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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난 핵심은 유휴인력, 오래 일하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치과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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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구인구직,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⑥

치과위생사 구인난 해결을 위해 치위생(학)과 확대를 목표로 내걸고 유입인력 늘리기에 초점을 맞춘 시기가 있었다. 의기법이 통과됐을 당시도 비슷했다. “현재 개원가의 치과위생사 구인난이 심각하니 2년 정도 졸업생이 더 배출된 후 본격적인 시행에 돌입하자”고 유예기간을 가진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고,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대학 수가 늘고 전공자가 많아져도 개원가의 구인난이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이러한 불균형의 시작은 유휴인력의 증가에 있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치과위생계가 바라보는 구인난, 근로환경 개선부터

치과위생사 구인난을 바라보는 대한치과위생사협회(회장 문경숙·이하 치위협)의 입장은 무엇일까. 치위협은 “치과의료기관의 고용불안은 치과위생사가 취업하는 기관이 대부분 일차의료기관으로 보직(직급)제도가 체계화돼 있지 않고, 치과위생사 대부분이 여성이지만 출산 및 육아휴직 등의 복지제도의 불안정화, 저임금 등은 근무만족과 직업에 대한 자긍심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치과위생사 임상 인력의 확보를 위해서는 전반적인 임금체계가 상향조정돼야 하며 출산ㆍ육아 휴직 후에도 복직을 선택할 수 있는 임금수준이 보장돼야 한다”, “근로계약서 작성, 연ㆍ월차제도, 육아휴직제도와 같은 근로기준법을 준수해야 하며,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 있는 복지와 직무훈련, 직제 등의 자체 제도를 마련하는 등 근로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휴인력 문제와 관련해서는 “고용 시 상호 근무 조건 또는 직무에 관한 사항을 협의해야 하며, 기존 직원들 간 소통을 원활히 해 서로 빠른 시간 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치과의사 단체에서는 이러한 사항을 회원 치과에 안내하고 유휴인력의 고용을 희망하는 회원치과의 근무조건을 파악해 상호 조건에 부합하도록 취업매칭을 협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전했다. 

동네치과는 구인난, 보건소 계약직은 100대1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은 당연히 연봉과 복지가 되겠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돈보다는 여유로운 생활을 원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5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그 흐름을 타고 주40시간, 장기휴가가 가능한 치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대형치과나 병원급, 보건소 등으로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서울 지역 보건소의 경우 보통 4명 안팎의 치과위생사가 근무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정규직은 1명 또는 아예 없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대다수가 계약직임에도 불구하고 100대1, 20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가장 큰 요인은 공무원이라는 신분, 그에 따른 복지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정규직으로 전환될 경우 충분한 육아휴직과 근무시간 등의 혜택으로 장기근속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로 꼽힌다. 

체계적인 조직문화를 희망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대형치과로의 쏠림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4년제 대학 졸업생을 중심으로 대학이나 연구직을 선호하는 현상도 뚜렷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의 A원장은 “매년 5,000명 가까운 치과위생사가 배출된다지만 신규인력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을 정도”라면서 “인력의 쏠림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전했다. 

한편, 연봉-복지와 관련해서는 원장과 직원 간 소통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의 발표에 따르면 공무원 9급 1호봉의 월 급여는 139만5,800원이었고, 중소기업 기간제 초임 연봉은 2,223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것은 물론 세전 연봉이다. 치과의 경우 4대보험이나 기타 세금을 원장이 대납해주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감안해도 실제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한 “주 40시간을 위해서는 직원 1명을 더 채용해야 하지만 최소 인력조차 구하기 힘든 현실”이라는 원장들의 하소연도 들린다.

고연차 임금인상 어려울 땐 근무시간 조정이 메리트

개원가에서는 초임 연봉이 점점 높아지고 있음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치과의원에서 감당할 수 있는 최고치의 연봉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은 원장뿐 아니라 스탭들도 공감하고 있다. 고연차를 선호하지 않아서라기보다는 연차에 따라 높아지는 연봉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이 원장들의 솔직한 속내다. 

