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개혁이란 명분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는 현 정부와 의사단체 간의 극심한 갈등을 지켜보면서 양측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의료인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금 짚어보게 되고 의료인의 한 축인 치과의사는 과연 어떤 위치에 놓여져 있나를 되새겨보게 된다. 의료법 제2조 제1항에 의하면 의료인이란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를 말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최근 돌아가는 분위기는 의사만이 의료인이고 의사 외 다른 의료인은 대한민국 의료정책 수립에 끼어들 여지가 없는 것처럼 보여진다. 의대 정원을 급격히 늘리면 의사단체 외 다른 의료단체에는 전혀 영향이 없는 것인지, 추후 치대 입학 정원은 변동이 없는 것인지, 극단적 의대 쏠림 현상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의료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 등 짚어봐야 할 사안이 한둘이 아닌데도 정부는 의료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강공 일변도의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현 정부와 대립하고 있는 것은 의사단체이지 의료단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언론매체들은 의료대란이란 표현을 써가며 의료인 전체를 도매금으로 문제시하는 보도태도에도 불쾌감을 느끼는 건 필자만의 생각일까? 무조건 의사 숫자를
주역(周易)의 근간인 음양오행(陰陽五行)은 인체에서도 중요한 이론이다. 인체의 생리와 병리에 대한 원리 모두가 이 음양오행으로 설명된다. 인체 외부는 양(陽)이고, 인체 내부는 음(陰)에 속한다. 모든 동물은 심장, 폐, 신장, 비장, 간장 등 5개의 중요한 장기를 가지고 있다. 심장은 화(火), 폐는 금(金), 신장은 수(水), 비장은 토(土), 간장은 목(木)이다. 오행의 원리를 예전부터 깨달았던 우리 선조들은 매운맛, 짠맛, 신맛, 단맛, 쓴맛 등 음식의 모든 맛도 오행의 원리로 인체에 적용된다는 것도 알았다. 쓴맛은 심장에 필요하고, 단맛은 비장에 필요하고, 매운맛은 폐에 필요하고, 짠맛은 신장에 필요하고, 신맛은 간에 필요하다는 것이 바로 오행의 원리다. 또한, 하나의 장기가 다른 장기에 즉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만약 간이 약해지면 동시에 심장에도 영향을 주어 약해진다는 것이다. 현대 의학은 모든 장기가 독립된 기능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상호작용의 개념 자체는 부족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치과 진료실에서 우리가 환자에게 설명할 때 치아와 잇몸 조직은 상호 보완적 관계라고 설명하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사세요”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조정받기 시작한 미국증시 3월말에 고점을 만든 미국증시는 4월 1일부터 3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주에는 50일 이평선을 하회하며 하루도 반등 못하고 매일 하락해서 미국주식 투자자들의 근심이 높아졌다. 다행히 이번 주는 20주 이평선 부근에서 반등에 성공해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지난 3월 14일에 기고한 칼럼에서 첫 번째 금리인하 시점이 6월이라 가정했을 때 4월 전후 주식시장 조정 가능성에 대해 미리 다뤄봤다. 기준금리 사이클 상으로 첫 번째 금리인하 전후에 미국 주식시장의 조정 및 횡보구간이 나오게 되는데, 마침 3월 FOMC를 앞두고 그동안 강세장을 이끌어왔던 AI 대표 주식 엔비디아가 주당 $1,000을 앞둔 상황에서 큰 변동성을 보였다. 당시 S&P500 공포탐욕 지수도 극도의 탐욕에서 벗어나서 추세를 벗어나 점차적으로 하락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의 단기 고점 가능성에 대해서 2주 전에 유튜브 영상을 통해 추가로 분석한 적이 있다. 필자는 대중의 심리 지표를 활용해 시장의 변곡점의 경로를 예상하는데, 공포탐욕 지수의 추세와 put-call 옵션 비율, 기관투자자들의 매수-매도, 거래량, 차트 분석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해 금리 사이클과 비교
