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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자동차 사고 이야기

조영진 논설위원

재작년 9월 10일쯤이었을 겁니다. 치과의료정책연구소에서 개설한 ‘2015 치과의료 정책 전문가 과정’에 등록했던 필자는 직장이 대전이라서 성수동 치협회관에서 열리는 개강식을 겸했던 첫 강좌에는 참석하지 못했고, 두 번째 강좌부터는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아 유달리 서둘러 퇴근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치과의원이 롯데백화점에 있어서 오후 무렵에 탄방 사거리로 나가는 편도 2차선의 출차로는 정체가 극에 달했고, 마침 앞에 있던 SM7 차량의 운전자가 여성인 것을 발견한 순간 저는 출차 경사로에서의 ‘앞차 뒤로 밀림’ 사고가 생각이 나 아무래도 여성 운전자는 미덥지 못하다는 생각에 멀찌감치 안전거리를 두던 중이었습니다.

백화점에서 나가는 차들로 꽉 차 있는 경사로 중간쯤에서 기다리던 저는 앞차가 후진기어를 넣고 뒤로 내려와 내 차의 앞 범퍼를 때린 1차 기습공격에 어리둥절했고, 뒤이어 앞차가 앞으로 올라갔다 다시 한 번 전속력으로 내려와 확인사살이라도 하듯이 내차를 들이받았을 때에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무력감에 무척 당황했습니다. 출차를 기다리는 차들로 꽉 차 있는 차로에서는 방어운전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흡사 겨울철 빙판길에서 차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운전자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처럼…. 그냥 차 안에서 안전벨트만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앞차를 보니 그 여성 운전자도 많이 놀랐는지 차 안에서 꼼짝을 않고 있었습니다. 결국 앞차가 다시 경사로를 올라간 후에야 차에서 내렸더니, 뒷차 운전자는 벌써 내려서 보험사에 신고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충격이 너무 세서 제 차가 당구공처럼 뒤로 밀려서 뒤 스포티지 차량의 앞 범퍼를 깨뜨려 버린 상황. 결국 사고처리를 한 후 강좌에 한 시간 지각했습니다.

여기까지는 흔히 볼 수 있는 김여사(?)에 의한 차 사고로 보이지만 문제는 그 다음의 사고 처리 과정이었습니다.

앞, 뒤 범퍼가 다 망가질 정도의 큰 충격을 받았다면, 아무래도 엔진도 이상이 있을 것 같아, 다음날 차를 회사 근처의 유수한(?) ‘유×공업사’에 맡기며 엔진까지 자세히 살펴보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수리기간 동안에 탈 대차를 받았는데 거기서부터가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대차는 동급 차량으로의 대차가 원칙이지만, 렌터카 회사 담당자는 차가 없다는 둥 너스레를 떨면서 중형 차량을 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삼×화재’에서 확인 전화가 오면 더 윗급의 차량으로 받았다고 대답해 달라고 했습니다.

내참…. 며칠 뒤에 공업사에서 수리가 다 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직원을 시켜 차를 찾아왔지만, 소음이 나서 며칠간 지켜보자는 마음으로 장거리 운전은 피하고 출퇴근만 하던 중, 주말에 마트를 다녀오는 길에 제 차 본네트에서 하얀 김이 무럭무럭 나며 무슨 신선이 나타날 분위기였습니다. 사고의 충격으로 라디에이터가 깨진 걸 방치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그리 당부를 했는데도…….

결국 다음날 또 공장행! 이쯤 되니 조금 화가 났습니다. 알고 보았더니 가해차량과 제 차가 같은 보험회사라 보험사 입장에서는 수리비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했습니다. 라디에이터는 이상 없다고 강변하던 수리 담당자는 아무 말 없이 보험수리를 해 주었습니다.

더 재미난 일은 그 다음해 초 차량검사를 받으러 도로교통 안전공단에 들어갔다 불합격 처분을 받았습니다. 차량검사에서 불합격해보기는 처음이라, 웃으며 검사관에게 이유를 물으니 전조등이 아래로 떨어져 있는 전조등 각도 불량이라고 하면서, “야간에 어두워서 운전하시기 힘들지 않았느냐?”고…. 범퍼 교환 시에 램프를 탈착하는데 사고를 친 것이었습니다.

감사의 말이라도 전해야 할 것 같아서 당연히 바로 다음날 또 문제의 공업사에 갔습니다. “정말 고맙다! 내 평생에 내 차가 차량검사에서 불합격해보기는 처음이다. 모두 여러분 덕이다. 잊지 않겠다” 라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운전 중에 차가 자꾸 미끄러지는 듯해서 자비로 휠 얼라인먼트까지 마쳤습니다. 이게 제가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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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설] 개원의들의 딜레마
적자생존 같은 대한민국의 의료환경에서 개원의는 여유있는 삶보다는 생존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 압박감의 첫째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환자의 기대치다. 넘쳐나는 의학정보와 광고로 인해서 의료도 쇼핑의 대상이 되었다. 두 번째는 전면급여화를 내세운 문케어에서 보여지듯이 이번 정부는 의료계의 일반적인 희생을 지금까지보다 더 혹독하게 요구할 것 같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의료의 질을 높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면급여화와 의료의 질 향상이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서는 주체가 되는 의사들의 협조를 구해야 하고,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몇 년 후에 도래한다는 건보공단의 파산을 막아야 한다며 의료계의 희생을 강요해 마련한 건보공단 흑자와 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비용을 마련하겠다니, 그 몇 년이 지나가면, 또 어디서 돈을 끌어다 쓸 것인지 궁금하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나라살림이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니 걱정되는 것이다. 이제 겨우 중진국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의료복지는 선진국을 따라가려니, 가랑이가 찢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금까지와 같이 의료계의 희생을 더 요구하는 사태가 올까 심각하게 두렵다. 더 이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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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필 교수의 NLP 심리상담 - 50
가을의 흔적은 아직도 이곳 저곳에 남아있건만 어느새 차가운 바람은 서둘러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이제 머지 않아 추운 겨울을 준비해야 한다. 군인들은 혹독한 추위를 대비한 병영생활을 준비할 것이고, 관공서에서는 산불이나 폭설을 대비한 월동준비를 할 것이다. 그리고 일반 시민들은 좀 더 두터운 겨울 옷들을 구입하거나 아니면 이전에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추위를 맞이할 것이다. 긴 겨울을 견디기 위해서 가을에 거두어들인 배추나 무로 김치나 깍두기 그리고 동치미를 담았던 조상들의 지혜는 참으로 대단하다. 아무튼 겨울은 다른 어떤 계절보다 준비할 것이 많은 계절인 것 같다. 그만큼 추위라는 것이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사람을 위축시키게 만든다. 그래서 겨울에는 추위를 막아주는 것들이 필요하다. 추위를 막아주는 옷이나 난방시설도 필요하지만 특히 따끈한 음식을 유난히 찾게 되는 계절이 바로 겨울이다. 추운 겨울,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국밥이 생각나고 얼어붙은 손을 녹여주는 따뜻한 하얀 찐빵도 떠오른다. 그 중에서도 하얀 옹심이가 들어간 달콤한 단팥죽이나 호박죽은 겨울의 또 다른 별미다. 지금 세대는 잘 모르겠지만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이전의 시대에 따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