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즐거운 치과생활

한계에 도전한다

URL복사

치과의사 아이언맨 박중희

Triathlon
철인 3종 경기



트라이애슬론 또는 철인삼종경기는 일반적으로 세 종목의 스포츠를 함께 하는 경기를 말하며, 보통은 수영과 사이클, 달리기로 이루어진다. 세 가지 종목을 완주하는 시간 경쟁 스포츠로, 이 시간 내에는 각 종목 간의 변경시간 ‘바꿈’도 포함되어 있다. 인간 체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경기로 바다수영, 사이클, 마라톤 등 3개 대회 풀코스를 쉬지 않고 이어서 하는 것이 매력 포인트다. 이 철인삼종경기에 푹 빠져 어느새 아이언맨 코스까지 완주한 이야기를 시작해본다.

“시작은 2013년부터였죠. 그때부터 맘먹고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이 그렇듯이 처음 치과를 개원해서 몇 년 간은 개원준비에 새롭게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얻는 등 수많은 이슈들로 시간가는 것도 몰랐을 정도다. 군의관을 마칠 때쯤 결혼해서 개원준비를 하고 아이가 생기고, 개원한 치과에서는 나름대로 열심히 세미나도 참석하고 환자 진료하면서 병원과 가정을 가꾸어 간다는 재미가 더 많았던 시기였다. 물론 재미만이 전부는 아니었겠지... 그렇게 5, 6년이 지나면서 조금씩 반복적인 일상에 갑갑함을 느끼게 되었고,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구인난이나 환자와의 트러블 등으로 심신이 지쳐가기 시작했다. 게다가 대내외적으로 힘든 일들이 겹치면서 자신의 의지로 해결할 수 없겠다 싶은 생각마저 들 때였다. 문득 2002년 모교에서 레지던트 시절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도전한 것이 떠올랐다. 몸이 힘들어지면 잡념이 사라지는 게 당연지사. 

당시 젊은 혈기 하나만 믿고 두 달 정도 준비해서 참가했었는데, 정말 아무런 생각 없이 5시간 가까이 달려서 간신히 완주를 했었다. 그 대회가 첫 공식 마라톤 경기였다. 인턴후배들이 꼭 완주하라고 전날 초콜릿도 사주면서 완주를 기원해 줬는데... 지금도 경기하는 중에 포기하고 싶을 때 가끔 그때를 떠올린다. 마라톤 첫 경기 이후 트라이애슬론 경기(올림픽 코스: 수영 1.5km, 사이클 40km, 런 10km)에 관한 기사를 접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길지 않고 어렵지 않아 보였다. 제한시간도 3시간 30분이면, ‘마라톤도 뛰어봤는데 이정도야’하는 생각? 수영은 솔직히 걱정이 되었다. 예전부터 조금씩 해오긴 했지만 오픈워터(수영장이 아닌 강이나 바다) 수영은 처음이라, 일단 한강에서 열리는 아쿠아슬론(수영 + 달리기) 경기에 참가했다. 물위에 동동 떠있는 부표를 돌아와야 하는데, 많은 인원이 함께 출발하다 보니 서로 누르고 발잡고... 물이 탁해서 앞도 안보이고 호흡은 흐트러지고, 게다가 앞사람 발에 한대 퍽 맞으니... 정말 이러다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 
 

물에 떠있는 줄을 잡고 쉬고, 조금 가다 또 쉬고, 사람들 다 보낸 다음에 간신히 나올 수 있었다. 지금에야 그때 이야기를 편하게 하지만, 처음 닥치는 상황에 많이 당황했었다. 물에 빠져도 정신만 차리면 되는데,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이후 꾸준히 경험을 키워 1년 후에는 같은 대회에 참가해서 입상도 했다. 지금은 좀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바다에서 수영할 때면 여전히 긴장을 많이 한다. 그게 시작이었고, 사실 거기에서 끝냈어야 했는데 결국 아이언맨(수영 3.8km, 사이클 180km, 런 42.2km)까지 오게 되어버렸다. 