때문에 “그렇다면 부족한 부분은 탄력적인 근무시간 등으로 보완하겠다”는 치과가 최근 많아지고 있다. 서울의 B원장은 “연차가 높아지면 원장은 물론 스탭 스스로도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취업 초에는 매년 소정의 인상이 계속되지만, 한계치가 가까워오면 근무시간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부족분을 채워준다”고 말했다. 특히 이 시기는 대부분 가정과 육아로 인해 휴직을 고려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적인 배려를 선호하는 스탭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직원 스스로 꾸준히 자기계발을 이뤄 이 시기쯤엔 제2의 활동을 통해 직업적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덴탈위키 김소언 대표는 “치과위생사 스스로 40대가 넘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제대로 된 롤모델을 제시하고, 자기계발을 통해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연차가 근무시간에 여유가 생기는 시점에 후배들을 위한 교육이나 다른 방식으로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은 스스로의 만족도를 높이면서 임금을 보전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제언이다.

유휴인력 재취업, 조직문화 개선-재교육-파트타임 등 배려 필요

구인난이 심화되면서 원장들의 생각도 많이 변하고 있다. 직원을 원활하게,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만 있다면 결혼유무, 나이의 많고 적음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원장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오히려 직원들 간의 문제가 더 예민하게 작용하고 있다. 원장들은 현재 치과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생각을 우선적으로 반영할 수밖에 없는데, 대부분 본인보다 나이 많은 직원과 함께 일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조직문화의 변화다. 특별히 배려받는 직원으로 바라보기보다 나도 장기근속을 하거나 재취업을 하면 받을 수 있는 혜택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취업에서 고려돼야 할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경단녀의 기준을 어느 정도로 볼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누군가는 “1년만 쉬어도”라고 답하겠지만, 누군가는 “출산 육아 등으로 5년, 10년 이상 현장을 떠난 경우”라고 답한다. 문제는 의료계 가운데 술식, 재료 등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분야가 치과라는 것이다. 때문에 3년만 쉬어도 재취업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치과위생사들의 이야기다. 

서울시치과위생사회 오보경 회장은 “자녀가 성장하면서 새로 일자리를 원하는 경우가 많지만, 재취업을 위해서는 실습과 기본적인 이론교육이 필요하고 이후 치과와 연계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1주일에 며칠, 하루에 몇 시간 단위로 근무하는 파트타임을 선호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적정 시급의 격차도 크고, 치과 내 포지션이 애매할 수 있는 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오보경 회장은 “주5일(주40시간) 근무를 선호하는 정직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도 파트타임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인생직장’ 선택기준은 보이지 않는 1인치

구인-구직, 치과계 오랜 난제인 이 문제의 해결이 어려운 이유는 결국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움직여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김소언 대표는 “원장들은 당연히 월급 많은 곳을 찾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직원들의 치과 선택기준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고 전제하면서 “우리 치과에 대한 믿음을 직원들이 가질 수 있어야 이탈을 막을 수 있다. 다른 치과와 별반 차이가 없다면 그만큼 애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 중심은 원장의 진료철학에 있다. 예를 들어 평생 치과를 하고 싶은 원장이라면 환자를 평생 팔로우업 하는 만큼 직원에 대해서도 연차, 육아휴직 등 오래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줄 수 있다. 직원에 대한 배려는 “우리 치과는, 우리 원장님은…”으로 시작되는 소속감을 높일 수 있는 근간이 된다. 직원 간의 유대강화도 중요한 부분이다. “원장과의 관계보다 직원들끼리의 관계가 좋은 경우가 훨씬 좋은 효과를 낸다”는 뒷얘기도 있을 정도다.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작지만 큰 변화도 있다. 직원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1년에 1~2번 정도 유니폼을 바꿔주는 것, 원장 눈치 안 봐도 되는 간식타임 등 사소한 일상만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비용은 세무처리가 가능한 만큼 원장들은 큰 부담 없이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치과 스탭들이 둘러앉은 자리에서나 구인광고에서 강조되는 부분도 이런 소소한 내용이 많다. 특히 별도의 수당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장기근속 하면 장기휴가를 기획해주는 등의 배려도 직장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계기가 된다고. 

유망한 전문직으로 꼽히는 치과위생사. 이제는 그들의 내면을 더 깊숙이 들여다보고 원장과 스탭 모두 오래 일할 수 있는 치과로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간호협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간호인력취업지원센터와 같이 유휴인력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취업을 지원하는 센터의 필요성은 물론, 치과의사-스탭 모두 치과 내 조직문화를 개선해가는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이미 치과에서 멀어진 치과위생사에게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치과에 종사하는 치과위생사들의 이탈을 막는 것부터가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는 제언에도 귀 기울일 때이다. 

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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