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울산, 포항, 부산시치과의사회와 경남·경북치과의사회의 임원 및 회원 치과의사 선생님들께 위로의 말과 힘내시라는 응원을 보냅니다. 생각치도 못했던 코로나19 유행으로 당황스럽고 참담하시기까지 하리라 생각합니다. 글을 쓰면서도 여러 선생님의 얼굴이 떠오르고 스쳐 지나갑니다. 모두 힘든 여건에서 조금 더 힘을 내시고 견딜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호흡기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 현장에서 환자 구강보건을 담당해야 하는 치과의사는 절대적으로 감염에 취약합니다만, 전신 스크럽을 하고 진료할 수 없는 것도 개원 치과의사들의 현실입니다. 환자를 진료할 때마다 감염 우려에 대한 두려움은 증가됩니다. 지난주 제가 근무하는 대학병원에서 치과 직원 1명이 발열증상을 보여 모두 긴장하였습니다. 그 순간 수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2주 동안 자가격리는 어떻게 하나, 치료 중인 환자는 어떻게 하나, 당장 오늘 저녁은 어디로 가나, 그동안 진료한 환자에게 어떻게 알리나, 가족들은 감염되지 않았을까 등등 수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지금 이 지역 선생님들은 저보다도 더 심하게 매일매일이 그와 같은 나날이라 생각됩니다. 진료한 환자가 확진자로 판명되면 어떻게 하나, 내가 걸리면 어떻게 하나, 가족들은 또 어떻게 하나 등등 차마 말하지 못하는 수많은 생각들이 마음을 누르고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뉴스 속보는 볼수록 마음을 심란하게 만듭니다. 누적되는 스트레스는 점차 우울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 자신을 위로해주고 칭찬해 주어야 합니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잘 살았다’, ‘오늘도 어려웠지만 수고했다’ 스스로 칭찬하고 자신에게 선물을 주어야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먹고, 스스로에게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줍니다. 로코 영화도 봅니다. 평소 사고 싶었던 것을 인터넷 쇼핑도 합니다. 저는 요즘 약 10년 만에 비발디 사계를 듣고 있습니다. 자기 전에 하루 한편의 영화를 봅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미래를 그려봅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어떤 시련과 어려움도 세월이 지나서 돌아보면 추억이 되어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길어도 6개월을 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끝나고 나면 여기저기 좀 긁히고 상처나 있겠지만 결국은 지나갑니다.
글을 쓰는 지금 아파트 관리실 스피커에서 강동구 명성교회에 다녀온 사람은 연락하라는 방송이 들립니다. 이제 다시 서울서 시작하려는 모양입니다. 서울 명성교회에서 2,000명이 모였다고 합니다. 이제 전국 어디도 안전한 곳이 없습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그동안 살아온 우리 삶의 형태가 코로나19를 잘 퍼트릴 수 있는 양상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지금 형태를 유지하는 한, 시간 차이가 있을 뿐 결국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전국 모든 치과의사들이 직면한 문제입니다. 이럴 때 스스로 견딜 수 있도록 마음을 챙기셔야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져서 이 고생을 하나’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여름 장마에 비가 오고, 겨울에 눈이 내리고, 아이를 기를 때 1년에 한번은 열이 나서 응급실로 뛰듯이 그냥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벌어질 일이 당연하게 벌어졌다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제 SARS, 메리스, 코로나 등등 전염병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것일 뿐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이벤트로 인식해야 합니다. 누구나 한번쯤 학창시절에 아파서 결석한 적 있듯이 이제는 10년에 한두 번은 전국적인 전염병으로 고생해야 하는 것을 일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제는 개원을 준비하는 후배에게 “개원해봐, 10년에 1~2번은 전염병으로 난리나”라고 조언하는 때가 된 것뿐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일도 치과의사 면허증에 반드시 겪어야 하는 한 가지 일로 포함된 것뿐입니다.
강연에서 뵀던 대구·경북치과의사회 선생님들, 울산여자치과의사회 선생님들, 부산시치과의사회 선생님들, 포항에 개원하신 선생님과 후배님 얼굴이 떠오릅니다. 다시 한 번 더 힘내시고 잘 극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더불어 전국에서 구강건강을 담당하시는 치과의사님들께 위로와 응원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