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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려수도 해안을 달리며 ② (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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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인 원장의 사람 사는 이야기

2017년 5월 7일 일요일, 광양 숙소인 르네상스 모텔은 베드가 두 개,또 온돌이라 우리 같은 나이 70이 넘은 사람에겐 안성맞춤의 잠자리였다. 관절이 좋지 않은 대원과 74세인 우리 밴 기사는 온돌방에서 아주 편안히 잠을 잔 것 같다. 아침 5시 나는 으레 새벽 산책에 나섰다. 아침 기온은 15도 정도, 바람이 거세게 옷을 파고든다. 아침 식사할 곳을 찾았으나 새벽에 문을 연 곳이 없다.


동네를 한 바퀴 도니 남이식당의 간판에 불이 켜져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할머니가 식사준비를 한다. 나는 아침식사 할 수 있냐고 물었다. 아침식사는 해장국과 가정식백반만 한다는 것이다. 잘되었다싶어 7시에 4명이 오겠다고 예약을 하였다. 모텔로 오는데 우리를 태우고 온 밴의 앞바퀴가 바람이 빠져있었다. 모텔로 들어와 기사분께 바퀴가 주저앉았다고 했다. 즉시 기사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10분 내로 펑크를 고치러 온다는 것이다. 채 5분도 되지 않아서 공업사에서 와 순식간에 펑크를 때우고 갔다. 보험으로 처리하니 비용은 필요없다는 것이다.


참! 세상 좋아졌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남이식당으로 가 콩나물해장국으로 아침을 때웠다. 바지락이 듬뿍 들어간 해장국은 맛이 일품이었다. 메뉴판에 통영의 유명한 굴요리가 적혀있는데 5월에는 굴을 먹지 못한다고 한다. 게 눈 감추듯 아침식사를 하고 밴을 이용해 통영으로 넘어갔다.


오늘의 테마는 이순신 장군과 한려수도의 미륵도다. 통영은 조선 선조 27년 삼도수군 통제영을 두룡포로 옮긴 것에서 유래한다. 고성반도 남쪽에 위치하고 150개의 부속도서가 있는 한려해상 국립공원이다. 충무시와 통영군이 통합돼 통영시가 되었고, 한려수도의 중심이며, 국내유일 4계절 관광이 가능한 마리나관광지이다.
통영 관광지로 동피랑마을은 골목벽화가 유명하고, 통영 루지, 케이블카, 해저터널, 이순신공원, 충렬사, 달아공원 등이 유명하다. 달아공원은 해안도로에 있으며 일몰이 특히 아름다운 곳이다. 서피랑공원은 누각에서 통영시내와 바다를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다. 그밖에 연화도, 사랑도 옥려봉, 남망산공원, 소매물도, 통영운하 야경, 미륵산 등이다.


통영의 특산물은 굴, 멸치, 멍게, 복어, 아구, 붕장어(아나고) 등이며 대표음식으로는 충무김밥, 꿀빵, 빼떼기죽(말린고구마, 팥, 조, 흰쌀, 찹쌀, 콩이 들어간 죽), 봄에는 도다리세꼬시, 도다리쑥국, 졸복국, 겨울에는 물메기탕, 여름에는 붕장어탕, 갈치국, 멍게비빕밥 등이 있다.


서울에서 가격이 없이 싯가라고 적혀있어 값이 비싸 감히 근접할 수 없는, 참돔, 흑돔, 돌돔 등 값비싼 생선회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고, 특히 돌게장, 자연산 전복장은 그 맛이 환상적이다. 특히 통영은 작가 박경리, 시인 유치환, 음악가 윤이상을 배출한 도시이기도 하다. 


우리는 통영대교에 도착하자 밴에서 내려 미륵도 라이딩에 들어간다. 미륵도는 충무교와 통영대교에 의해 통영반도와 연결되었다. 중앙에 459m의 미륵산이 있으며 미륵산에서 뻗은 구릉성 산지가 해안에 몰입하여 해안선은 굴곡이 심하고 소만입이 발달되어 어장이 형성되고,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아열대기후로 풍란 동백이 자생한다고 한다. 우리 세 명은 해안도로를 따라 남으로 내려가 산양읍 남평리 3거리에서 풍화리 쪽으로 코스를 잡았다. 바다에 접한 해안도로는 그야말로 우리에게 비경을 선사해 주었다. 벌포, 경포, 향촌을 지나 산길로 접어드는데 경사가 거의 18도에 달해 라이딩이 만만치 않다. 이런 곳일수록 경치는 그만이다. 우리는 산양읍에 있는 박경리 기념관을 관람하였다. 토지의 작가인 박경리의 고향이었다.


