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건강이 나쁘면 혈압약 효과가 떨어진다는 흥미로운 연구가 발표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구강 상태가 건강한 고혈압 환자들은 치주염 등 치주질환을 앓는 고혈압 환자보다 혈압이 낮고, 고혈압 치료제의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치주질환을 가진 고혈압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안정적인 혈압 범위에 도달하는 확률이 20% 낮았다.
이탈리아 L’Aquila 대학 연구팀은 구강 건강의 악화가 혈압약 효과를 떨어트린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달 22일 미국심장협회가 발간하는 Hyper- tension에 발표했다. L’Aquila 대학 연구팀은 고혈압 환자 3,600명 이상의 의료기록과 치과 검진 기록을 분석했다. 연구결과 치주염이 있는 환자의 수축기 혈압(systolic pressure)은 구강이 건강한 사람보다 평균 3㎜Hg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3㎜Hg 차이는 적어보일 수 있지만 소금 섭취량을 하루에 6g(소금 한 티스푼 또는 나트륨 2.4g) 줄여야 낮출 수 있는 혈압과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고혈압 치료를 받지 않는 고혈압 환자에서는 치주질환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혈압 차이가 최대 7㎜Hg로 더 컸다.
고혈압약을 복용했을 때 격차는 3㎜Hg까지 줄었으나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다. 이는 치주질환이 고혈압 치료제의 효과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