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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성 강화 협조한 치과, 수가인상은 최하 '뒤통수'

유형별 가장 낮은 2.0% 제시에 치협 협상단 '결렬 선언'
마경화 단장 “정책적 배려 전무, 보장성 강화 재고 필요”

2019년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협상(수가협상)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김철수)가 8차까지 가는 지난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결렬’을 선언하고 협상장을 나갔다. 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 측이 제시한 인상률과 치협의 마지노선과의 갭은 결국 좁혀지지 않았다.

 

협상 데드라인인 5월 31일 자정을 넘긴 6월 1일 새벽 1시 40분경에야 마지막 협상을 하고 나온 치협 수가협상단장 마경화 부회장은 “공단이 제시한 2.0% 인상안(2.1%와 동일)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상결렬을 선언했다.

 

마경화 부회장은 “7차 협상 말미에 공단 측에서 수치의 변화가 있을 수 있으니 좀 더 기다려 달라는 얘기를 해와 8차 협상까지 들어갔는데, 결국 상상 이하의 수치를 제시 받았다”며 “아무래도 연구용역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간 정부의 보장성 확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치협과 치과계의 노력이 전혀 보상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마 부회장은 “의료물가지수, 진료비 볼륨의 증가, 정책적 배려 등 수가협상에 고려돼야 할 사항 중 ‘볼륨 증가’라는 단 한 가지 요소만 작동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경화 부회장에 따르면 공단 측은 치과에 최초 1.1% 인상률을 제시했다. 마지막 8차 협상에서 2.0%까지 수치를 끌어 올렸지만, 치협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지난해 협상에서 올해 환산지수 인상률 2.7%를 받아들였던 치협 입장에서는 거의 1%에 가까운 인하폭을 감내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치협 협상단은 올해 마지노선을 3%때 초반으로 잡고 협상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경화 부회장은 “협상을 거듭할 때마다 수치는 0.1%씩 움직였다”며 “이렇게 수치의 변동이 없었던 때가 있었는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치과는 최소한 3% 초반 대가 아니면 협상을 받아들일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의 보장성 확대 정책에 치과는 어느 의료단체보다 적극적으로 협조해 왔고, 그 결과 치과 전체 진료비 볼륨이 증가했는데, 이는 결국 수가 보상에 악영향을 주는 결과를 낳았다. 이 상태라면 치과 보장성 확대 정책 자체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의원과 치과는 결렬, 한방 3.0%, 병원 2.1%, 약국 3.1% 체결 

이번 수가협상에서 대한의사협회 또한 결렬을 선언했다. 의협이 공단 측으로부터 제시 받은 인상률은 2.8%(2.7%와 동일)였다.

 

의협 수가협상단장인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의료계에 적정한 보험수가 보장’이라는 자막이 적힌 문재인 대통령의 보장성 강화정책 발표 당시 뉴스 사진을 들고 “공단과 복지부가 대통령의 뜻을 어기는 것인지, 대통령이 국민과 의료계를 우롱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여기에 대해 의협은 공식성명을 내겠다”고 격앙된 표정으로 협상장을 빠져나갔다. 의협은 6차 협상 끝에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반해 이번 수가협상에서 조산원을 제외하고, 첫 번째로 도장을 찍은 단체는 대한한의사협회였다. 한의협 협상단 측은 7차 협상에서 도장을 찍기 전까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7차 협상을 하고 건물을 빠져나가면서 협상이 타결됐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말로 인상률을 밝히지 않았다. 한의협은 지난해 협상에서 2.9% 인상률에 도장을 찍었고, 올해는 3.0% 인상률을 받아들였다.

 

올해 수가협상에서 조산원을 제외한 가장 높은 인상률을 받아낸 단체는 대한약사회다. 약국의 경우 내년도 환산지수가 3.1% 인상된다.
 


병원, 6년 만에 2%대 인상, 문케어 영향 클 듯
이번 협상에서 가장 큰 선물을 받은 단체는 대한병원협회다. 내년도 병원의 환산지수 인상률은 2.1%로, 지난 2013년 2.2% 증가 이후 6년 만에 2%대 인상률이 정해진 것이다.

 

병원의 이번 인상률은 치협의 가장 낮은 인상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병원의 유형별 점유율은 타 유형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인데, 치협의 2017년 진료비 증가율이 병원보다 높았던 부분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보장성 확대에 기여한 치협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배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정책이 병원의 환산지수 인상률에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공단의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 대목이다.

 

모든 유형에 대한 수가협상을 마치고 브리핑에 나선 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치과 환산지수 인상률에 실망감을 넘어 참담함을 표한 치협에 대해 “치협이 보장성 강화에 가장 앞장서 있다는 점에 대해 정부는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공단 입장에서는 수가협상에 있어 연구결과에 따라 등위와 격차가 정해지기 때문에 치협이 원하는 수치에 도달하지 못하게 된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환산지수는 매년 계약되는 단가를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장성 강화와 수가협상을 연계하는 것은 어렵다”며 “다만 앞으로 보장성 강화 과정에서 급여화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정수가가 반영될 수 있도록 공단도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렬을 선언한 치협 마경화 부회장이 앞서 밝힌 바대로 치과는 보장성 강화로 인한 전체 진료비 볼륨의 증가라는 불리한 요인만 작용했을 뿐, 정책적 배려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공단 측이 시인한 격이다.

 

반면 병원의 2.1% 인상률 요인을 묻는 질문에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병원의 환산지수 2.1% 인상률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병협 측에서) 비급여의 급여화 뿐만 아니라 소요재정 등 여러 입장 표명을 이를 가입자 측에 설명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치협에 대해서는 보장성 강화와 수가협상은 별개라 해명하고, 병협에 대해서는 문재인케어 즉,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정책기조가 반영됐다는 모순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치과계 내부적으로도 향후 큰 논란이 예상된다. 마경화 부회장은 “정부정책에 발맞춰 보장성 강화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대처한 치과에 대해 어떠한 정책적 배려도 없었다”며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른 치과계의 입장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할지도 모를 상황에 처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신종학 기자/sjh@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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