최근 사망 통계자료에서 폐렴의 순위가 4번째로 올라가게 된 이유로는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지만, 노인 인구의 증가도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노인 특유의 폐렴이 많이 발생하고 이로 인한 사망이 따라서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노인이 폐렴에 쉽게 걸리는 이유로는 노화로 폐포 기능이 저하되어 병원균에 취약하게 되고, 노화에 따른 면역력 저하와 기도의 기능이 떨어져서 음식물이 폐로 들어가는 흡인성 폐렴의 위험이 많아질 수 있기 때문으로 설명되고 있다. 특히 흡인성 폐렴은 노인 특유의 폐렴으로 여겨지는데, 실제 임상에서 항암치료가 종료하였지만, 갑자기 사래로 인한 폐렴이 발생하여 사망에 이르는 경우와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에게 흡인성 폐렴으로 기능이 더 악화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리고 음식물 흡인과 같이 명백한 상황이 주위 사람들에게 인지되는 예도 있지만, 외부로부터 구강 내에 세균이 침착되고 이의 흡인으로 폐렴이 발생하는 예도 꽤 있다. 이러한 경우는 흡인의 명백한 상황이 인지되지 않지만 그만큼 평소 구강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된다. 2020년 발표된 연구 내용에서도 기존 치료에 구
추위가 시작되는 11월의 어느 날, 우리와 언제나 함께여서 더이상 새로울 것이 없을 것 같은 경복궁으로 투어를 갔다. 연일 차량과 사람으로 붐비는 ‘세종로’. 연신 브이를 하며 사진 촬영을 하는 이순신 장군 동상 앞, 한여름엔 시원한 분수가 더위를 식혀주는 그 공간이 1979년 ‘서울의 봄’ 그 때보다도 더 과거로 돌아가 ‘육조거리’로 변신하면 우리는 경복궁이 만들어진 1395년 태조의 조선으로 돌아가게 된다. 태조 이성계는 조선의 법궁(法宮:임금이 거처하는 그 나라를 상징하는 첫번째 궁궐이자 공식 집무실 겸 공식 관저)을 건축하고, 그가 가장 믿었던 정도전*에게 궁궐의 이름을 짓는 임무를 맡겼다. 정도전은 왕의 명을 받아 시경(詩經)의 주아(周雅)에 있는 ‘이미 술에 취하고, 이미 덕에 배부르니 군자는 영원토록 그대의 크나큰 복을 모시리라’라는 시를 읊은 뒤 경복궁(景福宮)이라고 지었다고 한다(본 기행문은 2023년 11월 11일 경복궁 투어 후 ‘송용진, 궁궐1 왕실의 역사를 거닐다, 도서출판 지식프레임, 2021’, 문화재청 홈페이지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음). 그리고 이런 궁궐은 백성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충고를 잊지 않았다. *고려 말에서 조
2023년 5월 코로나 비상사태가 종식된 이후 세상은 빠르게 팬데믹 이전의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특히 이동의 자유가 제약된 시기였던 만큼 그동안 여행에 목말랐던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해외로 향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2022년 초 엔데믹 선언을 하며 세계 각국의 여행객들에게 다시 문을 개방했고 예상보다 많은 이가 다시 프랑스를 찾았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4,4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프랑스를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 방문객 전체 통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1~4월 파리 지역 방문객은 1,160만명으로 2022년 대비 27.2% 증가, 팬데믹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단일 박물관으로 세상에서 가장 많은 이가 방문하는 루브르 박물관 또한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은 모나리자를 소장한 세계 최고 박물관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지만, 많은 작품 중에 오직 모나리자만 떠올리고 방문하는 이도 있을 정도로 아쉬움이 공존하는 박물관이기도 하다. 이번 <즐거운 치과생활>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루브르 박물관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너무 익숙해 잘 모르고 있는 박물관의 역사 이야기와 왕궁에서 박물관이 되는 데
안녕하세요! 달리는 치과의사 우건철입니다. 마라톤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저는 치과전문의 수련을 마칠 무렵까지 살면서 5km 이상 뛰기는커녕 걸어본 적도 없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수련 3년차 말, 불규칙적인 생활로 7kg 이상 늘어난 체중으로 고민하던 도중 지인이 10km 마라톤 대회에 나간다는 이야기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평범한 여성도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참에 뛰면서 살도 빼고 체력도 길러볼까?’ 