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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헌소 최종판결 임박, 논란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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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박인숙 의원 ‘낙태죄’ 대안마련 토론회

헌법재판소의 '2017헌바127' 위헌소원 최종 판결이 임박한 가운데, 더욱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낙태죄’ 문제에 대한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박인숙 의원(자유한국당)이 주최하고, 성산생명윤리연구소(소장 이명진)와 생명운동연합이 공동주관한 ‘낙태죄 대안마련, 무엇이 쟁점인가?’ 토론회가 지난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는 낙태죄에 대한 찬반을 논하는 자리가 아닌, 낙태죄 합헌, 그리고 생명윤리 차원에서 낙태 행위 자체를 반대하는 측의 주장만이 다뤄진 캠페인성 토론회로 일관됐다.


박인숙 의원은 “이번 토론회는 낙태죄 폐지에 대한 견해를 나누고,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권리, 이 두 가지 소중한 가치를 어떻게 함께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며 “아무쪼록 토론회가 태아의 소중한 생명권과 여성이 누려야할 당연한 권리를 함께 지키는 균형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바람직하고 합리적인 논의가 이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생명윤리연구소 이명진 소장을 좌장으로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함수연 회장(낙태반대운동연합)과 김길수 사무총장(생명운동연합) 그리고 배인구 변호사(법무법인로고스) 등이 주제발표에 나섰다. 발제자들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보다 우위에 설 수 없다는 생명윤리 차원에서 낙태에 반대하고, 고로 낙태죄는 존속해야 한다는 일관된 논리를 펼쳤다.


특히, 낙태죄 관련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배인구 변호사의 주제발표가 주목됐다. 배 변호사는 독일의 1, 2차에 걸친 연방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예로 들었다. 지난 1992년 독일 통일 이후 낙태 관련 규정이 마련됐는데, 임부가 수태 후 12주 이내에 법률이 정하는 상담소에서 상담을 거쳤다는 증명서를 의사에게 제출한 후 임부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낙태는 위법하지 않다고 규정했다.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이 규정에 대해 위헌을 판시하면서, 경과규정에서 상담에 관한 엄격하고 명확한 요건을 제시했다. 낙태 희망일 3일 전 상담 의무, 상담기관의 분만 설득 의무, 상담기관의 설립허가제도 및 상담기록과 연례적인 보고서 제출 의무, 낙태시술의료기관과 상담기관의 분리 원칙 등을 담은 것이다.


배인구 변호사는 “독일 형법규정과 연방헌법재판소의 입장은 일정한 상담을 거친 후 이뤄진 낙태가 처벌되지 않는다는 것은 동일하다. 하지만 문제가 된 형법규정은 일정한 상담을 거친 후의 낙태는 그 자체가 위법하지 않은 반면, 연방헌법재판소의 입장은 상담요건이 보다 명확하고 엄격해졌다는 점과 그러한 상담을 거친 낙태라 하더라도 역시 위법하고, 다만 처벌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구별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배 변호사는 “낙태는 무조건 처벌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며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하며, 그 연장선상에서 헌법의 범위 내에서 일정한 경우 낙태가 허용되는 데 동의 한다”고 밝히면서도, 임신중단 시술병원과 임신중단에 관한 자료의 국가관리, 상당기관과 임신중단결정기관의 분리, 익명출산을 위한 지원을 포함해 임부에 대한 경제적 정신적 지원책 필요 등을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하고, 좌장을 맡은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이명진 소장은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낙태죄 조항이 위헌이라는 취지의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는데, 약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지키는 기관이 약자 중에서도 약자인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지 않겠다는 이율배반적인 주장을 펼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제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약한 약자인 태아의 생명의 희생시키면서 행복을 찾을 것인지, 아니면 생명을 살리면서 다 함께 행복을 찾아가는 선택을 할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학 기자/sjh@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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