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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기획] 원내생 진료 경험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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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음 주면 3기 학생기자의 신분은 끝이 난다. 어느덧 원내생 생활 또한 두 달 남짓 남았다. 학생기자로서의 마무리를 나의 원내생 진료 이야기로 해볼까 한다.

 

3학년 1학기 원 턴을 무사히 마친 뒤, 기말고사와 일주일간의 구라봉사회 하계 진료에 다녀오고 나서 약 한 달이 지난 2018년 8월 3일이 되어서야 나의 진료를 개시할 수 있었다.

 

첫 환자는 막내 동생이었다. 치대에 막 입학했을 때부터 무조건 형의 시범케이스가 되어야 한다고 꾸준히 세뇌시켰고, 착하게도 나의 첫 스케일링과 Cl.I 레진수복 환자가 되어 주었다. 첫 방문 때는 두 시간 동안 낑낑거리며 핸드 큐렛으로 스케일링을 해주었다. 레진 수복치료를 할 때는 더 큰 부담감이 있었다. 분명 실습 때는 자신 있게 와동을 팠지만, 막상 러버댐을 끼고 내 동생의 치아를 삭제하려니, 쉽사리 진행할 수가 없었다. ‘내가 잘못해서 내 동생의 어금니를 망치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에 떨려서 진료의 거의 모든 부분을 외래교수님이 도와주셨다.

 

첫 진료는 무사히 마쳤지만, 원내생 진료센터에 환자가 없어서 고생한다는 것을 선배들에게 익히 들어 왔었다. 원내생 신분에 진입한 대다수 선배들의 카톡 상태 메시지는 원내생 진료를 알리는 내용이었다(현재 나의

메시지 또한 유사한 내용이다). 일단 환자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아서, 이런저런 이유들로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선후배들에게 연락을 돌려 스케일링도 해주고, 나가서 식사하고 커피를 마시며 오랜만에 얼굴 보며 얘기를 나누는 전략을 취했다. 학창시절 제일 친했던 친구들은 거의 다 왔다. 가족, 친지들에게도 연락을 돌렸고, 병원에서 인계받은 환자들에게도 최선을 다했다.

 

오랫동안 치주적인 정기점검만 받아왔던 환자분들이 나에게는 다른 치료를 받으신 분들도 몇 분 계셨고, 나의 치료가 마음에 들어 배우자분도 데려오셔서 새롭게 치료를 진행해 드린 경우도 있었다. 연신 고마워하며 음료수를 사주신 할머니 환자분도 계셨다. 처음에는 스케일링 위주였지만 점차 여러 진료를 해볼 수 있었다. 보람과 함께 흥미를 붙여 열심히 하다 보니 감사하게도 현재까지는 학교에서 제일 진료를 많이 보는 학생이 되어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보아온 환자의 통계는 다음과 같다.
총 인원 : 62명(가족 및 친척: 19명, 지인: 31명, 선배 인계환자: 9명, 치주과 assign 등 기타 환자: 3명)
전체 환자의 평균 재방문 횟수는 2.08회. 세부적으로 나누어 보면, 가족의 경우 2.78회, 병원 인계환자는 2.41회, 지인은 1.5회 순이었다. 시행한 진료는 치주치료 98회, 레진치료 25회, 신경치료 3회, 발치 4회, 크라운 1회, 소아치과 진료 2회(발치 후 B&L)다.

 

선배들에게 들었던 인상깊었던 말이 있다. “한 명의 치과의사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이 말을 방증하듯, 첫 진료환자는 위에 언급한 막내 동생이었고, 최다 내원 환자는 나의 어머니로, 기록을 정리해보니 총 13회나 방문해주셨다. 치주치료, 레진 수복치료, 크라운 등 해드릴 수 있는 치료들을 정성을 다해 해드렸다. 아들한테 진료받는다고 허리도 안 좋으신 분이 2시간씩 체어에 앉아서 고생을 감내하셨다. 그럼에도 어머니께서는 평소에는 치과를 잘 안 가게 되는데, 아들이 치과를 전공하니 마음이 너무 편하다고 하신다.

