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한치과병원협회(회장 허성주·이하 치병협)가 진행하고 있는 통합치의학과 임상실무교육이 이번에는 수강신청을 해놓고 수강하지 않는 ‘노쇼(No-Show)’로 골치를 앓고 있다. 노쇼를 방지하기 위해 패널티를 부여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김철수·이하 치협)의 불허로 이마저도 무산됐다. 오는 6월로 예정된 전문의시험이 치러지기까지 노쇼 등을 감안해 임상실무교육을 대폭 늘리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치병협은 지난 21일 제20차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통합치의학과 임상실무교육 진행상황을 보고했다. 이날 보고된 통합치의학과 임상실무교육 경과에 따르면, 치병협은 시행당시의 참여자 2,500명을 감안한 임상실무교육 진행계획을 수립했다. 1인당 30시간씩 총 7만5,000시간에 달하는 교육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 통합치의학과 임상실무교육 참여자는 3,500명으로 초기보다 1,000명, 그리고 최근까지 치과계 언론을 통해 알려진 3,300명보다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500명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필요한 임상실무교육은 10만5,000시간. 교육예산 협의 및 실습 재료비 수납 등의 문제로 당초 계획보다 늦은 지난해 9월과 10월 7,930시간을 소화하며 임상실무교육에 들어간 치병협은 △지난해 11월 8,396시간 △12월 1만1,444시간 △올해 1월 1만6,024시간 △2월 3만500시간 등으로 교육을 점차 늘려왔다. 이렇게 지난달까지 진행된 통합치의학과 임상실무교육은 총 7만4,294시간으로 10만5,000시간의 70.76%를 소화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노쇼와 자율선택교육 등을 고려하면 실제 임상실무교육 이수율은 이보다 더 낮아질 전망이다. 치병협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진행된 임상실무교육의 노쇼는 약 10%에 달한다. 여기에 8%로 집계된 자율선택교육의 비중도 고려해야 한다. 통합치의학과 경과조치교육 300시간은 △오프라인교육 20% △온라인교육 30% △임상실무교육 10% △자율선택교육 40%로 구성돼 있는데, 경과조치 참여자 중 일부가 자율선택교육으로 임상실무교육을 택하면서, 그만큼 임상실무교육을 더욱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약 10%에 이르는 노쇼와 8%의 자율선택교육 비중 등을 감안하면 지난달까지 진행된 70%의 임상실무교육의 실질적 이수율은 52%로 대폭 낮아진다. 시간으로 따지면 약 7만4,000시간의 임상실무교육이 개설돼 5만5,000여 시간만 이수를 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치병협은 노쇼 방지를 위한 패널티 부여를 고려했으나, 치협의 반대로 현재는 수요보다 훨씬 많은 임상실무교육을 개설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 개원의는 “임상실무교육 시행초기 강연부족과 과도한 지역적 편중으로 인해 일단 수강신청만 성공하고 보자는 사람들이 대거 몰리면서 노쇼는 어찌 보면 예견된 일이었을지 모른다”면서도 “만약 개인적 사정으로 교육을 수강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교육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을 감안해 사전에 신청을 취소하는 등 보다 성숙한 태도를 보여줬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치병협, 임상실무교육 차질 없도록 만전
노쇼와 자율선택교육이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마주한 치병협은 통합치의학과 전문의시험 한 달 전인 5월 중순까지 최대한 많은 임상실무교육을 개설한다는 방침이다.
우선적으로 치병협은 3월과 4월 각각 3만 시간씩 총 6만 시간의 임상실무교육을 진행한다. 이는 3만500시간의 교육이 진행된 지난달과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현재 치병협이 소화할 수 있는 최대치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교육에도 임상실무교육을 이수하지 못해 전문의시험에 응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문의시험 한 달 전인 5월 중순까지 1만5,000시간을 추가로 편성할 예정이다. 남아 있는 3개월간 총 7만5,000시간이 진행되는 셈이다.
지난달까지 진행된 7만4,294시간의 교육과 앞으로 시행될 7만5,000시간을 모두 합치면, 수요로 예측된 임상실무교육인 10만5,000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약 15만 시간이 된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간 노쇼 10%와 자율선택교육 8%가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남은 3개월간 발생할 노쇼와 자율선택교육까지도 모두 수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병협 허성주 회장은 “노쇼와 자율선택교육 등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임상실무교육을 대폭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통합치의학과 임상실무교육은 치과계 발전을 위해 반드시 지속돼야 할 사업이다. 임상실무교육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치병협 총회에서는 허성주 회장의 연임이 결정됐다. 아직 매듭짓지 못한 통합치의학과 임상실무교육과 치과감염예방관리 등 산적한 현안을 마무리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