“속초와 구례는 잊을 수 없죠.” 
아는 형님들과 함께 작은 음악밴드 활동을 하던 어느 날 속초에서 열리는 트라이애슬론 경기에 참가하게 되었고 밴드 멤버들이 호기심 반 응원 반으로 플랜카드까지 만들어서 단체 응원을 왔었다. 멤버들의 응원 덕분이었을까? 첫 출전치고는 기록도 좋았다. 수영하면서 들이마신 속초 바닷물과 차가운 물살의 느낌이 아직까지 생생한 나의 첫 트라이애슬론 입문 대회였다. 구례에서 하는 아이언맨 대회는 가족들과 함께 갔다. 첫 대회이다보니 긴장감과 걱정이 컸던 탓에 전날 잠도 잘 못 잔 상태로 경기 당일 긴장 반 설렘 반으로 혼자 셔틀에 올라타고 경기장으로 출발했다. 아이언맨 대회는 17시간이 제한 시간이다. 아침 7시에 출발하면서 저녁 9시 뉴스 끝나기 전에만 들어오자고 생각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1시간 반 가까이 수영하고 나오니까 아이들이 보였다. 대부분 지방에서 주로 열리는 삼종 경기의 특성상 별일 없으면 전날 가족들이랑 함께 움직인다. 평소에는 같이 와도 쿨쿨 자다가 결승선에서만 봐도 다행인데, 그날은 이른 시간에 아이들이 세수도 안하고 와서 응원하고 있던 기억이 각별하다. 갑자기 진짜 아이언맨이 된 것처럼 힘이 쑥쑥! 14시간 동안 결승선만 생각하고 달렸다. 물론 결승선에서 만난 가족들의 환한 웃음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뤄내는 성취감이 철인삼종경기의 매력이죠.”

철인삼종경기를 개최하려면 그 지역의 경찰, 공무원, 주민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그 덕에 안전하게 강이나 바다에서 수영하고, 자동차가 다니는 반듯한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양옆으로 늘어선 가족들의 화이팅을 받으며 달릴 수 있다. 그리고 결승선 테이프를 끊을 때의 기쁨은 말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무언가를 하나 해냈구나하는 성취감은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또 열심히 노력해왔음에 대한 일종의 보상심리라고 볼 수 있다. 철인삼종경기를 준비하는 마음 자체가 생활하면서 나쁜 습관들을 지적해주는 코치가 될 수도 있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이 이 스포츠는 참 정직하다. 경기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경기 전 모임도 많고 회식자리로 인해서 준비가 부족하면 아무리 짧은 코스여도 레이스 내내 후회하면서 힘들기만 하고, 때로는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생각지 못한 여유 시간이 생기면 조깅을 한다던지 자전거를 타면서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TV 앞에서 치맥을 즐기는 시간이 좀 줄었다고 할까? 
 

“도전하고 싶다면 철저한 준비 과정과 계획을 세워야 해요.” 
 
전세계 철인들중에서 상위권 선수들이 각국의 대회중에 입상을 하게 되면 참여할 수 있는 대회가 있다.
매년 전세계 철인 만명 정도가 하와이 코나에 모여서 경기를 하는 정말 꿈의 대회다. 여기에 참가해보고 싶긴 하지만 현재의 실력으로는 터무니없다 생각한다. 그래서 계속 운동하면서 도전하고자 한다. 연초가 되면 한 해의 경기 스케줄이 나온다. 보통 철인삼종경기는 4월에서 10월까지 다양한 대회가 열리는데, 초반에는 짧은 코스로 시작해서 9월이나 10월 아이언맨 코스로 마무리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잡는다. 중간중간 마라톤 대회도 나가고 자전거 대회도 나가고...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보통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 새벽에 운동한다. 평소에 주중 3~4번 새벽수영을 다니고, 2~3번 자전거를 탄다. 퇴근길에 별일 없으면 집까지 뛰어오기도 한다. 운동하려는 마음이 있으면 승용차를 멀리 해야한다고 생각해서, 출퇴근은 거의 자전거나 러닝으로 하는 편이다. 경기가 가까워지면 더욱더 금주하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제일 어렵다. 아직은 운동보다 사람들이 더 좋은 것 같다. 
 

