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치과의사회-SIDEX, FDI 총회에서 국제 교류 본격 재개
세계치과의사연맹(Federation Dentists International·이하 FDI)은 전 세계 100만 치과의사들의 UN 같은 기구이다.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행사로는 3년 만에 열린 FDI 총회는 올해 개최국이었던 인도가 개최권을 반납하여 FDI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게 되었다.
FDI는 5개의 Committee(위원은 각 6명)와 최고 의결기구로 10명의 member로 구성된 Council이 있다. 우리나라는 Council에 박영국 경희치대 교수가, Practice committee에 이지나 前 대한여성치과의사회 회장이 member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5월 서울에서 개최된 SIDEX 2022에 특별히 참석한 반야햐 FDI 회장과 FDI 총회에서 만나기로 약속하여 서울시치과의사회는 대표단을 꾸렸다. 필자와 일본어에 능숙한 차가현 국제담당 부회장, 그리고 김다솜 국제위원이 참여했다. 김다솜 국제위원은 영어와 불어를 네이티브로 구사하는 능력자다. 수년 전 FDI 총회에서 반야햐 회장과 인연을 맺었고 올해 SIDEX에서는 반야햐 회장의 전 일정을 동반하며 SIDEX를 포함한 대한민국 치과계를 소개한 바 있다.
이번 서울시치과의사회 대표단의 목표는 첫째, SIDEX 2023에 FDI 회장의 참석 요청, 둘째, 지난 3년간 코로나로 교류가 중단되었던 일본, 중국 등 아시아 대표국과의 만남, 셋째, 세계 각국 대표단 및 FDI member와의 교류다.
서울시치과의사회 대표단 3인은 9월 17일 저녁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아부다비를 거쳐 19일 월요일 새벽 제네바에 도착하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북극항로를 이용할 수 없어 비행시간이 평소보다 더 걸렸다. 이날 저녁 미국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가하였다. 그 자리에서 각국 대표단 및 FDI 임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특히 반야햐 회장과는 4개월여 만에 반갑게 재회하였다.
코로나19로 임기 동안 한 번도 친선교류 행사를 진행하지 못했던 동경도치과의사회장이나 타이페이시치과의사회장 등을 만나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그렇지만 대만과 일본 대표단의 말에 따르면 10월 중 입국 제한이 해제된다고 하니 언제든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였다.
9월 20일 화요일 총회는 각국의 모든 대표단과 FDI 임원이 한자리에서 지난 1년간의 활동을 발표하고 향후 1년의 계획을 세우는 회의였다. 공개된 반야햐 회장의 관계강화 활동(Strengthening ties) 사진 9장 중 3장이 지난 5월 SIDEX에서의 사진이어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오전 회의가 마무리되고 옆방에서 오스템임플란트가 후원하는 Korea Luncheon이 진행됐다. 미국 측 Council member인 Carol Summerhays와 대만 대표단이 서울시치과의사회와 SIDEX에 관심을 보이고 친절히 대해주었다.
21일 수요일 세계여성치과의사회(Women Dentists Worldwide) 회의에 차가현 부회장과 김다솜 위원이 참석하였고 이어 Japan Luncheon이 있었다. Committee 위원으로 출마한 후보들이 연단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23일 금요일은 반야햐 회장의 요청으로 노인 구강건강 문제에 대한 컨퍼런스에 참석하였다. 반야햐 회장은 서울시치과의사회 대표단 옆자리에 앉아 김다솜 위원과 오랜 시간 정담을 나누었다.
24일 토요일 반야햐 FDI 회장과 서울시치과의사회 대표단과의 조찬 모임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SIDEX 2023 참석을 정식으로 요청하였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반드시 참석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 오후 총회에서는 각 Committee member가 선출되었는데 투표 방식이 상당히 특이하였다. 후보자가 6명이라면 첫 투표에서 최저 득표자를 탈락시키고 5명을 재투표하여 또다시 1명을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후보를 줄여 1명을 최종 선출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선거방식이라면 여러 국가와 친밀한 관계와 연대가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토요일 저녁 7시 비행기를 타야 했기에 서울시치과의사회 대표단은 총회 회의 중 반야햐 회장과 멀리서 눈인사를 나눴고 반야햐 회장의 손 키스를 뒤로한 채 총회장을 나섰다.
이번 FDI 총회 참가를 통해 필자는 몇 가지를 깨닫게 되었다.
첫째, FDI 임원들, 각국 대표단 간의 친밀한 관계 형성이 앞으로 대한민국 치과계의 국제적 위상에 매우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둘째, 이번에 만난 외국 인사 중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제조하는 임플란트 제품들을 알고 있었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의 모 회장은 우리나라 임플란트 제조업체인 M사가 자국에서 많은 활동을 해주기를 원한다고 말하였다.
셋째, 우리나라 치과계의 국제적 위상과 역할이 더욱 커져야 한다. 가까운 일본은 투표인단 수만 우리의 두 배가 넘는 7명이다(우리는 3명). 미국과 일본 치과계의 FDI 재정적 기여도가 60%에 달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일본 치과계 업체의 공헌도 컸다고 들었다. 우리 치과계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가면 젊은 치과의사들의 해외 진출도 더욱 쉬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넷째, 스위스는(유럽 전체적인 분위기인 것 같지만) 코로나19 걱정은 거의 하지 않고 생활하는 것 같았다. 실내외를 막론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볼 수 없었고 심지어 WHO 직원들도 착용하지 않았다.
이상으로 참관기를 마친다. 마지막으로 서울시치과의사회 대표단이 일정 및 교통수단 등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자 자비를 들여 제네바로 와서 온갖 궂은일과 통역을 도맡는 등 대표단의 일원으로 활동해준 신성민 선생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 바쁜 일정에도 김다솜, 신성민 선생은 서울시치과의사회 유튜브 촬영까지 진행하였다.
이처럼 젊은 치과의사들의 능력과 열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우리나라 치과계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필자 역시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그리고 Practice committee member에 재선의 영예를 안은 이지나 前 회장, FDI 예산위원회 위원으로 당선된 치협 정국환 국제이사, 세계여성치과의사회 이사로 선출된 정회인 교수께도 깊은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