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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려수도 해안을 달리며 ③ (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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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인 원장의 사람 사는 이야기

숙소인 더스토리 게스트하우스는 동화에 나오는 집 같았다. 현관문 옆 자그마한 빨간 우체통,  현관문에 달린 작은 꽃 장식, 그리고 집주인의 조신한 목소리 등 들어서는 순간부터 인상이 좋았다. 온돌방에 침대 두 개, 그리고 계단이 반짝거리는 목재로 되어있었다.


우리는 피곤한 몸을 누이며 다음날 거제도 라이딩을 꿈꾸어본다. 얼마나 잤을까. 온몸이 오그라드는 한기를 느끼고 잠에서 깼다. 아무리 5월초라지만 밤공기는 차갑기가 그지없다. 자리에서 일어나 주인이 자는 부엌방을 두드렸다. 깜짝 놀라 주인아주머니가 나왔다.


방바닥이 차가워서 잠을 잘 수 없다고 하자, “아차!” 하는 것이었다. 보일러가 고장이나 난방전기매트 주는 것을 깜빡 잊었다고 한다. 매트 두개를 가지고 올라와 전기를 꽂았다. 금세 온기가 몸에 퍼지고 그대로 잠에 빠져 들었다. 아침 5시 여느 때와 같이 숙소를 나와 산책을 하였다. 조용한 동네에는 사람들이 없고 공기가 맑다.
잠시 후 6시쯤 들어오니, 아침식사가 놓여 있었다. 토스트, 계란 후라이, 커피, 치즈, 햄 등이었다. 맛있어서 토스트 두 개를 먹었다. 7시 우리는 숙소를 나와 밴을 타고 거제로 달린다. 오늘은 경치가 비경인 거제섬 해안을 돈 후, 거제의 역사를 익히고 거제 특산물을 접하게 될 것이다. 거제도는 부산에 인접한 남부해상의 섬으로 거제시가 섬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한반도의 섬 중에 제주 다음으로 큰 섬이며 10개의 유인도와 53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있다. 해안선은 리아스식 해안으로 마치 기어가 물리듯 굴곡이 심하다.


장평, 아양동 해안에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조선소가 밀집해 있어 거제도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육지와는 거가대교, 거제대교를 통해 연결되어 육로교통이 활발해졌다. 거제도의 최고봉은 계룡산(566m)이며 산이 많고 경사가 급해 해안선 굴곡이 심해 지세포, 장승포, 옥포, 율포 거제, 가배 등 작은 만이 발달해 있고 동쪽과 북쪽은 절벽의 해식애를 이루고 남, 서쪽은 저지대이다. 소철, 풍란, 석란 등 아열대 식물이 자라고 한류와 난류가 교차해 어족이 풍부하며, 또한 청정지역이다. 감성돔, 농어, 대구, 도다리, 삼치, 멍게, 해삼, 멸치와 돌미역, 굴, 조개류의 양식업이 활발하다. 거제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하며, 특히 해금강은 그 아름다움이 신비에 가깝다.


거제 구조라해수욕장은 물이 맑고, 옥포대승첩 기념탑, 동백터널 등은 관광지로 유명하다. 지심도와 외포 등은 감성돔, 볼락 낚시터로 유명하다고 한다. 우리는 밴으로 섬 서쪽을 돌아 남으로, 몽돌 해변부터 라이딩을 시작하기로 하였다. 밴에서 자전거를 내리자마자 우리 앞에는 산 능선이 바다로 손가락 뻗듯이 바다에서 해식애를 형성, 업, 다운 경사 10도 이상의 해안도로였다. 이 아름다운 해안이 우리에게 힘든 라이딩을 요구하는 것 같았다. 당연히 힘든 해안도로는 그만큼 비경을 우리에게 선사하였다. 엄청난 굴곡의 해안도로를 5㎞달리니 다포항이 나온다.


국립수산과학원이 부근에 있었다. 언덕을 넘어온 우리에게 휴식이라도 주는 듯 다포항, 다대포항까지는 경사가 완만한 해변길이다 다대포항에서 유람선 선착장으로 향했다. 유람선이 떠 있는 선착장에는 아침 10시라 사람이 거의 없었다.