Challenge the limit, Iron Dentist 

“철인삼종경기를 준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삼종경기 한다고 하면 다들 강철 체력에 밤새 회식자리에서 술을 마시고도 다음 날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고, 거친 파도에도 망망대해 무인도까지 헤엄쳐 갈 수 있는 사람 같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고, 수영, 자전거, 마라톤 각 종목별로 따로따로 하면 할 만한데 합쳐 놓으니까 부담되어 보이는 것뿐이다. 근데 막상 해보면 훨씬 더 다이나믹하고 즐거운 스포츠다. 철인삼종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운동하려는 의지와 평소의 체력적인 부분이 물론 제일 중요하다. 다치지 않고 조금 편하게 경기하기 위해서 달리는 주법이나 자전거를 타는 자세, 오픈 워터에서하는 수영요령 등에 대한 것들은 잘 알아두어야 하는데, 가장 쉬운 방법이 지역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이다. 요즘은 지역 중심의 철인 클럽이나 동호회가 많고, 인터넷으로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대한철인3종협회(www. triathlon.or.kr), 아이언(http://asia.ironman.com), 네이버카페(http://cafe. naver.com/ktriathlonservice) 등등. 

주변에서는 다들 대단하다고 하면서도 조심해서 하라고들 이야기한다. 사실 경기결과기록에 신경쓰게 되면 무리해서 부상을 입게 되거나 갑자기 몸에 큰 무리가 올 수도 있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이 운동에 빠진 이유는 어찌보면 단순하다. 완주 목표로 평소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다. 주변에 의외로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우스갯소리마냥 “철인삼종경기 첫 번째 참가비는 지원해 드릴게요~ 시작하세요”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왜 막상 하는 사람은 아직 없는지?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철인삼종경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제일 먼저 가까운 수영장으로 달려가 새벽반 첫 타임으로 등록하길 권한다. 어느새 ‘오늘 하루도 잘 시작하고 있구나~ 오늘 하루도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하는 긍정의 힘을 얻게 될테니까 말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재테크

더보기

미국증시 조정과 연준의 첫 번째 금리인하

조정받기 시작한 미국증시 3월말에 고점을 만든 미국증시는 4월 1일부터 3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주에는 50일 이평선을 하회하며 하루도 반등 못하고 매일 하락해서 미국주식 투자자들의 근심이 높아졌다. 다행히 이번 주는 20주 이평선 부근에서 반등에 성공해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지난 3월 14일에 기고한 칼럼에서 첫 번째 금리인하 시점이 6월이라 가정했을 때 4월 전후 주식시장 조정 가능성에 대해 미리 다뤄봤다. 기준금리 사이클 상으로 첫 번째 금리인하 전후에 미국 주식시장의 조정 및 횡보구간이 나오게 되는데, 마침 3월 FOMC를 앞두고 그동안 강세장을 이끌어왔던 AI 대표 주식 엔비디아가 주당 $1,000을 앞둔 상황에서 큰 변동성을 보였다. 당시 S&P500 공포탐욕 지수도 극도의 탐욕에서 벗어나서 추세를 벗어나 점차적으로 하락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의 단기 고점 가능성에 대해서 2주 전에 유튜브 영상을 통해 추가로 분석한 적이 있다. 필자는 대중의 심리 지표를 활용해 시장의 변곡점의 경로를 예상하는데, 공포탐욕 지수의 추세와 put-call 옵션 비율, 기관투자자들의 매수-매도, 거래량, 차트 분석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해 금리 사이클과 비교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