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지면을 통해 ‘불법덤핑치과 척결을 위해 전 치과계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불법 의료광고로 초저수가를 내세워 환자를 대량으로 모집하고, 이를 감당하기 위해 공장형 부실진료와 불법위임진료 등을 자행하는 일부 의료기관의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
최근 강남의 한 대형 치과에서 의식하진정법을 이용한 임플란트 시술 도중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해, 국과수 부검 결과 국소마취제의 과도한 투여에 따른 독성반응이 사망 원인으로 지목됐다고 알려지면서 당시의 문제의식은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왜 국소마취제를 과량으로 투여하면서까지 치료를 강행했을까?
수술 범위가 넓거나 시간이 길어지면 일반적인 용량보다 추가적인 마취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추가적인 약물 투여가 계속 필요하다면 어느 순간에는 환자의 상태와 누적 투여량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 치료를 나눠 시행하거나, 더 이상의 약물 투여가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시술을 중단하는 것 역시 고려되어야 한다. 예정된 치료를 강행하는 것 보다 환자의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대한치과의사협회 법제이사 재임 당시 의료광고에서 ‘수면임플란트’라는 용어의 사용을 불허한 바 있다. 이는 단순히 용어 하나의 문제가 아니었다. 의식하진정법은 환자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 시행하는 의료행위로서, 환자의 연령과 전신상태, 복용 약물, 진정제와 국소마취제의 종류 및 투여량 등에 따라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환자 선택과 지속적인 감시, 응급상황에 대한 대비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를 ‘수면임플란트’라고 광고하는 순간 이러한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 마치 환자가 잠깐 잠들었다 깨어나면 여러 개의 임플란트 치료가 쉽고 편안하게 끝나는 하나의 상품처럼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저수가와 대량진료를 내세우는 치과에서 이러한 표현이 환자의 두려움을 낮추고 대량의 임플란트 치료를 한 번에 결정하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그 위험도는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불법덤핑치과가 갖는 구조적 위험성을 살펴봐야 한다.
초저수가를 앞세운 박리다매형 의료기관은 구조적으로 많은 환자를 짧은 시간 안에 진료해야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 환자 한 명에게 충분한 시간을 들이는 것보다 하루 동안 몇 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몇 건의 수술을 완료했는지가 중요해지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환자 한 명의 치료가 지연되면 이후 진료 일정이 연쇄적으로 밀리게 된다. 이러한 경영상의 압박이 의료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때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마취제를 급하게 과량 투여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다시 추가해 예정된 치료를 어떻게든 완료하려는 유인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환자들은 덤핑광고를 통해 임플란트의 비용만으로 현혹당하지만, 그 치과에서 치과의사가 환자 진료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고 있는지, 치과의사의 고유업무를 비의료인에게 불법으로 위임하고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 바로 이것이 의료를 단순한 가격 비교의 대상으로만 놓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초저수가를 미끼로 환자를 대량으로 유인하는 불법의료광고를 엄중하게 규제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치료비용 덤핑이 대량진료와 과잉진료를 부르고, 대량진료가 다시 환자 진료를 위한 최소한의 시간과 원칙을 압박하는 구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불법덤핑치과에서 치료비용뿐 아니라 진료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까지 덤핑되는 순간, 그 피해를 떠안는 것은 결국 국민임을 치과계와 관계당국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