잘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가볍게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전문의시험을 준비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천천히 대운동장을 뛰었습니다. 군의관으로 자대 배치를 받은 2017년 어느 초여름. 첫 10km 마라톤 대회를 참가하였고 축제같은 너무나 즐거운 분위기에 “앞으로 자주 참가해야겠다!”라고 마음먹은 것이 이 여정의 시작이었습니다. 처음부터 풀코스를 뛸 마음이 있었나? 절대 없었습니다(^^). 2017년 치협에서 주관하는 ‘스마일런’에서 하프마라톤을 뛰는 선배를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5회를 완주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마라톤 풀코스는 제 인생에 ‘절대’ 있을 리 없는 일이라 생각했어요. 하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윤중로의 봄 2024 / Seoul Fujifilm GFX100s | 42㎜ | F10 | 10sec | ISO-100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여의도 윤중로(여의서로)는 서울에서 벚꽃을 감상하기 좋은 명소 중 하나다. 여의도 서쪽 절반, 국회의사당을 주변으로 쭉 둘러선 벚꽃길은 딱 1주일 정도만 분홍빛으로 화려하게 봄의 색을 뽐내곤 한다. 오한솔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졸업 서울좋은치과병원 원장 [주요활동] 니콘이미징코리아 공식 지원작가 CLUB:N 앰배서더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National Geographic Traveler 한국판 촬영 2018 개인전 ‘COSMOPOLITAN’ Gallery NAMIB 2020 개인전 ‘COMPLEX-ITY’ 갤러리탐 탐앤탐스블랙 청담
필자가 일하고 있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1만여 시민과 500개 기업의 나눔과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세워진 국내 최초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입니다. 2016년에 개원해 어느덧 8년 차가 되었고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치과 이렇게 4개의 진료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포구에서 부지를 제공한 사회근린시설이기도해서 병원건물 안에는 마포구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 도서관, 수영장을 포함하는 스포츠센터도 있습니다. 병원 진료와 시설 이용은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이용할 수 있고, 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한 직업재활센터와 발달장애인들의 일터인 행복베이커리카페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병원은 푸르메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민간 병원이지만, 2023년부터 공공보건의료기관 공공보건의료계획 수립 대상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로 지정이 되었고, 이는 보건복지부로부터 공공의료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인정받은 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재활병원이 생소한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뇌성마비, 발달지연, 유전질환, 척수질환, 뇌종양 수술, 모야모야병 등 다양한 이유로 재활치료가 필요한 친구들을 위한 병
일교차가 심해지는 늦가을부터 감기, 독감이나 폐렴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기 시작합니다. 왜 환절기나 추운 겨울에 호흡기 질환이 많이 생기는 걸까요? 호흡기계(코, 목, 기관지 및 폐)는 외부환경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공격을 쉽게 받습니다. 우리 몸은 급격한 체온변동이라는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면역이 떨어지게 되어 외부로부터의 침입자인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취약한 상태가 됩니다. 그 결과로 폐렴이 많이 발생합니다. 폐렴은 우리나라에서도 사망원인 3-4위 (2022년 통계에서 4위)를 차지할 정도로 무서운 병입니다. 특히 노인이나 기저질환자가 폐렴에 걸릴 가능성이 높고 중증으로 발전하거나 폐렴으로 사망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폐렴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같이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폐렴은 어떤 병이고 어떻게 폐렴에 걸리는지 궁금합니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폐’는 공기가 지나다니는 길인 ‘기관지’와 공기를 맑게 해주는 부위인 ‘폐실질’로 나눌 수 있습니다. 두 부위를 합쳐 폐라고 하는데요. 폐렴이란 이 부위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하고 원인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입니다. 전염경로는 사람들 사이의 직접 접촉(일반적으로 손)이나 기침, 재채기를