갈매기가 나는 선착장에서 한동안 휴식하였다. 다시 14번 지방도를 따라 달린다. 완만한 해안도로 그러나 경사가 5도 이상의 쉬운 길은 아니다. 함목 몽돌해수욕장까지 점잖던 해안도로는 다시 경사 10%의 길이 우리를 괴롭힌다.


해안절벽의 해안도로에서 보는 한려해상은 그야말로 그림이다. 파란바다에 떠있는 외도와 내도, 해금강이 있는 바다는 절경으로 우리에게 보답한다. 해금강은 항목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길게 뻗은 능선을 따라가면 동쪽으로 해금강 유람선 선착장이 나온다. 해금강은 갈곶리 해금강마을 500m해상에 위치한다. 두 개의 큰 섬으로 인접한 해금강은 한려해상공원 명승 2호이며 지형이 칡뿌리를 닮아서 갈도라 하였으나 바다의 금강산을 뜻하는 해금강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 섬은 중국 진시황의 불로장생초를 구하는 서불이 찾았다는 곳으로 ‘서불과차’라는 글씨가 새겨질 정도로 약초가 많다고 한다. 썰물 때는 비경을 드러내는 십자동굴, 사자바위, 또 일출과 월출이 유명한 일월봉이 있다. 우리는 산길 업·다운을 지나 북으로 달려 학동해변에 닿았다.


학동 몽돌해변은 학이 비상하는 모습이라 붙여진 이름이고 해안은 흑진주 같은 몽돌이 1.2㎞나 펼쳐져 있다고 한다. 파도칠 때 몽돌소리는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에 뽑혔다고 한다. 학동해안 멀리 바다위엔 하얀 부표가 수없이 떠있어 마치 바다에 흰 꽃잎을 뿌려 놓은 듯 양식장이 가득하다. 흑진주 마리나리조트를 지나 구불거리는 해안도로는 산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수많은 산허리를 오르락내리락 하며 우리의 몸은 지쳐간다. 수많은 펜션 마을과 망치해변을 지나 언덕을 내려 달리니 거제 제1의 해수욕장인 구조라 해수욕장이 멀리 우리를 기다린다. 우리는 벌써 35㎞를 달리고 있었다. 1시가 넘었다.


구조라 어촌 마을은 삼면이 바다여서 반도를 형성하고 자라목처럼 생겼다고 해서 조라목, 조라포라 불렀다고 한다. 1㎞의 백사장은 고운 모래와 완만한 수심으로 호수 같은 특급 해수욕장이라 한다. 우리는 구조라 항에서 이 지방의 특산물인 멍게와 해삼으로 요기를 하며 파도치는 바다와 갈매기를 벗 삼아 지친 몸을 풀었다. 우리는 소동리, 옥림리를 지나 장승포항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동해의 장생포와 헷갈리기도 하였다. 장승포는 양도면과 화도면을 연결하는 포구인데 이 두 개면을 이어주는 뚝 공사를 하다 터져 버리곤 하였다 한다. 어느 승려가 사람을 묻지 않으면 뚝이 터진다 하여 사람들은 그 승려를 묻고 막으니 뚝이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한다.


우리는 장승포항까지 50㎞의 라이딩을 종료하고 장승포항, 박정현 해물탕집에서 늦은 점심을 하였다. 성게 비빔밥과 전복장, 돌게장, 새우장, 양념게장, 새우찜은 지금까지 먹어본 어느 음식보다 특산의 맛을 우리에게 선사하였다.


귀경길에 거제 포로수용소를 방문하였다. 64년 전 6.25전쟁 때 17만여 명의 포로가 수용되었던 곳, 이제는 거제의 대표적 관광지로 발돋움 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서울을 향한다. 비경의 바다, 청정수역, 수많은 펜션과 섬들이 우리의 망막에 깊게 각인 되었다.우리는 멍게 해삼의 바다향기를 추억으로 간직한다. 우리를 실은 밴은 저무는 석양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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