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즐거운 치과생활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한동후 명예교수의 클래식 라이프

URL복사

한동후 명예교수

 

병원에 들어서자마자 아름다운 선율이 먼저 인사를 건넨다. 귓가에 스미는 클래식 음악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치과에 왔다는 사실도 잠시 잊게 된다. 마음의 힐링을 선물하는 이곳이 얼마 전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치과보철과를 은퇴한 한동후 명예교수의 공간이다.

 

그저 음악이 좋아 시작했던 덴탈 오케스트라 활동은 이제 한동후 명예교수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이다. 그의 클래식 사랑은 바이올린을 전공한 외삼촌의 영향을 어렸을 때부터 받으며 자란 덕분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는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주위에 악기를 하는 선배들이나 동기들이 있어서 취미 삼아 같이 모여 연습도 하고 실내악 합주도 하는 기회를 가지다 보니 생활 속에서 음악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다.

 

대학 입학 당시에는 치대 오케스트라가 생기기 전임에도 고교 동문 선배들 덕분에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찬조 출연 뿐만 아니라 현악 합주단 (string ensemble)을 조직해 연주 활동도 했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역시 매우 드물었던 시절이었는데, 때마침 서울치대에서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같이 연주 활동을 하자는 제의가 들어와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 그의 오케스트라 활동의 시작이다.

 

지금은 서로 독자적으로 연주회를 열고 있지만, 지난 46년 동안 매년 개최되는 정기 연주회에는 빠짐없이 동참하고 있으며 그 외 여러 연주회에 초대를 받아 협연을 하고 있다. 연세치대 덴탈 오케스트라의 지도교수로도 활동해오다 최근에는 ‘행복한 오케스트라’라는 사회인 오케스트라에서 악장을 맡아 활발히 활동중으로 그의 삶 깊숙이 클래식과 음악이 함께 하고 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어려운 클래식, 쉽게 다가가려면?
서태지와 아이들이 처음 등장했을 때 ‘뭐 저런?’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덧 익숙해졌고, 지금의 BTS 노래에 왜 해외 젊은 사람들까지 광분할까 생각해보면 참 이해하기 어렵다.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모든 사람이 즐기는 것은 아니기에 클래식 역시 마찬가지다. 음악은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좋아하는 음악을 자연스럽게 즐기면서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흔히 최신 유행곡이라는 노래들은 15초 짜리 광고처럼 짧은 시간 내에 듣는 사람을 감동시키고, 작곡, 작사의 의미를 전달한다.

 

그러다가 짧은 기간 내에 폭발적으로 인기가 오르기도 하지만, 오랜 기간 지속되지 않고 비교적 쉽게 잊혀지기도 한다. 물론 세대를 거스르는 메가 히트곡들도 있긴 하고 어쩌다 리메이크 되기도 하지만, 70~80년대의 유행곡을 아는 20대는 드물다. 반대로 요즘 아이돌 그룹의 노래와 춤을 격하게 즐기는 중년 세대 역시 극소수일 거라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유행 음악(popular music)은 생명이 짧고 선호하는 층의 한계도 존재한다.

 

하지만 누구나 자기만의 애창곡이 있을 테고 ‘예전에 좋아했던 노래나 음악’이 나오면 저절로 추억을 되짚는 것처럼 3~4분 동안 귓전에 울리는 음악이 주는 매력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 학창 시절 대부분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비틀즈에 빠져들었고 CCR과 딥퍼플을 즐겨 들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클래식 음악을 듣고 또 다른 차원의 감동을 느끼고는 조금씩 클래식 음악에 가까워지게 되었다. 클래식 음악은 시대별 유행 음악과 달리 그 생명력이 길다. 200~30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우리 주위에서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으니 세월의 검증을 거친 음악이다. 누군가 얘기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오랫동안 잘 발효된 된장 고추장과 유사하다고도 할 수 있다.

 

클래식 음악과 가까워지는 방법이 꼭 정해진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 깊이있는 음악의 세계로 첫발을 내딛고자 한다면 합창곡과 오페라 아리아를 포함한 성악곡으로 시작하길 추천한다. 그런 다음 기악 독주곡(베토벤 월광 소나타, 로망스, 쇼팽 녹턴 등), 관현악 모음곡, 서곡, 교향악곡(symphony) (예; 베토벤 5번(운명 교향곡), 7번, 9번(합창 교향곡), 브람스, 차이코프스키, 드보르작 교향곡 등)의 매력에 빠져보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나면 자연스럽게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협주곡(concerto), 오페라, 트리오, 콰르텟 등을 포함한 실내악곡에 매료되는 순간이 올 것이다. 아울러 FM 라디오 클래식 음악 방송을 청취하는 습관을 들이면, 보다 쉽게 클래식과 가까워질 수 있다.

 

 

Q. 가장 애호하는 클래식 스타일은?
사실 클래식 음악은 제대로 감상하려면 시간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연주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에는 듣고 싶은 음악을 지정해서 몰입하기 보다는 진료실에서 FM 방송을 듣거나, 주별로 CD 몇 장을 걸어놓고 반복해서 듣는 편이다. 물론 진료 시에는 금관악기가 너무 요란하지 않고 긴장감을 조성하지 않는 곡을 선호한다. 개인적으로는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협주곡(concerto)과 교향곡(symphony)을 좋아하고, 작곡가로는 베토벤, 브람스, 차이코프스키를 좋아한다.

