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3 (목)

  • 구름많음동두천 29.2℃
  • 흐림강릉 22.8℃
  • 흐림서울 31.3℃
  • 흐림대전 29.7℃
  • 흐림대구 30.1℃
  • 흐림울산 28.0℃
  • 구름많음광주 31.5℃
  • 구름많음부산 30.4℃
  • 흐림고창 29.5℃
  • 구름많음제주 29.4℃
  • 구름많음강화 29.4℃
  • 흐림보은 29.4℃
  • 구름많음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2.3℃
  • 흐림경주시 30.1℃
  • 구름많음거제 28.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신문 논단] 100분의 100은 폐지했지만, 관리급여는 왜 다시 만드는가

URL복사

송윤헌 논설위원

2004년 무통분만 사태는 우리나라 건강보험 역사에서 단순한 수가 갈등이 아니었다. 건강보험이 어디까지 의료를 통제할 수 있는지, 그리고 사회보험의 원칙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 사건이었다. 100분의 100 제도는 환자는 진료비 전액을 부담했지만, 보험자는 비용을 한 푼도 부담하지 않으면서 가격만 통제하는 구조였다. 당시 정부는 결국 ‘100분의 100 전액본인부담제도’를 폐지했다. 이유는 보험자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서 의료만 통제하는 제도는 지속가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모순은 무통분만에서 폭발했다. 당시 책정된 수가는 마취과 전문의를 초빙하는 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의료기관은 실제 비용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심사평가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의료기관은 적자를 감수하거나 진료를 중단해야 했고, 전국적인 무통분만 거부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의료계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을 외면한 가격통제가 의료공급을 무너뜨린 정책 실패였고, 우리에게 보험은 부담과 통제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남기게 되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과연 다른 길을 가고 있는가? 선별급여를 거쳐 2026년 시행된 관리급여는 환자가 진료비의 95%를 부담하고 건강보험은 5%만 부담하는 제도다. 그러나 의료기관은 여전히 건강보험 수가와 급여기준을 따라야 하고 심사와 삭감, 각종 행정규제를 그대로 받는다. 보험자의 부담은 최소화되었지만 통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름은 달라졌지만 100분의 100이 가졌던 구조적 모순은 크게 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

 

관리급여는 의료이용 관리와 재정 안정화를 목적으로 설명되지만, 의료계에서는 실손보험 청구가 많은 항목들이 우선 대상이 되면서 민간 실손보험의 손해율 관리까지 고려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이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건강보험이 민간보험 문제 해결을 위해 비급여 영역까지 통제하는 방향으로 확대되는 것은 사회보험의 역할을 넘어서는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정책의 방향이다. 건강보험은 원래 급여와 비급여를 명확히 구분하는 제도였다. 급여는 보험자가 비용을 분담하는 대신 가격을 관리하고, 비급여는 환자가 부담하는 대신 의료기관과 환자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정책은 비급여를 그대로 인정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충분한 급여도 하지 않는 제3의 영역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선별급여가 그랬고, 이제는 관리급여가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방향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재정이 부족한 모든 비급여는 관리급여라는 이름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 보험자는 최소한의 재정만 부담하면서도 가격과 진료를 통제하고, 환자는 높은 본인부담을 감수하며, 의료기관은 비급여의 자율성마저 잃게 된다. 결국 건강보험은 보장성을 확대하는 제도가 아니라 비급여까지 관리하는 통제수단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 2004년 무통분만 사태는 의료현장이 아니라 정책이 실패한 사건이었다.

 

그 교훈은 명확하다. 보험은 부담과 통제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보험자가 충분한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규제만 확대하는 제도는 결국 의료현장의 갈등을 반복할 뿐이다. 관리급여가 과거 100분의 100 제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재정 절감보다 먼저 건강보험의 본질과 사회보험의 원칙을 다시 돌아봐야 할 것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S&P500 신고가 경신, 상승장 더 이어질까?

지난 6월부터 조정을 이어오던 S&P500이 최근 다시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동안 주춤했던 미국 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추가 상승 여부에 쏠리고 있다. 이번 신고가 경신은 상승장이 한 단계 더 이어지는 신호일까, 아니면 고점을 만들어가는 분배 과정일까? 필자는 자산배분 전략을 수립할 때 기준금리 사이클을 나침반으로 삼는다. 현재는 첫 번째 기준금리 인하(B)를 지나 긴급 금리 인하(C) 국면으로 이동하는 과정에 있다. 이 시기에는 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이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위험자산의 가격이 충분히 상승한 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과 함께 과열에 대한 경계도 필요한 시기다. 주식시장의 투자심리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가 CNN 공포·탐욕지수(Fear & Greed Index)다. 최근 조정 과정에서 공포 영역까지 내려갔던 지수는 다시 중립을 넘어 탐욕 영역으로 올라섰다. 이전보다 높은 저점에서 반등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다시 위험자산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의미다. 공포·탐욕지수가 중립 수준인 50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


법률칼럼

더보기

[법률칼럼]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자율규제

요즘 뉴스에서는 ‘의료계 자율규제’, ‘자율징계권’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전문가 집단이 국가의 직접적인 개입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회원의 윤리를 관리하고 징계하는 제도를 뜻한다.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에도이러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만, 실제 운영 방식은 이름이 주는인상과는 다소 다르다. 이번 호에서는 자율징계 제도가 어떤 법적 근거를 갖고 있으며, 협회가 이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치협의 법적 성격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지난 칼럼에서 살펴본 것처럼 치협은 단순한 직능단체가 아니라 공법상 단체로서 중요한 공적 역할을 수행한다. 의료법 제28조는 치과의사 면허를 받은 사람은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당연히 협회의 회원이 되며, 협회의 정관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협회는 뜻이 맞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임의단체가 아니라 법률에 의해 설립되고 일정한 공적 기능을 부여받은법정단체라는 것이다. 또한 의료법은 협회에 윤리위원회를 두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제28조 제7항), 윤리위원회는 회원의 자격과 직업윤리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러한 법적 기반 아래 치협은 최근 자율징계 제도의 실효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