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이하 광중합형 복합레진에 대한 건강보험급여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수가는 진찰료 포함 8만원에서 9만원선으로 확정됐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는 지난달 29일 2018년도 제20차 회의를 열고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 점수 개정(안)에 대한 의결을 진행했다.
회의결과 초미의 관심이 모아진 12세 이하 광중합형 복합레진 급여 총진료비는 치과의원을 기준으로 △초진진찰료 △X-ray(치근단) △침윤마취 △러버댐장착 △즉일충전처치 △충전물연마 △약제 및 재료비용 등을 포함한 경우 △1면 8만원 △2면 8만5,000원 △3면이상 9만원선 등으로 결정됐다. 또한 1면에 전달마취, 파노라마 일반을 시행한 경우에는 최대 9만2,000원선까지 책정이 가능하다.
급여대상은 12세 이하 모든 영구치로 치아우식증에 한한다. 본인부담금은 의원급 기준 30%로, 치아 1개당 2만5,000원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치료기간은 현재까지 정해지지 않았으며, 건정심에 따르면 급여적용 후 6개월간 소용재정 대비 지출규모 및 실태를 조사하고, 청구경향 등을 모니터링 해 필요 시 수가를 재논의할 수 있고, 효과성 등 평가를 실시해 연령 확대도 추가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측은 “그간 의료기관마다 제각각이던 광중합형 복합레진 치료비용이 표준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어린이 초기 충치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향후 심각한 치아질환으로의 이행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김철수) 측은 건정심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대한민국 미래 아동 구강건강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의 결단”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 5월 치협은 건보공단과 2019년도 요양급여비용(수가) 계약과정에서 ‘협상결렬’을 선언한 바 있다. 공단은 치과의 진료량이 늘었다는 이유만으로 최저수준의 수치를 제시했기 때문. 이에 치협은 수가체결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판단하고, 광중합 복합레진 급여화 실무협의체에 그간 불참해 왔다.
치협 측은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치협은 국민의 입장에서 불필요한 혼란을 피하기 위해 그동안 치과계 내부적으로 광중합 복합레진 TF를 구성해 광중합형 복합레진 충전 급여화에 대한 치과계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합리적인 제도가 완성되도록 노력을 다해 왔다”고 밝혔다.
치협이 지난 4월 조사한 광중합형 복합레진 충전 관행수가는 평균 9만7,000원이며, 최빈값은 10만원으로 조사됐다. 치협은 적정수가 보상에 대한 정부의 약속,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 낮은 원가보전률 등을 이유로 관행수가의 최빈값 10만원 반영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심평원의 광중합형 레진 비급여 진료비용의 관행수가 조사 결과 7만원이 도출됐고, 지난 4월 건보공단이 2017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결과 관행수가는 7만9,000원으로 조사돼 복지부는 애초 1면에 5만6,000원을 주장했고, 마지막까지 7만원선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협 측은 “치과계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 수치만으로 수가를 결정하려는 정부의 협상에 안타까움이 있지만 우리의 미래인 아동들의 구강건강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비급여항목을 급여화하는 격렬한 논의 과정은 여러 경우의 수가 존재하기 마련이어서 급여전환 이후 6개월간 소요재정 대비 지출규모, 실태조사, 청구경향 등을 모니터닝해 필요 시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2세 이하 광중합형 복합레진 급여화는 이미 지난 정부 때부터 추진됐던 소위 ‘14-18’ 보장성확대정책에 포함돼 있었다. 치과계 내부에서는 일부 급여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 것이 사실이지만, 개원가의 진료비 경쟁심화 등을 고려했을 때 적정수가가 책정된다면 급여화가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입장도 있었다.
따라서 초미의 관심은 ‘수가’로, 이번 결과에 대해 일각에서는 “진찰료나 방사선촬영 행위료 등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6만원으로 책정된 것 아닌가?”라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 서울시치과의사회 강호덕 보험이사는 “기존 광중합형 복합레진 비급여 관행수가에는 이미 진찰료와 침윤마취, 엑스레이 등 각각의 행위료가 포함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그리 실망스러울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모 지부 관계자는 “광중합형 복합레진 수가는 치과마다 천차만별이어서 회원 사정에 따라 이번 결과에 대해 실망과 안도감이 교차하는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애초 복지부가 내놓은 5만원이나 마지막 7만원선을 넘겼고, 파노라마나 전달마취 등 수가가 인정된 점에서는 치과계 현실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내년 1월부터 급여화가 시행된 후 6개월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특히 복지부가 향후 청구경향 등을 모니터링 한다는 것은 과도한 청구경향이 나타날지 그 여부를 감시하겠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새롭게 급여항목에 진입해 광중합레진에 대한 관계기관의 집중적인 모니터링이 예상되는 만큼 적절한 치료와 청구가 매우 중요하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신종학 기자 sjh@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