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치과의사회, 본인부담금 불법 할인 치과 다수 고발

2026.09.14 07:39:18 제1175호

유사복지단체 연계 허위청구 의혹도 ‘충격’

[치과신문_신종학 기자 sjh@sda.or.kr] 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신동열·이하 서울지부)가 불법 의료광고와 환자 유인 행위로 건전한 의료 질서를 교란하고 피해를 양산하는 이른바 덤핑치과 및 불법 연계 단체들을 상대로 전면전에 나섰다.

 

서울지부는 최근 관악구 모 치과의원 관계자들과 ‘어르신 지원사업’을 빙자해 환자를 유인한 유사복지단체 및 특정 치과의원을 의료법과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잇따라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관은 현행법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할인·면제를 미끼로 고령층 환자를 유인하고, 나아가 환자 명의를 도용해 요양급여를 부당 청구한 의혹까지 받고 있어 법적 처벌과 함께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가격 파괴를 내세운 초저수가 덤핑치과나 공장형 치과는 결국 대규모 선납진료비를 챙긴 뒤 돌연 폐업하는 ‘먹튀치과’로 이어져 환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만큼, 이번 고발 조치가 불법 의료질서를 바로잡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임플란트·틀니가 단돈 5만원?
서울지부는 서울대입구역 인근에서 ‘임플란트/틀니 5만원’, ‘국가지원대상 65세 이상’, ‘100명 한정(선착순)’ 등 문구가 적힌 명함 형태의 전단지를 무더기로 살포한 A치과 원장과 명함에 ‘실장’으로 밝힌 B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피고발인들은 비의료인인 B씨의 개인 연락처가 담긴 명함 형태의 전단지를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현재 만 65세 이상 노인의 임플란트와 틀니 시술은 국민건강보험 급여 대상이다. 가입자 본인은 통상 전체 시술비의 30%를 본인부담금으로 지불해야 하며, 임플란트 1개당 수십만원 상당의 비용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해당 치과는 단돈 5만원만 받겠다고 명시함으로써 법정 본인부담금을 현저히 할인해 환자를 유인했다.

 

또한 의료법상 의료광고는 의료기관 개설자나 의료인 등만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광고물은 비의료인인 ‘실장’의 이름과 휴대전화번호를 전면에 내세워 연락 창구를 일원화하는 등 비의료인이 광고를 주도한 혐의가 짙다. 또한 실제로는 본인부담금이 대거 발생함에도 마치 국가가 5만원에 모든 시술을 보장하는 것처럼 정보 취약 계층인 고령층을 기망하고 오인하게 한 거짓·과장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

 

복지단체 빙자한 환자 유인 여전
또한 서울지부는 ‘어르신 치아건강 지원사업’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표방하며 조직적으로 환자를 특정 치과에 알선한 S법인 대표와 홍보모집원, 그리고 이들과 연계된 C치과 원장을 관할 경찰서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단순 불법 광고를 넘어, 환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명의를 도용당해 건강보험 재정을 편취당한 ‘피해 실증 사례’가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S법인 소속 홍보원들은 불광역, 연신내역, 창동역 등 서울 시내 주요 지하철역 인근에서 단체 조끼를 입고 배너와 명함을 배포하며 거리 홍보를 벌였다. 이들은 고령자들에게 “일반 치과에 가면 본인부담금 50만원을 내야 하지만, 우리 법인을 통하면 후원금 지원으로 10원도 내지 않고 100% 무료로 틀니를 할 수 있다”며 종로구 안국역 소재의 C치과로 가도록 노골적으로 유인했다.

 

S법인에 대해서는 과거에도 몇 차례에 걸처 민원과 고발 조치가 있었지만, 특정 의료기관을 홍보한 적 없는 단순 지원사업이라고 소명해 불송치(각하) 처분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고발건의 경우 홍보원이 녹취록을 통해 특정치과를 안내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덜미를 잡힌 것.

 

대법원 판례(2016도14457)에 따르면 의료기관이 특정 재단을 통해 본인부담금을 면제해주고 기부금이나 후원금 형식으로 돈을 주고받는 구조는 실질적인 환자 유인·알선 행위로 처벌 대상이 된다.

 

특히 조사 과정에서 실제 고령 환자의 심각한 피해 사례가 드러났다. 고령의 D씨는 지난 2025년 6월 다른 치과에 틀니 상담을 받으러 갔다가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이미 2024년 5월자로 C치과에서 상악 부분틀니 급여가 전산에 등록돼 있어 향후 7년간 재급여를 받을 수 없는 상태였던 것이다.

 

정작 D씨는 C치과에 가본 적도, 틀니 치료를 받은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 다만 2024년경 종로 소재의 한 복지관에 가입한 적이 있을 뿐이었다는 것. 이는 S법인 측이 수집한 어르신들의 인적 사항을 바탕으로, 연계된 C치과가 환자가 내원하지도 않았음에도 허위로 건강보험 공단에 급여를 청구했을 것이라는 강한 의심을 들게 하는 부분이다. 이로 인해 D씨는 실제 치료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국가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됐다.

 

서울지부 “의료시장 흐리는 덤핑·알선 단호히 뿌리 뽑을 것”
이 같은 불법 행위들에 대해 사법기관의 칼날도 매서워지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가 고발한 관련 사건에서 경찰은 S법인 대표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담한 관련 치과의사들에 대해서도 추가 송치를 위한 조사가 대대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 역시 유권해석을 통해 “특정 의료기관으로 환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비의료인이 의료행위 정보를 알리는 것은 명백한 의료법 규율 대상이고, 후원금을 빙자해 실질적으로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제휴 의료기관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 저촉된다”고 엄격한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서울지부 박상은 법제이사는 “이번 사건들은 ‘비의료인의 단순 복지사업’이라거나 ‘일반적인 의료광고’라는 핑계로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본인부담금 할인이나 면제를 미끼로 환자를 유인하고,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으며 환자 명의까지 도용하는 불법 덤핑치과와 브로커 단체들을 끝까지 추적해 척결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또한 환자들의 피해 예방에 대해 “치과 치료 시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거나, 특정 단체를 통해 무료 시술을 연계해 주겠다고 접근하는 경우 고령층 의료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신종학 기자 sjh@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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