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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건축가 정태종 교수의 질병과 공간 분석(22) - 우리의 공간은 공정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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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공공성과 사회와의 관계에 대한 분석

● 미셸 푸코의 시간과 공간 개념을 적용한 전시공간 공간구성

 

현대의 전시공간은 기본적인 역할인 전시대상을 전시, 보관, 그리고 관람이라는 공간적 교류와 지식의 공간화에서 시작해 현대사회의 제의적 성격과 관람자들 간의 사회적 교류의 장으로 확장하면서 변화해 왔다.1) 이에 관한 연구는 미술사, 박물관학, 미학, 사회학, 인류학, 그리고 건축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

 

미셸 푸코는 ‘말과 사물’, ‘지식의 고고학’ 등에서 에피스테메(Episteme)와 같은 시간적 관점으로,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 ‘다른 공간들’ 등에서는 공간적 관점으로 미술관이라는 담론을 고고학과 계보학적 방법론을 통해 도시의 헤테로토피아 즉 차이의 공간으로, 지식의 배치공간으로, 그리고 시선의 권력으로 해석했다.2) 미셸 푸코의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이용해 전시공간을 분류하고 그에 따른 공간구성을 분석해 건축 공간적 특징들을 살펴보고 그 상관관계를 파악하고자 한다.

 

미셸 푸코의 시간적, 공간적 관점

미셸 푸코에 따르면 19세기의 고정관념은 발전과 순환, 과거의 축적과 미래의 죽음 등 시간의 축을 통해 구성되며, 20세기는 무질서도인 엔트로피의 증가가 바탕이 되는 공간에서 다양한 요소들의 배치로 나타나는 관계의 집합이라고 했다.3)

 

미셸 푸코의 시간적 관점은 1960년대 중후반의 에피스테메가 대표적이다. 유럽 혹은 서구의 16세기에서 20세기까지의 역사를 고고학적 방법론을 이용해 탐구하고 르네상스, 고전, 근대를 구분하는 불연속의 고유한 인식론적 지층을 에피스테메라고 했다. 이러한 시간적 관점은 한 시대의 인식론적 한계가 한 시대의 지식을 성립시키며 질서 지우는 방법이자 기준이 된다. 즉 각각의 시대는 자신의 진리를 구성하는 방식인 진리놀이를 갖게 되며 이것이 역사적이며 문화적인 코드가 되며 이 코드는 서유럽이라는 역사적 문화적 문제에 집중해 서구 사유의 제반 조건을 재검토한다.

 

 

미셸 푸코는 1960년대 중반 이후 지역과 공간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한 문화의 한계가 되는 영역으로 연구의 분석대상을 서양세계로 한정한다.4) 푸코에게 공간의 개념은 담론의 형성과 변형을 가능하게 하는 위상학적 분석으로 각 요소가 점유한 위치와 공간의 배치를 통해 구성되는 효과다. 이는 동시대의 지배적 사조였던 베르그손주의, 현상학, 실존주의, 그리고 자유주의에 비판적이며 이후 지식과 권력이론의 배경이 된다. 그러나 푸코는 서구문화 이외의 보편적 문화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사유하지 않아서 공간적 사고에 한계가 나타난다.5)

 

시간과 공간적 관점에서의 전시공간 분석

헤테로토피아로서 전시공간의 형성은 시간적 관점과 공간적 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다. 전시공간을 시간과 연관해 분석하는 관점은 푸코의 에피스테메 개념과 고고학적 접근을 이용해 르네상스의 희귀본, 고전의 학술원, 근대의 루브르 박물관의 역사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전시공간 중 미술관과 도서관은 한정된 장소의 무한정한 시간을 포함하는 시간의 총체성이라는 이중적 패러독스에 놓여있다. 이와는 다르게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측면의 시간과 연결되는 헤테로토피아인 페스티벌, 페어(카니발), 엑스포, 비엔날레 등은 카니발과 연관되며 희귀한 물건이나 다른 문화의 표본에 투사한 이국적 취향의 전시는 타자성과 미개문화와 문명화된 제국주의의 매개체의 구실을 했다.6)

 

시간적 관점에서의 전시공간: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시간적 관점에서 보는 전시공간은 무한대로 축적된 시간의 헤테로토피아로 요약된다.7) 전시공간을 시간의 공간으로 정의할 때 시간과 연관된 역사와 에피스테메를 수집품과 전시대상을 이용해 시간의 총체성을 제시하는데 집중한다. 시간의 총체성 제시는 시간의 절대성이나 보편성과는 상반되는 것으로 역사의 우연성은 근대의 에피스테메와 연관된다.