‘돌로미티가 어디에요?’ 때는 2015년 여름, 이탈리아 현지 투어가이드인 나는 버스 운전기사분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여름 휴가는 어디로 가는지 질문이 오고 갔다. 7월과 8월은 여름 성수기로 일이 많을 때라 딱히 휴가를 갈 생각은 없었는데, 기사분은 산을 좋아한다며 매년 여름마다 돌로미티 지역에 다녀온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그 당시 처음 듣는 지명이라 돌로미티가 어디냐고 되물었고, 그런 나에게 웃으며 차근차근 설명 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 수많은 여행자들과 다양한 장소를 다녀봤을 기사분이 해마다 찾는 여름 휴양지라하니 과연 어떤 곳일까? 내심 궁금했다. 직접 경험하고 얻은 지식을 최고의 자산이라 생각하는 나이기에, 바쁜 시기였지만 내게 주어진 3박 4일의 여름휴가 기간을 활용해서 이탈리아 알프스 돌로미티 지역을 혼자서 렌터카 여행으로 다녀왔던 것이 나의 첫번째 돌로미티 여행이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때 다녀오길 참 잘했던 것 같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약 4년간의 로마 생활을 마무리하고 2018년 베네치아로 이사를 하게 된 후, 돌로미티는 운명처럼 다시 나에게 다가왔다. 2018년 5월부터는 아시아나 항공에서 직항으로 인천
영화 ‘노킹 온 헤븐스 도어(Knokin’ On Heaven’s Door)’의 배경이 됐던 네덜란드의 섬 ‘텍셀(Texel)’. 영화 속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텍셀의 바닷가는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요. 그런 아름다운 곳에서의 캠핑을 생각해 보신적 있으신가요? 네덜란드에서 일과 육아 그리고 일상에 고군분투하며 지내던 하루하루를 살짝 접어놓고, 나름 쉼표를 찾아 나섰던 작은 캠핑은 이제는 당연한 듯 매 여름마다 텍셀로 이동하고 있답니다. 그런 텍셀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텍셀(Texel) 텍셀은 네덜란드의 섬이자 노르트 홀란트주에 속하는 자치시입니다. 보통은 차를 가지고 섬으로 들어가거나 자전거를 렌트하여 다니는 경우가 제일 많은데요. 자동차를 가지고 들어가기 위해선 우선 페리를 예약해야 하며, 짧지만 알찬 20분 동안 페리 안에서는 간단한 스낵바를 즐길 수 있고, 배 위에서 갈매기들도 만나볼 수 있답니다. 여름휴가에 올인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럽 사람들은 물론이고, 네덜란드 사람들 또한 일년동안 열심히 일한 노동에 대한 휴가를 제대로 즐기는 듯한데요. 5박, 6박이 아닌 여름방학 내내 1~2달 동안 장박을 하며 긴 캠핑휴가를 즐기기도 한답니다. 캠
제주도는 본과 3학년 수학여행 때 처음 가 본 곳이었지만(무려 1997년 되시겠다), 10여년 전부터 사계절 간 여러 지역을 넘나들며 오가다 보니 이제는 동네도, 풍경도 식당의 간판들까지도 낯설지 않은 곳이 되어 있었다. 수많은 제주여행을 다니며 부모님을 위한 코스였든, 아이들을 위한 일정이었든, 외국에서 온 지인들을 위한 일정이었든 목표는 빠른 시간 안에 한 바퀴를 죽 돌려주는 것이었으며, 목적에 맞게 스피드를 올리려면 렌트카는 제주여행의 시작이자 끝이었다. 2022년 2월, 동네지기들에게 공항 뒷동네 어영공원에서부터 협재항까지의 올레길 걷기를 제안 받았다. 이전에 올레길을 이용하던 형태는 차로 올레길 시작점으로 가서 주차를 하고 올레길만 잽싸게 걸은 다음 택시를 타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던 식이었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걷기만 하는 여행을 제안 받은 것이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방식이었지만 힘들어서 안될 것 같다는 변명을 하고 싶지 않아 바로 준비하고 여행을 떠났다. 걷기여행의 성공은 맑은 날씨가 관건인데 2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박3일 일정 동안 맑고 따뜻한 날들(중간에 망고빙수도 시원하게 먹을만큼)이었고, 숲길을 걷다가 갑자기 마주친 이호테우 해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