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는 1992년 미국 대선에서 클린턴 캠프가 내걸었던 “It’s the economy, stupid”에서 유래한 문구로, 당시 불황 문제를 부각하며 승리하는데 기여했다. 이후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경제 문제를 지적할 때마다 단어를 바꿔 사용하는 일종의 스노클론(Snowclone)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현직 대통령이던 공화당의 조지 부시는 걸프전에서의 압도적인 승리를 바탕으로 다시 없을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종전 직후 조지 부시의 지지율은 무려 90% 이상으로 치솟았고, 도전자에게는 이를 무너뜨릴 틈이 없어 보였다. 이때 선거 캠프의 전략가 ‘제임스 카빌’은 “It’s the economy, stupid”라는 기가 막힌 캐치프레이즈를 만들어냈다.
당시 미국 경제는 경기 침체와 실업 증가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 한마디는 미국 유권자의 관심을 국내로 되돌렸고, 부시를 경제에 무관심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당시 인구 240만, 미국 남부 시골의 가난하고 작은 주 아칸소의 주지사 클린턴은 그렇게 대통령이 됐다.
지금 하고 싶은 말은 “바보야, 문제는 환자야”다.
치과계는 1992년 당시 미국의 경기 침체와 너무나 비슷하다. 반도체 부문의 호황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대내외 경기가 활황인 것처럼 보이지만, 대다수 국민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지표보다 훨씬 좋지 않다. 장기화된 전쟁으로 유가와 물가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고환율과 물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전반적으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이다. 치과 개원가에서도 환자가 줄어든 정도를 넘어 내원 환자 자체가 아예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안타깝게도 저수가 마케팅을 앞세운 대형치과에서 최근 8개월 사이 환자 2명이 임플란트 수술 도중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초저수가를 내세워 불법적으로 환자 개인정보를 수집해 대량으로 환자를 모집하고, 불법광고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공장형 진료와 불법 위임진료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의 치과에서 발생한 불행한 사건이라고 보도됐다. 이런 시스템의 치과는 환자를 사람으로 보지 않고 한갓 돈벌이 수단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런 공장형 치과마저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환자 수가 줄었고, 심지어 매물로 나왔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그렇다면 더 낮은 수가를 내세우고, 더욱 공격적으로 개인정보를 사고팔며, 불법 위임진료도 심해지는 등 살아남기 위한 경쟁은 더욱 독해질 것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소규모 영세 치과의 폐업이 속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나 선명하게 눈에 보인다.
다시 경제(經濟) 이야기로 돌아가면, 동양에서 경제는 ‘세상을 잘 다스려 백성을 구한다’는 뜻의 경세제민(經世濟民)에서 유래했다. 경세(經世)는 장자의 「제물론(齊物論)」에서, 제민(濟民)은 「서경(書經)」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서양권에서 경제를 뜻하는 단어인 ‘economy’는 집을 뜻하는 그리스어 ‘오이코스(oikos)’와 관리한다는 뜻의 ‘노모스(nomos)’가 합쳐진 ‘오이코노미아(oikonomia)’에서 유래했다. 본래 집안을 관리한다는 뜻으로 쓰였으나, 17세기경부터 주어진 자원을 잘 관리한다는 의미에서 국부를 관리하는 개념으로까지 확장됐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경제(經濟, economy)’라는 개념은 일반 백성이나 가정의 삶을 편안하게 한다는 데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일치한다. 결국 경제의 핵심은 국민의 삶을 이롭게 하는 데 있다.
지금 치과계는 서로를 ‘심판’하자고 한다. 심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 힘과 지혜를 모아 회원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는 것이다.
“치과야, 문제는 환자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