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의료법 제15조는 의료인의 정당한 사유 없는 진료거부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경우 같은 법 제89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치과의원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형사처벌보다도 그에 따른 행정처분이 더욱 부담스러울 수 있다. 진료거부가 인정되면 통상 자격정지 1개월의 처분이 뒤따르는데, 치과의원 개설자인 치과의사가 자격정지를 받게 되면 사실상 병원 전체가 한 달간 진료를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료거부 문제가 제기된 경우에는 초기 단계부터 적절한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의료법 제15조는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의료인의 진료거부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1962년 도입된 이 규정은 의료인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공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환자의 의료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진료거부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①환자의 적법한 진료요청이 존재할 것 ②의료인이 진료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과 시설을 갖추고 있을 것 ③진료거부를 정당화할 사유가 없을 것이라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따라서 환자의 진료요청 자체가 없거나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는 진료거부가 문제되지 않으며, 실제 판례도 예약이나 접수 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진료요청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편 의료법은 ‘정당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의사의 부재나 질병, 병상·인력 부족, 전문성 부족 등 의료기관 측의 사정뿐만 아니라, 환자나 보호자의 폭언·폭행·업무방해, 부당한 치료 강요 등으로 정상적인 진료관계 형성이 어려운 경우에도 정당한 사유가 인정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결국 의료법 제15조의 해석에서는 환자의 의료접근권과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 및 인격권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 환자의 생명·건강 보호가 우선돼야 하지만, 의료인과 환자 사이의 신뢰관계가 본질적으로 훼손된 경우까지 무제한적인 진료의무를 부과할 수는 없다. 따라서 진료거부의 적법성은 환자의 상태, 진료의 긴급성, 의료기관의 여건, 당사자 사이의 신뢰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다만 환자 주권이 강화되고 의료기관 간 경쟁이 심화된 오늘날에는 의료인이 환자를 거부할 요인이 과거보다 크지 않다는 점에서 진료거부금지 규정의 존재 이유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마더 테레사’는 “당신을 만나는 모든 사람이 당신과 헤어질 때에는 더 나아지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라”는 말을 남겼다. 의료기관 개설자로 늘 마음에 새겨야 할 명언이며, ‘형사처벌 및 1개월 자격정지’라는 무시무시한 결과 역시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