 

 

역사의 시각화는 선형적인 전시형태를 이용해 대중에게 강제적 이동을 통해 발전해 온 과거와 현재를 이루게 된 역사적 조건을 확인하는 과정이며 대부분의 국립박물관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도서관은 지식과 도서라는 전시 및 교육공간을 통해 규율의 습득공간이 된다.

 

공간적 관점에서의 전시공간:엑스포, 비엔날레

전시공간을 공간과 연관해서 보는 관점은 시간상으로는 불연속적인 대상의 병치이며 서로 다른 공간의 타자를 보여주는 자료들의 공간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간은 역사적으로 미개문화를 전제로 하는 제국주의의 우월성을 확인하는 공간이거나 동물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는 과정의 연결고리로 사용됨으로써 서유럽 중심의 이데올로기 형성에 이용됐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중심지역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면 차이의 공간이며 타자와 독립적인 자체의 역사를 통해 다양한 대상의 또 다른 사물과 개념의 차이 공간인 헤테로토피아가 된다. 독립된 공간들은 선형적 강제동선이 아닌 자유롭고 다양한 선택동선을 이용해 관람이 가능하다.

 

 

시간과 공간적 관점의 전시공간 비교

미셸 푸코의 전시공간분석은 기본적으로 도시 내에 일상적인 활동의 공간이나 이상적인 비현실적인 공간이 아닌 현실적이지만 비일상적인 다른 공간인 헤테로토피아로 정의한다. 비일상적인 전시공간은 시간과 공간적 관점에 따라 시간을 전시하는 공간과 다른 공간을 전시하는 공간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시간을 전시하는 공간은 한 공간의 연대기를 통한 시간의 총체성을, 다른 공간을 전시하는 공간은 공간적 차이에 따른 대상의 차이를 보여준다.

 

미셸 푸코는 서유럽의 역사를 분석해 복수의 진리놀이를 통해 시간이라는 절대적 보편적 진리의 정치적 역사적 구성임을 밝혀내지만, 문화와 지리적 공간의 관점에서는 칸트의 절대성 관념에 머무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푸코가 공간에 대한 분석이 명확히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기존의 보편적인 진리는 불연속적인 정치적 합의라는 푸코의 시간적 관점은 공간적 관점에도 적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시간적 관점의 전시공간인 박물관과 미술관은 연속성의 단절을, 공간적 관점의 엑스포나 비엔날레의 전시공간은 다양성의 차이를 보여주는 공간이 될 수 있다.

 

또한, 푸코는 건축이 대중을 탈바꿈시키기 위한 조작자의 역할을 하며 그러한 건축방식은 수용하는 사람들에 대해 영향을 미치고 그들의 행위를 지배해 그들에게 권력의 효과를 행사하고 그들을 인식대상으로 만들어 결국 그들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전시공간은 시간적 관점에서 권력의 통치와 규율을 습득하고, 공간적 관점에서 다른 지역과 비교 우월성과 단일체의 강조와 같은 정치적 관계의 장소가 된다.

 

1) 최윤경, 7개의 키워드로 읽는 사회와 건축공간, 시공문화사, 2003, pp.18-24

2) 강정민·김동일, 미셸 푸코의 미술관에 대한 테제들, 인문연구 66호, 2011, p.137

3) 허경, 미셸 푸코의 헤테로토피아-초기 공간 개념에 대한 비판적 검토, 도시인문학연구 제3권 2호, 2011, p.247

4) 앞의 논문 p.217

5) 앞의 논문 p.225

6) Bennett Tony, Exhibitionary Complex, Thinking about Exhibition, Routledge, New York, 1995, p.96

7) 푸코 미셸 저, 이상길 역, 헤테로토피아, 문학과 지성사, 2014,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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