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6 (토)

  • 구름많음동두천 25.3℃
  • 흐림강릉 24.4℃
  • 흐림서울 27.1℃
  • 맑음대전 28.6℃
  • 맑음대구 27.0℃
  • 구름많음울산 23.4℃
  • 맑음광주 28.3℃
  • 구름많음부산 24.8℃
  • 맑음고창 27.5℃
  • 구름많음제주 24.8℃
  • 흐림강화 23.2℃
  • 맑음보은 27.3℃
  • 맑음금산 29.3℃
  • 구름많음강진군 26.8℃
  • 맑음경주시 25.7℃
  • 구름많음거제 23.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신문 논단] 과도한 맞춤 요구와 거부의 권리

URL복사

송윤헌 논설위원

최근 배달 플랫폼과 온라인 주문이 일상화되면서 소비자의 맞춤형 요구는 점점 세밀해지고 있다. “튀김옷을 1cm로 맞춰 주세요, 아니면 안 먹겠습니다”라는 식의 주문은 단순한 취향을 넘어, 특정 치수나 품질을 조건으로 삼고, 이를 충족하지 않으면 거부하거나 별점 테러를 하겠다는 식의 요구는 요청이 아니라 조건부 수락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유사한 사례는 다양하다. “김밥의 단무지는 정확히 3개만 넣어 달라”, “짜장면의 면은 80g으로 맞추고 소스는 따로 담아달라”, “커피는 62도에서 제공하라”, “피자는 정확히 8등분이 아닌 7등분으로 잘라달라”와 같은 주문이 대표적이다. 일부는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상당한 추가 노동이나 품질 저하를 수반하고, 일부는 아예 현실적으로 구현이 어렵다. 특히 음식은 공정과 표준화가 중요한데, 이러한 요구는 시스템 자체를 흔들 수 있다.

 

이러한 요구가 정당한지에 대해서는 구분이 필요하다. 알레르기, 종교적 이유, 건강상의 제한 등은 합리적 배려를 요청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재료를 빼달라는 요청은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 그러나 조리 공정 자체를 변경하거나, 측정 단위를 강제하는 요구는 과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단순한 소비자 권리의 영역을 넘어, 식당의 영업 자유와 작업 환경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무적으로 음식점은 주문서에 이러한 비현실적 조건이 포함된 경우, 고객에게 전화로 확인한 뒤 주문을 취소하거나 거부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이는 법적으로도 정당한 행위로 해석된다. 계약은 상호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한쪽이 이행 불가능하거나 과도한 조건을 강요할 경우 계약 성립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의료 영역, 특히 치과진료에서 나타나는 경우 더욱 복잡해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마취는 전혀 아프지 않게 해달라”, “신경치료를 한 번에 끝내 달라”, “보철물은 특정 형태로 완벽히 맞춰 달라”와 같은 요구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과의사들은 흔하게 접하게 된다. 더 나아가 “인터넷에서 본 방법으로만 치료해 달라”는 식의 요구는 전문적인 의료적 판단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치과에서는 진료거부 금지 원칙이 존재한다. 이는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제도다. 그러나 모든 요구를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의학적으로 부적절하거나 환자에게 위해가 될 수 있는 요구, 혹은 의료인의 전문적 판단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경우에는 설명과 설득을 통해 치료 방침을 조정하거나, 필요시 다른 의료기관으로 전원하는 것이 가능하다. 즉, 거부가 아니라 적절한 진료 범위 내에서의 선택이 핵심이다.

 

현장에서 치과의사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이러한 요구가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조건부 진료로 제시된다는 점이다. 환자가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불만을 제기하거나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는 의료의 본질이 서비스이면서도 동시에 전문적 판단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긴장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환자는 자신의 건강과 취향에 대해 요구할 권리가 있지만, 그것이 전문가의 전문성과 현실적 한계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 의료인 역시 일방적 거부가 아니라 충분한 설명과 소통을 통해 신뢰를 형성해야 한다. 과도한 맞춤 요구가 일상화된 시대일수록, 상식적인 것과 비상적인 것을 구분하는 사회적 합의가 더욱 필요하다. 만약 상식을 벗어나는 일이 자주 문제가 되어서 그것을 처벌하기 위한 규정이나 법까지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은 점점 건강하지 않은 사회가 되어가는 것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의(義)와 불의(不義)의 싸움
최근 스타벅스 사건이 사회적인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런데 사건이 진행되는 방향이 비상식적이다. 마치 좌우 진영의 이념적인 이슈인 것처럼 진행되고 있다. 이 사건의 문제점은 사회 구성원의 역사의식에 있고, 역사의식의 문제는 존립에 문제를 준다. 역사인식은 개인적인 다양성으로 접근할 수 없다. 공동체가 존립하기 위한 최소 단위가 역사인식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다양성이라는 이유로 이순신 장군을 비하하거나, 일제 강제 통치를 지지하는 생각을 지닌 자라면 이 땅에서 떠나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을 고수하고자 한다면 사회와 격리되어 비전향 장기수처럼 옥중투쟁을 하면 된다. 한 국가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세계가 주목하는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기까지는 수많은 세대의 피와 땀 그리고 보이지 않는 희생이 필요하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경제적 풍요와 문화적 위상은 우연이나 자연 발생적인 결과가 아니다. 참혹한 전쟁을 겪고 전후 폐허에서 배고픔을 온몸으로 버텨낸 조부모 세대의 희생이 후진국을 건너는 기초를 깔았다. 그 위에 개인의 안락함을 기꺼이 포기하며 낮과 밤 없이 산업화의 초석을 다진 베이비부머 세대의 인내가 개발도상국을 넘는 기적을 만들었다. 이 두 세대는 결

재테크

더보기

코스피 상승장, 지금은 어디쯤 와 있을까

코스피 1만 포인트라는 숫자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분위기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는 가파른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AI 관련 반도체 업종 강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빠르게 증가했다. 최근에는 평소 주식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 코스피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시장은 상승하고 있고 투자자들의 기대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지수가 신고가 부근까지 상승하는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차익실현과 리밸런싱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은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해서 곧바로 고점 신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버블은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모두가 조정보다 상승 방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는 참고할 필요가 있다. 현재 코스피는 높은 기대 속에서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번 상승장의 중심에는 AI가 있다. 특히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높아 사실상 AI 반도체 사이클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최근 강세 역시 국내 경기보다 글로벌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코스피를 분석할 때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