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9 (수)

  • 맑음동두천 24.3℃
  • 흐림강릉 20.4℃
  • 맑음서울 24.6℃
  • 맑음대전 24.9℃
  • 흐림대구 23.1℃
  • 울산 22.3℃
  • 맑음광주 27.2℃
  • 구름많음부산 26.7℃
  • 맑음고창 28.5℃
  • 맑음제주 26.8℃
  • 맑음강화 23.6℃
  • 구름많음보은 23.0℃
  • 구름많음금산 24.7℃
  • 맑음강진군 27.8℃
  • 흐림경주시 21.3℃
  • 구름많음거제 25.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무동기(묻지마) 범죄 심리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 (756)

광주에서 길을 가던 여고생이 일면식도 없는 20대 남자에게 무동기(묻지마) 살인을 당했다. 잡힌 범인은 사는 게 재미없어서 자살을 하려다가 범행을 하게 되었다고 진술했다. 황당하고 참담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는 2023년 분당 서현역 백화점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사건과도 유사하다. 심리학적으로 반사회적 성격장애 혹은 정신의학적으로 조현병일 가능성이 의심된다. 이것은 전문가가 심도 있게 판단할 것이다. 

 

만약 “어떤 음성이 범행을 지시했다”는 환청이나 “누군가 나를 해치려 한다”는 망상 등에 의해 범행했다면 조현병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범인 진술대로 사는 게 재미없어서 자살하려다가 범행을 하게 되었다면 반사회적 성격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타인의 생명을 자신의 감정 해소 도구로 사용한 행태로 전형적인 특징이다. 죄책감 결여 등으로 사회적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는 의식이 희박하며, 자신의 행위가 타인에게 입힐 고통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 충동성과 자극 추구 경향이 강하다. 사는 게 재미없다는 진술은 극심한 허무주의 뒤에 숨겨진 자극 추구 성향을 드러낸다. 일상의 무료함을 타파하기 위해 극단적인 폭력을 선택하는 것으로 정서적 조절 능력이 완전히 붕괴되었음을 의미한다.

 

심리학자 칼 메닝거는 “살인은 굴절된 자살이며, 자살은 굴절된 살인이다”라 했다. 자살의 외향화로 자신에게 향하는 죽음 에너지를 외부로 돌린다. 자신의 삶에 대한 불만을 타인에게 돌리며 무고한 사람을 살해함으로써 자신이 강자라는 잘못된 유능감을 느끼려는 심리다. 분당 서현역 흉기 사건 범인 역시 피해의식과 사회적 고립 속에서 불특정 다수를 공격했다. “나만 불행할 수 없다”는 보복성 심리다. 그러나 단순히 “재미가 없어서”가 동기라면, 이는 사고의 장애보다는 정서적 무감각과 도덕적 지능의 결손된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일 가능성도 있다.

 

사이코패스는 타고난 기질로 충동적이고 감정 조절이 불가능한 유전적 기형이고, 소시오패스는 성장 환경으로 인해 만들어지며 자신의 행동을 인지하고 계산적으로 악용하는 사회적 기형이다. 이들은 치료의 대상이 아닌 엄중한 처벌과 격리가 필요한 범죄 심리다. 이 또한 전문가의 판단이 요구되는 분야다.

 

이와 같은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무동기 범죄자들은 공통점이 있다. 사회적 유대감의 완전한 단절이다. 이들은 사회로부터 거부당했다고 느끼고 세상 전체를 적으로 규정한다.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은 가장 약한 대상(어린이, 노인, 작은 여성)을 공격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비겁하고 비인간적인 선택이다. 아마도 범행시간이 0시 11분이어서 귀가하던 여고생이 대상이 된듯하다.

