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8 (화)

  • 맑음동두천 29.7℃
  • 맑음강릉 25.8℃
  • 맑음서울 30.7℃
  • 맑음대전 29.5℃
  • 맑음대구 28.1℃
  • 맑음울산 26.0℃
  • 맑음광주 30.5℃
  • 맑음부산 27.7℃
  • 맑음고창 28.3℃
  • 맑음제주 29.8℃
  • 구름많음강화 27.7℃
  • 맑음보은 27.1℃
  • 맑음금산 29.3℃
  • 맑음강진군 30.7℃
  • 구름많음경주시 25.4℃
  • 맑음거제 27.8℃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권력의 맛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768)

사람이든 동물이든 집단이 형성되면 룰이 생기고 권력이 탄생한다. 더불어 권력을 견제하는 힘도 같이 생겨서 균형을 잡는다. 그러나 어느 순간 권력이 강해지거나 견제의 힘이 상실되어 힘의 균형이 깨지면, 그 집단은 망하고 새로운 권력이 탄생하는 것이 자연계 이치다.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권력을 선출자에게 위임한다. 위임받은 권한은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다. 이 책임은 권력이 커질수록 더욱 무거워진다. 하지만 최근 많은 지방자치 현장에서 이런 민주주의 원칙이 뭉개지고 아직도 후진국 행태를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유독 지방의회 시의원의 성비위사건이 많다. 전형적인 권력 남용의 행태다. 대전, 안동, 부천, 의왕 시의원의 성추행사건과 청주시의원 미성년자 성매매 사건이 있었다. 택시비를 안내고 지구대에서 주취난동을 벌인 춘천 여성시의원의 행태는 성별을 넘어 그들의 도덕적 해이와 권력에 만취된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게다가 정윤기 사건에서 보인 경찰 조직의 제 식구 감싸기 모습과 ‘거제왕’으로 불린 지방 경찰 간부의 행태는 생각보다 깊숙이 썩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 행위와는 다른 문제다. 일부 사건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였고, 일부는 사소한 법질서는 고사하고 지역사회에서 조폭이나 왕처럼 군림하였다. 물론 모든 공직자나 모든 지역사회가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공직사회 전체에 대한 신뢰는 무너진다.

 

심리적으로 권력은 인간의 자기통제력을 약화시킨다. 권력이 크고 오래 경험할수록 자신의 판단이 항상 옳다고 믿게 되고, 타인의 충고를 듣지 않으며, 규칙보다 자신이 우선이라는 착각에 빠질 위험성이 커진다. ‘권력의 오만(Hubris)’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윤리학에서 인간의 가장 큰 덕목을 ‘절제’라고 하였다. 권력이 커질수록 절제 역시 더욱 커져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반대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작은 권력을 가진 사람이 오히려 자신이 법 위에 있는 존재처럼 착각하며 민주주의는 서서히 병들기 시작한다. ‘

 

거제왕’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다. 사회가 그나마 투명해지면서 이제야 나타난 것뿐이다. 비록 중앙 권력은 아니지만 자신이 지배하는 작은 영역에서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다. 지방의원, 일부 고위 공무원, 지역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 간에 오랜 기간 형성된 인맥과 조직 속에서 견제 세력을 제거하며 자신들의 왕궁을 형성한 것이다. 작게는 지역 경찰과 같은 조직에서 크게는 군 단위나 시 단위로 형성되었다.

 

단체적 영향력이 특정 집단 안에서 고착되어 권력 세습도 이루어진다. 학교 집단이면 학폭이 되고, 지역이면 거제왕이 된다. 민주주의적 사고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역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일하는 지방의원과 경찰을 비롯한 공직자들의 비리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건만, 역설적으로 중앙에서 보이지 않는 이점을 이용하여 최대한 권력을 향유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지역 공직자가 도덕성을 잃은 사회는 공정성을 기대하기 더욱 어려워진다.

 

권력이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존재해야 하지만, ‘거제왕’정도 되면 권력은 자신의 노력에 의한 결과물이며 당연히 누려야 할 트로피 정도로 생각하게 된다. 이런 자들이 없어야 하지만 역사를 통해 그들은 늘 독버섯처럼 존재했으며 제거는 불가능하다. 양심과 도덕성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잘 선별하는 사회적 시스템과 독버섯이 자랄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해야만 한다.

 

권력의 사유화는 주민이 만만하게 보일 때 발생한다. 권력은 더 강한 곳으로 붙는 특성이 있다. 결국 강력한 시민의 감시와 윤리·도덕적 척도가 필요하다. 선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거 이후에도 지속적인 감시와 강한 도덕성을 요구해야 한다. 주민들이 후보자의 도덕성과 청렴성을 정책만큼 중요하게 평가하고, 지방의회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때 지방 권력은 비로소 주민을 두려워하게 된다. ‘거제왕’과 시의원의 지구대 난동이 사라질 때가 진정한 민주주의를 지닌 선진국이 될 것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반도체 지수 SOX, 포물선 상승 이후 조정 국면 진입

지난 6월 본지 칼럼을 통해 AI 열풍과 함께 가파르게 상승하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의 과열 가능성을 살펴봤다. 당시 SOX는 주요 이동평균선과의 이격이 크게 확대되고 월봉 RSI 역시 과매수 영역에 진입한 상태였다. 추세는 여전히 강했지만, 추가적인 비중 확대보다는 향후 나타날 수 있는 조정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SOX는 고점을 형성한 뒤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2025년 4월부터 2026년 여름까지 약 1년 4개월간 이어진 포물선 상승이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지지 역할을 했던 주요 추세선과 단기 이동평균선을 차례로 이탈했다. 최근에는 S&P500과 나스닥100 등 주요 지수와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반도체 산업의 장기적인 전망이 갑자기 나빠졌다기보다 그동안 상승 폭이 컸던 만큼 과열을 해소하는 과정으로 볼 필요가 있다. 자산 가격이 장기간 빠르게 오르면 투자심리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변하고 장기 이동평균선과의 간격도 크게 벌어진다. 이후에는 가격 조정이나 일정 기간의 횡보를 통해 장기 추세와의 이격을 좁히는 과정이 나타날 수 있다. 과거 SOX의 흐름을 살펴보면 현재와 유사한 모습을 확인할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


법률칼럼

더보기

[법률칼럼] 의료광고 관련 규제 (1)

SNS 피드를 넘기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치과광고를 마주친다. 그중에는 병원이 직접 만든 광고라기보다 ‘업체’가 제작·집행한 듯한 광고도 적지 않다. 과연 이런 광고는 괜찮은 것일까. 우리를 둘러싼 의료광고를 법의 눈으로 하나씩 들여다보고자 한다. 먼저 ‘왜 의료광고를 이토록 엄격하게 규제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짚어보려 한다. 의료광고는 일반 상품이나 서비스 광고와 같은 잣대로 볼 수 없다. 의료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고, 소비자가 광고 내용의 진위를 스스로 검증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법제가 의료광고를 엄격하게 규제해 온 이유다. 그 역사는 ‘금지에서 허용으로’ 조금씩 문을 열어 온 과정이었다. 1951년 국민의료법 당시 의료광고는 사실상 전면 금지됐고, 이후에도 의료인이 광고를 통해 표방할 수 있는 내용은 병원 명칭, 진료과목, 전화번호 등 제한적인 범위에 머물렀다. 변화의 결정적 계기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었다. 2005년 헌재는 의료인의 기능이나 진료방법에 관한 광고를 금지·처벌하는 규정이 표현의 자유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소비자가 유용한 의료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2003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