭇가지에 봄을 알리는 새순이 돋아나고 형형색색의 꽃들이 봄의 향연을 펼치고 있었다. 이번 라이딩은 양평산수유축제 행사에 맞춰 코스를 선정했기에 산수유꽃맞이가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다. 양평군 개군면 내리, 주읍리는 추읍산(582.6m) 자락이 품고 있는 고즈넉한 마을이다. 작년에도 그랬듯, 산수유꽃 축제가 한창일 것이다. 복하천을 따라가면 남한강을 만날 것이다.

 

복하천은 경기도 용인 양지 독조봉에서 발원해 이천군을 지나 여주 흥천면 복대리에서 남한강으로 흘러든다. 길이는 15㎞이며 강폭이 110m에 이르는 넓은 하천이다. 강안에는 온통 갈대로 뒤덮여 있어 가을에 오면 경치가 그만일거라 생각했다. 하천에는 가마우지, 가창오리, 왜가리들이 떼를 지어 노닐고 흐린 날씨에 바람이 일면 급히 비상한다. 곳곳에는 지난번 조류독감(AI)을 경고하는 표지판이 걸려있다. 최근에 포장했는지 한적한 자전거도로는 낭만을 불러 일으키는데 여주시로 들어가는 남한강과 합류하는 곳, 여주시 계신리 부처울이란 마을이 있다. 이 마을 강가 절벽바위에 마애여래입상이 양각돼 있었다.

 

하천에는 물이 거의 없어 봄 가뭄을 실감한다. 마애여래입상이 있는 절벽은 복하천과 남한강이 만나는 곳으로 유속이 빠르기 때문에 옛날 강원도에서 출발한 뗏목선이 이 부근에서 전복 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뗏목꾼들은 이 마애여래입상 앞에서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부처울 마을을 돌아 나와 남한강 자전거 길로 들어섰다. 멀리 이포대교와 이포보가 아스라이 보인다. 그 뒤로 파사산성이 파사산(230.5m) 정상에 세워져 있었다. 파사산성은 신라 파사왕(80~112)때 만든 것으로 전해지며, 강과 평야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요충지였다. 우리는 금사근린공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파노라마처럼 펄쳐진 남한강을 조망한다. 이포보는 남한강 보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백로의 날개위에 알을 얹어 놓은 형상으로 생명의 탄생과 비상을 뜻한다.

 

 

우리는 이포보를 건너, 막국수로 유명한 천서리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봉진막국수라는 원조 막국수 식당에서 막국수와 돼지고기 편육을 안주삼아, 막걸리 한잔을 마셨다. 갈증이 한순간에 날아가버린다. 쫄깃거리는 천서리 막국수를 추억 속으로 간직하고, 지평방향으로 다시 두 바퀴는 달려간다.

 

송촌초교를 지나자 길가에 산수유가 우리를 맞이한다. 아직 만개는 안 된 듯 노란색의 앙증스런 산수유 꽃이 무성하게 피어있다. 산수유는 벚꽃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노란 꽃길을 따라 달리면 그 순수한 꽃의 손짓이 우리를 황금의 동산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주읍 사거리에서 북으로 달리면 눈앞에 나타나는 젖무덤 같은 기이한 산이 우리 앞에 버틴다. 추읍산(582.6m)이다.

 

추읍산 자락은 온통 노랗게 물들었고 노란색의 산수유가 추읍산을 떠받치는 듯 했다.  추읍산은 용문산을 바라보고 절 하는 자세라 해서 추읍산이라고도 하고, 인근 7개 읍을 정상에서 볼수 있다 해서 칠읍산이라고도 한다. 주읍리 산수유축제가 한창 열리고 있었다. 노래 소리, 산수유장터가 마련돼 있고, 추읍산 등산객과 버스를 타고 온 관광객들이 축제장을 메우고 있었다. 우리는 근처 장터에서 산수유차 한잔으로 피로를 달래며, 산수유 열매와 추읍산 달래를 사서 배낭에 담았다. 집에서도 이 맛을 음미하고 싶었다. 산수유는 봄을 알리는 꽃으로 우리나라 자생식물이다. 노란 요정 같은 꽃은 예쁘고 향기도 그윽하다.

 

꽃말은 지속불변이라 한다. 가을에는 빨간 열매가 달리는데 산수유는 시금털털한 맛을 가지고 있으며 이명, 신장기능, 요실금, 전립선 관리에 중요한 약재라고 한다. 또 산수유씨를 뺄 때는 산처녀들이 입에 넣고 과육과 씨를 이로 씹어서 분리한다고 한다. 이 처녀들과 입맞춤하면 보약을 먹은 것과 같다고 하고 이 처녀들은 일등 신부감이란 말도 있다. 개군저수지를 돌아 달리니, 개군저수지가 너무 아름다워, 나무테크로 둘러친 호수가에서 우리는 기념촬영을 했다. 개군저수지를 돌아 나오니, 다시 추읍산이 사다리꼴 모양으로 우리를 맞는다. 이렇게 다양한 모습의 산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우리는 또 다른 축제가 열리는 내리로 갔다.

 

그러나 차들이 너무 많아 축제장을 둘러보지 못했다. 우리는 200m의 20% 가까운 지옥의 장고개를 넘어 이순몽장군묘로 향했다. 장군은 세종 때 우군절제사로 대마도 정벌을 하여 항복을 받아냈고, 여진족을 토벌하는 공을 세워, 그 직책이 영중추원사에 이르렀다고 한다. 우리는 마을길을 따라 공세리를 지나 또 하나의 공세리 언덕을 넘어 달린다. 저 멀리 원덕역이 보인다. 우리를 따라온 추읍산이 아쉬운 듯 잘가라 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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