 

요즘은 유투브에서도 쉽게 클래식 음악에 접근할 수 있어서 검색해서 한번 들어보고 괜찮으면 플레이리스트에 올려 둔다. 예를 들어 성악곡으로 토스카-별은 빛나건만, 사랑의 묘약-남 몰래 흐르는 눈물, Norma- Casta Diva, 투란도트-공주는 잠 못이루고, 합창곡으로는 포레의 레퀴엠 등이 있다. 기악곡으로는 쇼팽 야상곡 2번과 20번, 베토벤 월광 소나타,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첼로 무반주 소나타, 브르흐 콜니드라이, 오펜바흐 자클린의 눈물, Poulenc 플룻 소나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특히 2악장), 브르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특히 2악장),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교향곡으로는 베토벤 5번 운명 교향곡(2, 3악장 포함), 7번 교향곡(2악장 포함), 차이코프스키 5번, 6번 교향곡,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 교향곡, 드보르작 8번, 9번 신세계 교향곡, 브람스 교향곡, 실내악곡으로 슈베르트 피아노 트리오(특히 2악장), 4중주 죽음과 소녀(2악장), 멘델스존 피아노 트리오 1번, 엘가 현을 위한 세레나데, 그 외 관현악곡 중 모음곡 서곡 등 좋은 곡들이 정말 많다.

 

Q. 치과의사와 클래식, 섬세함과 진중함이 공통 분모, 치의로서 음악 모임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건네는 한 마디.
먼저 음악 감상을 취미로 삼는 것이 지름길이다.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정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다. 내원하는 환자들 대부분도 진료실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선율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보인다. 그렇기에 실제로 음악 연주를 하면 또 다른 감동이 다가온다. 몇 년 전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을 연주했을 때의 감동을 아직까지 잊을 수가 없다.

 

외국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악기를 장난감처럼 다루게 해서 스스로 선택해서 연주할 수 있게 한다지만 우리나라 여건은 그렇지 못하다. 그렇지만 시기가 꼭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오케스트라 동아리에 들어오는 치대 학생 중 3/4은 악기를 처음 시작하는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1~2년이 지나면 같이 무대에 설수 있는 실력을 갖춘다. 치대생 시절 정년 퇴임을 앞둔 교수님이 ‘앞으로 난 피아노를 배울 것이다’ 라고 말씀하신 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나도 정년 퇴임 후 드럼을 배울까 생각했는데 아직 현역 은퇴는 아니라서 조금 뒤로 미뤄 뒀다. 악기나 음악의 시작에 나이는 상관없다. 혹시 연주해보고 싶은 악기가 있으면 지금 바로 시도해 보는 걸 추천한다.

 

 

정년 퇴임 후 한동후 명예교수는 오롯이 자신을 위해 푹 쉴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현역에서 진료를 계속 하게 된 이유는 여전히 그를 찾는 환자들을 위해서라고.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게 진료를 받으셨던 환자분들이 저를 계속 찾으셨어요. 곰곰 생각해보니 이또한 제게는 행복한 일이구나 싶더군요. 현역에서 좀더 환자분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했어요.”


앞으로는 여러 계층, 연령대가 모여 구성된 사회인 오케스트라 ‘행복한 오케스트라’ 활동과 더불어 주말마다 틈나는 대로 국내 여행을 다닐 생각이라고 한다. 얼마 전 다녀온 고흥과 거금도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고.


“우리나라 강산이 너무 아름답다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짬짬이 우리나라 구석구석 여행을 꼭 해볼 생각이에요. 아! 거금도는 꼭 가보세요. 정말 추천하고 싶은 곳이에요.”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자산배분 투자 잘하고 계신가요?

총 2회에 걸쳐 연준의 첫 번째 금리인하 시기 미국주식, 미국채, 금, 비트코인 등의 자산 가격 전망과 자산배분 리밸런싱 전략에 대해 살펴봤다. 그동안 칼럼에서 다뤄온 자산배분 투자 방식을 기본으로 각 자산의 최근 전망을 조합해서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미국주식, 미국채, 금, 비트코인, 현금의 비중을 조절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인지 충분히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자산배분 칼럼을 시작한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직장을 다니며 본업에 집중하면서 패시브 투자를 병행해도 변동성이 낮은 채로 높은 확률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배분 방법을 다뤄왔다. 양적완화의 유동성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시대에서 투자의 당위성과 그중에서 자산배분해 투자하면 얻게 되는 장점에 대해 언급하며 칼럼을 시작했다. 초반에는 자산배분으로 투자성과를 낼 수 있는 기초 원리와 지식에 대해 다뤄왔으며, 그중 필자가 하고 있는 주기적 자산배분에서 핵심 기준의 역할을 하고 있는 연준의 금리사이클과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을 소개했다. 이후 ETF의 기본 원리와 투자방법을 소개하고, 자산배분 시 위험자산 주식, 안전자산 채권, 대체자산 금을 ETF를 활용해 투자하는 기초적인 투자논리와 방법에 대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