박경리 기념관은 그의 묘소가 있는 통영시 산양읍 신전리 양지농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2층 건물이다. 기념관 주변에는 생전에 채소 가꾸기를 즐기던 그의 취미를 살려 채소밭과 정원을 꾸며 놓았다. 기념관에는 그의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의 대표작 ‘토지’ 친필 원고 등 유품이 있으며, 그의 일대기를 볼 수 있는 그래픽도 설치돼 있었다. 또한 그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주요 무대인 안뒤산을 중심으로 한 뚝지, 간창골, 충열사, 강구안 등 1980년대 통영의 옛 모습을 모형으로 재현해 놓았다. 우리는 기념관을 나와 다시 남으로 페달을 밟는다.
차도를 따라 5분정도 가니 당포대첩지가 나온다. 앞에는 삼덕항이 있고 좌측은 당포항이다. 우측편에 산 정상 반구모양의 장군봉이 있고 그 뒤편은 당포성지가 있다. 당포성지는 고려 때 최영장군이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았다고 한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왜구를 물리친 이곳 전투를 당포대첩(1592년 7월19일)이라 하고, 옥포대첩에 이은 장군의 두 번째 승전지이다. 당포항에는 은갈치를 다듬는 아낙네들이 있어 이곳이 은갈치 산지임을 알 수 있었다.


당포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중화항이 나오고 여기서 달아공원을 거쳐 달아항까지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며 경사각 10도 이상의 고갯길이 우리의 진을 뺀다. 달아공원에서 달아항까지 내리막은 덥혀지고 땀으로 범벅이 된 우리를 시원하게 풀어주는 코스가 되었다. 이런 난코스는 덤으로 비경을 선사하기 마련, 한려해상의 절경을 보며 달린다. 미륵도 최남단의 달아공원은 통영관광지중 자연경관이 가장 뛰어난 곳인 것 같았다.


공원전망대에서는 동쪽 거제도와 서쪽 남해도 등 한려수도가 한눈에 들어오며 바다위에 점점이 떠있는 섬들이 그림 같고 특히 이곳의 일몰광경은 비경으로 탄성이 절로 나온다고 한다. 우리가 마동항에 도착하니 방파제에 줄지어 앉아 낚시하는 사람들이 한가로웠다. 우리는 마동항 ‘바다식당’에서 수십 년 만에 먹는 이곳의 특산 참돔, 돌돔 회에 전복, 뽈락구이, 전어회, 매운탕과 서비스로 나오는 30개나 되는 자연산 멍게로 입을 호강시켰다. 이곳의 참돔 맛은 쫄깃거림을 잊지 못할 것 같고, 멍게의 향기는 오랫동안 기억나게 할 것 같다.


마동항에서 우리는 잠시 밴에 자전거를 싣고, 영운리 3거리에서 해안누리길을 따라 마리나 리조트까지 5㎞의 자전거 길을 라이딩하였다. 이 길은 삼칭이 길이라 하여 통제영 관할의 삼천진이 있었던 곳이라 붙여진 이름이란다. 이곳이 임진왜란 당시 학익진으로 대승한 한산대첩의 현장이었다. 삼칭이 해변 길은 복바위, 돌섬동굴, 수변광장이 아름다웠다. 나무데크 길도 있고, 곳곳에 벤치가 있어 휴식과 낭만을 만끽할 수 있었다.


우리는 남은 시간에 임진왜란 당시 조선수운 총사령부인 삼도수군 통제영 ‘세병관’을 찾았다. 선조 37년(1604) 완공한 통제영 본영의 중심건물이다. 이곳에서 남해를 바라보며 지휘를 하던 충무공의 모습을 기려보았다. 이곳 백화당에서는 통영전통문화 공연이 펄쳐지고 있었다. 여러 명의 무희들이 칼춤 추는 장면은 마치 그림같이 아름다웠다.


우리는 잠시 시간을 내 통영 어시장을 들렸다. 이곳의 명물, 아귀포와 돌게, 멍게젓을 구입하였다. 멍게젓은 향기가 일품이었다. 우리는 세병관에서 멀지않은 서포루로 갔다. 일명 서피랑이라 부르는 서포루는 통영서쪽의 포루로서 깎아지른 벼랑이란 뜻으로, 정상에 올라 누각에 서면 남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요충지다. 서쪽에 있어 서피랑이라 불렀고, 동쪽에는 동피랑이 있으며, 골목벽화가 유명하다고 한다. 우리는 남망산 조각공원을 끝으로 50km의 통영여정을 마친다. 우리는 숙소 옆의 운지식당에서 소고기국밥으로 허기를 달래고 숙소인 더스토리 게스트하우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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