 

만약 내가 환자를 구하지 않고, 병원이 지정해준 대로만 진료했다면, 스케일링 9번이 전부였을 것이다. General dentist가 되기 위해선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원내생들이 구할 수 있는 환자는 극히 적다. 가족이 적거나, 유학생이거나,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들은 최소한의 케이스를 채우기 위한 환자 구하기조차 어렵다. 이는 전국 치대생들의 공통된 사항일 것이다. 실제로 학부 동문 중 한 명은 경남 쪽 치대에 진학한 동문 선배의 케이스를 채워주기 위해 서울에서 두 번이나 기차를 타고 다녀왔다고 한다. 나 또한 쉽지 않았다. 내가 데려온 지인의 상당수가 대부분 젊고, 구강에 큰 문제가 없다 보니, 어렵게 데려와도 치료는 스케일링 한 번이면 충분했다. 각자의 동네에도 훌륭한 치과들이 많은 터라 굳이 서울까지 오라고 하기 미안해 더 부를 수가 없었다. 친구들은 회사에 다니다 보니 연차를 내고 겨우 와준 경우가 많아 더더욱 다시 또 오라고 할 수가 없었다. 신경치료를 나에게 받은 고등학교 친구는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사무관인데, 두 번이나 연차를 내고 나에게 치료를 받으러 왔다. 고시 공부할 때 고시촌에 가서 고기도 사주고 격려와 응원을 해주었던 덕에 아마도 그것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으로 나에게 치료를 받아주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통계를 내보았을 때 지인의 재방문율이 1.5회로 제일 낮았고, 그마저도 치주치료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진료가 늘면서, 학교병원에서 교수님들의 품안에 있을 때 경험을 좀 더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들었다. 신경치료 같은 것도 처음에는 실습과 실전은 다르다는 것을 체감했지만, 2번째에 이어 3번째 할 때는 외래교수님의 별다른 도움 없이도 익숙하게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레진 수복도 마찬가지고, 발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익숙해진다 해도 잘하기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익숙해지고는 있지만 매 진료가 새롭다. 각 환자의 구강상태가 다르고, 병소의 부위가 다르고, 해야 할 치료가 다르다. 좀 탄력이 붙는다 싶으면 어김없이 말려 들어가 외래교수님이 난처한 상황에서 구해주시곤 하였다. 크라운 치료 같은 건 딱 한 번 해봐서 아직 감도 잘 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더 하고 싶어도 환자를 구할 수 없어서 할 수가 없는 상태다.

 

최근에 내가 속해 있는 구라봉사회와 기독학생회에서 각각 진행하고 있는 진료봉사에 참여하였다. 학기 중에 구라봉사회에서는 청운동에 소재한 실버센터에서, 기독학생회에서는 서울역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봉사를 하고 있다.

 

구라봉사회에서 만난 환자분은 센터 직원분이어서 그나마 사정이 괜찮아 원내생 진료센터로 모셔서 본격적인 치료를 하려고 하는데, 서울역 노숙자 분들은 치아가 거의 남아있지 않고, 그마저도 염증과 동요도가 심한데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진통제만 먹으면서 참고 있는 환자분들이 더러 있었다. 보험이 적용된다고 해도 스케일링 받을 돈조차도 없는 사람들이라 틀니는 그림의 떡과 같았고, 원내생 진료비도 엄두가 안 난다고 했다. 건물마다 치과가 있는 세상이 되었지만, 여전히 구강보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지역사회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 분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학생 무료 진료실 같은 것이 운영이 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이제 두 달이면 원내생 진료 기간이 끝난다. 치과의사가 되기 전까지 임상경험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훌륭한 임상가가 되기 위한 초석이라고 생각하고, 마지막까지 열심히 최선을 다할 것이다.

 

송영욱 학생기자(서울대치의학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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