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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강 물길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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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인 원장의 사람 사는 이야기

북한강은 금강산 부근에서 발원한 금강천이 김화에서 금성천과 합친 후 화천군 진입 시점부터 시작된다. 이후 춘천, 가평, 청평을 지나 양평군 양수리에서 남한강과 합류한다. 북한강의 총연장은 371㎞이고 남한 지역만으로는 291.3㎞에 달한다.

우리 자전거팀은 지난달 12일 일요일을 택해 북한강 중 강촌에서 청평까지의 60㎞에 달하는 북한강변을 달릴 계획을 세웠다. 지난번 강촌에서 춘천댐을 돌아 춘천으로 가는 여정을 달린 바 있다. 이제는 남쪽 루트인 강촌에서 청평까지다.

새벽전철에 자전거를 싣고 상봉역에서 친구들을 기다린다. 오전 7시를 앞둔 시각 상봉역 승강장에는 세찬 바람이 몰아친다. 기온이 3℃라 손이 시리다. 라이딩하면서 사진을 찍는 것이 괴로울 것 같다. 손이 곱으면 카메라 잡기가 불편하고, 추운 날씨에는 배터리 소모도 빠르기 때문이다. 다른 자전거팀으로 붐빌 것을 예상해 일찍 출발했지만 날씨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오전 7시경 우리팀이 모두 모였다. 자전거에 미친 사람들, ‘바이콜릭스(Bikeholics)’란 우리팀의 이름같이 친구들 모두 자전거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이기에 추운 날씨, 비 오는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고희(古稀)를 넘은 우리를 보고 정말 미쳤다고 할 것이다. 오전 7시 30분 열차로 강촌에 8시 40분에 도착했다. 역을 나오자 3℃의 날씨와 강풍이 예사롭지 않다. 귀, 코, 손이 시리고, 콧김이 하얗게 뿜어져 나온다.

청명한 하늘엔 새털구름이 높이 흘러가고 주변 산은 온통 운무가 휩싸여 스멀스멀 움직인다. 계관산(665m), 북배산(866m)은 운무에 휩싸여 산봉우리만 외롭고, 북한강은 강 위로 계속 안개만 내뿜는데 이런 신비한 광경 속으로 우리는 페달을 밟는다. 강촌역에서 나와 강촌거리를 지나 강촌천을 따라 북한강 자전거길로 내려선다. 강변 벌판은 갈대만 바람에 이리저리 춤을 추며 우리를 맞이한다. 조금 가니 옛강촌역, 폐역사를 만났다. 역사와 역무원도 뒤안길로 사라졌으나 57년이나 우리와 함께 추억과 낭만을 선사한 역사! 가파른 절벽 아래 위치한 형태로 피암터널이 역구내에 있었다.

낙서와 그래피티(Graffiti) 문화의 요람인 이 터널은 옛 강촌역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조그만 다리를 건너 백양리역 쪽으로 달린다. 북한강은 안개가 피어오르고, 가까운 산들은 하염없이 구름을 토해낸다. 채근담에 이런 싯귀가 생각난다.

簾 龍高敞,看靑山綠水呑吐雲煙,識乾坤之自在이라 했다.
발을 걷고 난간에 기대앉아 푸른 산 솟아있고 푸른 물 흐르는 곳에, 구름과 안개가 출몰하니 그 광경이 자연의 무궁한 조화라고 했다.


아침 일찍이라 강촌과 김유정역 간의 레일바이크를 타는 사람은 없었다. 또 강촌역과 백양리역을 잇는 2.1㎞의 옛 철길을 따라 조성된 북한강 물새길 코스는 삼악산과 북한강이 어우러진 산책로가 있어 경관이 뛰어났다. 백양리역은 높은 철길 위에 외로이 서 있었다. 이 강변벌판은 한동안 이어져, 우리 자전거팀의 마음속에 스산한 가을의 경치를 담아주었다. 멀리 경강교가 보인다. 저 다리를 건너면 가평이겠지.

우리는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손 시려움을 이겨내며 경강교 언덕을 오른다. 경강교에서 본 북한강은 강안개 속에 휩싸였고, 자라섬이 아스라이 보인다. 경강교 넘어 자라섬으로 향했다. 자라섬은 남이섬과 800m 지근거리에 떠있다. 자라섬에 들어서니 드문드문 캠핑을 하는 젊은 가족들이 보였다. 여름이면 이곳은 텐트가 들어차 발 디딜 틈도 없다고 한다. 자라섬을 돌아 이화원으로 향했다. 이화원은 인류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관을 표현한 화(和)를 화두로 화합, 평화, 조화를 추구하는 새로운 형태의 테마공원이다. 우리는 아름다운 이화원을 돌아 남이섬으로 향했다. 남이섬은 남이장군의 가묘가 있어 ‘남이섬’이라 하였다. 사실 남이장군묘는 경기도 비봉면에 있다. 남이섬은 청평댐이 건설되면서 완전한 섬이 되었다. 


우리는 남이섬 선착장을 지나 391번 도로를 따라 북한강 차도를 오른다. 처음 시작되는 오르막. 5~8%의 경사지만 오르내리는 고개가 많아 지치게 된다. 드라이브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도로를 달린다. 조금 오르니 북한강 전망대가 있어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강 위에는 유람선, 거북선이 떠있고 유유자적하는 관광객들이 여유롭다. 다시 고개를 내려와 금대리, 복장리까지는 고개의 연속이고, 강변경치가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언덕길을 수없이 오르내리다 이제 길이 강변에서 산속으로 향한다. 이곳이 유명한 고성리 고개이다. 2㎞, 10% 경사의 오르막. 밖은 쌀쌀한데 옷속은 땀이 빗물같이 흘러내린다. 힘들지만 고개 정상에 오르는 맛으로 고통을 잊는다. 고개 언덕에서 흐르는 땀을 식히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가지고 온 양갱으로 카보로딩을 하였다. 고성리 고개를 내려오는 길에는 ‘쁘띠프랑스’라는 이국적인 팬션이 우리 곁을 스친다. 다시 강변길로 접어들었다. 

이제부터 청평호가 만들어낸, 호반길이다. 그림 같은 팬션들이 호반을 따라 줄지어 나타난다. 호수가 만이 되어 깊숙이 들어온 곳에 옹기종기 식당들이 자리했다. 여기가 호명산 등산로 입구였다. 우리는 호명산 입구 식당에서 가자미 생선구이, 버섯전골로 늦은 점심을 하였다.

만을 돌아 다시 호반길로 나오니 저멀리 청평댐이 아른거린다. 바로 청평호수다! 바다처럼 넓은 호수, 호수 위에는 수상스키가 달린다. 산그림자 드리우고 바람에 찰랑거리는 청평호 멀리 청평댐을 지나면 청평역이 있겠지…. 6시간의 여정이었다. 대원들은 바람처럼 가을의 청평호반을 달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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