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내수부진과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를 위해 카드수수료 인하 방침을 밝힘에 따라 치과의원 및 중소 치과병원들이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더불어민주당과 당정협의를 거쳐 확정한 ‘카드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그간 매출액 ‘5억원 이하’ 신용카드 가맹점에만 적용되던 카드우대수수료율 적용구간이 ‘30억원 이하’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전체 가맹점 269만개의 93%에 해당하는 매출액 30억원 이하 250만개 가맹점이 우대수수료율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신용카드의 경우 연매출 5~10억원 및 10~30억원 구간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은 각각 약 0.65% 포인트(약 2.05% → 1.4%) 및 약 0.61% 포인트(약 2.21% → 1.6%)로 인하된다. 체크카드의 경우 연매출 5~10억원 및 10~30억원 구간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은 각각 약 0.46% 포인트(약 1.56% → 1.1%) 및 약 0.28% 포인트(약 1.58% → 1.3%) 인하된다.
국세청이 밝힌 ‘2017년 의료업 수입금액’에 따르면 치과의원의 연매출 평균은 5억7,200만원인 만큼, 상당수의 치과의원이 이번 카드수수료 인하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매출 3억원 이하의 가맹점과 3억원에서 5억원 사이 가맹점의 신용카드(0.8%, 1.3%)와 체크카드(0.5%, 1.0%) 수수료율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이번 카드수수료 인하로 치과계를 비롯한 의료계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는 지난 8월 22일 발표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을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카드수수료를 낮춘 반면, 반대급부로 치과를 비롯한 일반 가맹점의 카드수수료가 일시적으로 인상해 적지 않은 반발을 산 바 있다. 실제로 당시만 하더라도 개원가에서는 카드사별로 최소 0.02%에서 최대 0.22%까지 수수료를 인상하겠다는 통지가 도착했었고, 의료계에서는 의료기관도 지원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한 개원의는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상 공공부문보다는 민간에 크게 의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보다는 오히려 건강보험이라는 제도 하에 원가 이하의 수가를 강요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발표된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는 조금이나마 의료기관 경영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외에도 정부는 마케팅비용 산정방식 개선을 통한 수수료율 역진성(매출이 높은 사업체보다 낮은 사업체로부터 더 많은 수수료를 거두는 것)을 시정하기 위해 500억원 이하 일반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도 2% 이내로 인하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마케팅비용 하락 효과를 반영해 연매출 100억원 이하 가맹점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약 0.3% 포인트 인하(평균 2.2%→ 평균 1.9%)를 유도하고, 연매출 100~500억원 가맹점도 약 0.22% 포인트 인하(평균 2.17%→ 평균 1.95%) 유도를 골자로 한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