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의 날 기획2] 불편한 나의 틀니, 그 해결 방법은···

2025.06.23 16:00:39 제1119호

글 / 이화정 교수(용인세브란스병원 치과수복클리닉)

대한치과보철학회가 제정한 7월 1일 틀니의 날은, 고령사회로 접어드는 현실 속에서 틀니 치료가 단순한 보철 제작을 넘어 노년의 삶의 질에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되새기기 위해 만들어졌다. 올해는 ‘틀니의 날’이 제정된 지 10주년이 되는 해로, 대한치과보철학회는 시리즈 기고와 함께 대국민 캠페인을 통해 틀니 치료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점검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알리고자 한다.

 

이번 글에서는, 이미 틀니를 사용 중인 분들이 “언제 치과에 다시 방문해야 할지”, 그리고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이렇게 달라졌다 – 내 틀니가 보내는 신호들

 

처음엔 잘 맞았던 틀니가, 어느 날 갑자기 불편해졌다고 말하는 환자들이 많다. 자꾸 헐거워지거나, 잇몸이 아프거나, 발음이 새거나, 음식물이 잘 낀다면, 그건 단순한 '적응 문제'가 아니라 ‘점검이 필요한 신호’일 수 있다.

 

틀니는 구강 안에서 움직이는 보철물이다. 그런데 우리 입안은 시간이 지나면서 끊임없이 변한다. 특히 틀니가 닿는 잇몸뼈는 저작 자극이 줄어들면서 점점 흡수되고, 그에 따라 잇몸 높이와 모양도 달라진다. 그 결과, 처음 제작한 틀니가 잇몸과 더 이상 잘 맞지 않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무치악 환자의 경우 틀니 착용 후 1년 내에 평균 0.5~1.0㎜의 골흡수가 발생하며, 이후에도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이 변화는 눈에 띄지 않게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채 불편함을 감수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치과에 내원해야 한다

 

틀니 사용 중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불편함으로 넘기지 말고 꼭 치과에서 확인해야 한다.

 

■ 헐거움 : 틀니가 자꾸 빠지거나 움직여 일상생활이 불편하다.

■ 음식물 끼임 : 자주 끼는 음식물로 인해 잇몸이 자극을 받는다.

■ 통증과 붓기 : 잇몸에 상처나 압통이 생기고, 틀니 자국이 오래간다.

■ 발음 변화 : 말소리가 새거나, 발음이 부정확해져 소통이 어려워진다.

■ 잇몸 궤양·입냄새 : 반복적인 염증이나 구취가 생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사용 습관이 아닌, 구강 내 생리적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적절한 시점에 재조정하거나 틀니 내면 교체 등 보완 처치를 하지 않으면, 구내염, 저작불능, 잇몸 위축, 사회활동 위축 등 2차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절대 손대지 마십시오 - 틀니는 전문가가 조정해야 한다

 

많은 틀니 사용자들이 집에서 틀니를 직접 깎거나 자르기도 한다. 실제로 손톱깎이, 니퍼, 사포 등으로 틀니를 자른 후 통증이 심해져 내원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틀니는 단순히 플라스틱 덩어리가 아니다. 교합면, 저작력의 분산, 연조직 압력 분포 등을 고려한 정밀한 보철물이다. 자가 수리 시 표면이 거칠어져 세균이 잘 붙고, 교합이 틀어져 턱관절에 무리를 주며, 작은 균열이 전체 파절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임시 접착제나 순간접착제를 사용하면 점막에 화학적 자극을 줄 수 있고, 이후의 조정과 복원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틀니는 의료기기이며, 전문가의 손길 아래에서 유지·관리되어야 한다.

 

정기검진은 치료가 아닌 ‘유지의 시작’

 

틀니는 제작하고 나면 끝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사실은 그때부터가 시작이다. 자동차처럼, 틀니도 ‘정기점검’이 필요한 장비이며, 환자의 구강 상태 변화에 맞춰 지속적인 유지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대한치과보철학회는 틀니 사용자의 정기검진을 최소 6~12개월 간격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 검진에서는 틀니의 적합 상태뿐만 아니라, 구강 내 점막 질환, 잇몸뼈 흡수, 구강위생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입안의 작은 관심이, 삶의 큰 변화를 만든다

 - 대한치과보철학회와 함께하는 ‘틀니의 날’

 

틀니는 단지 치아를 대신하는 보철물이 아니라, 건강한 식사와 명확한 발음, 사회적 소통을 가능케 하는 삶의 도구이다. 지금 사용 중인 틀니가 예전보다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익숙함에 속아 넘기지 말고 한 번쯤 치과를 찾아 점검을 받아보자.

 

대한치과보철학회는 ‘틀니의 날’을 통해 틀니 사용자와 가족, 보호자들이 보다 건강하게,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국적인 교육 캠페인과 정보 제공을 통해, 틀니는 더 이상 ‘나이 들면 어쩔 수 없이 쓰는 물건’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치료 장치’라는 인식이 자리 잡기를 바란다.

 

입안의 작은 변화가, 노년의 삶의 큰 차이를 만든다. 7월 1일, 스스로와 가족을 위한 건강한 선택을 시작해보자.

 

 

 

 

 

 

 

 

 

 

이화정 교수(용인세브란스병원 치과수복클리닉)

치과보철과전문의

대한치과보철학회 공보부 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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