 

이 외에도 급격한 산업화, 기술 발달, 경제 불황 등으로 인한 사회구조적 변화에 따른 사회 규범이 붕괴하거나 약화되어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운 상태(아노미 상태)를 생각해볼 수도 있으나 지금 우리 사회를 그렇게 평가할 수는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 고립되며 가치관이 붕괴돼 스스로 그런 혼란한 상태로 인식할 수 있다. 극단적인 개별화된 파편화다. 모래알처럼 흩어져 현실 세계와 소통이 단절된 채 온라인상의 왜곡된 정보나 혐오 정서에 매몰되어 개인의 피해의식을 극대화하여 불특정 다수를 향한 사회적 증오로 표출한다.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을 한 미친 사람의 소행으로 치부하면 안 된다. 이는 우리 사회의 안전망과 정신건강 시스템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고립되어 발견되지 않은 불모지가 있으며, 그들이 정신·심리적으로 매우 심각한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다. 한 마리의 바퀴벌레가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더 많음을 의미한다.

 

범인에 대한 엄벌은 당연하며, 동시에 범죄 프로파일링을 통해 심리적 전조 증상을 데이터화해야 한다. 더불어 고립된 개인들이 반사회적 행동을 보이기 전에 사회 체계 안으로 수용할 수 있는 지역사회 중심의 정신보건 서비스가 확충되어야 한다. 피해자의 명복을 빌며, 다시는 이러한 참담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 심리적, 사회적 차원의 다각도 노력이 필요하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반도체 지수 SOX, 포물선 상승 이후 조정 국면 진입

지난 6월 본지 칼럼을 통해 AI 열풍과 함께 가파르게 상승하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의 과열 가능성을 살펴봤다. 당시 SOX는 주요 이동평균선과의 이격이 크게 확대되고 월봉 RSI 역시 과매수 영역에 진입한 상태였다. 추세는 여전히 강했지만, 추가적인 비중 확대보다는 향후 나타날 수 있는 조정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SOX는 고점을 형성한 뒤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2025년 4월부터 2026년 여름까지 약 1년 4개월간 이어진 포물선 상승이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지지 역할을 했던 주요 추세선과 단기 이동평균선을 차례로 이탈했다. 최근에는 S&P500과 나스닥100 등 주요 지수와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반도체 산업의 장기적인 전망이 갑자기 나빠졌다기보다 그동안 상승 폭이 컸던 만큼 과열을 해소하는 과정으로 볼 필요가 있다. 자산 가격이 장기간 빠르게 오르면 투자심리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변하고 장기 이동평균선과의 간격도 크게 벌어진다. 이후에는 가격 조정이나 일정 기간의 횡보를 통해 장기 추세와의 이격을 좁히는 과정이 나타날 수 있다. 과거 SOX의 흐름을 살펴보면 현재와 유사한 모습을 확인할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


법률칼럼

더보기

[법률칼럼] 의료광고 관련 규제 (1)

SNS 피드를 넘기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치과광고를 마주친다. 그중에는 병원이 직접 만든 광고라기보다 ‘업체’가 제작·집행한 듯한 광고도 적지 않다. 과연 이런 광고는 괜찮은 것일까. 우리를 둘러싼 의료광고를 법의 눈으로 하나씩 들여다보고자 한다. 먼저 ‘왜 의료광고를 이토록 엄격하게 규제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짚어보려 한다. 의료광고는 일반 상품이나 서비스 광고와 같은 잣대로 볼 수 없다. 의료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고, 소비자가 광고 내용의 진위를 스스로 검증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법제가 의료광고를 엄격하게 규제해 온 이유다. 그 역사는 ‘금지에서 허용으로’ 조금씩 문을 열어 온 과정이었다. 1951년 국민의료법 당시 의료광고는 사실상 전면 금지됐고, 이후에도 의료인이 광고를 통해 표방할 수 있는 내용은 병원 명칭, 진료과목, 전화번호 등 제한적인 범위에 머물렀다. 변화의 결정적 계기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었다. 2005년 헌재는 의료인의 기능이나 진료방법에 관한 광고를 금지·처벌하는 규정이 표현의 자유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소비자가 유용한 의료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2003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