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건축가 정태종 교수의 질병과 공간 분석(24) - 우리의 공간은 공정합니까?

2021.07.22 17:00:43 제929호

공간의 공공성과 사회와의 관계에 대한 분석

● 사회적 역할에 따른 전시공간 공간구조와 주변환경과의 연계성 -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관을 중심으로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관은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제10조에 따라 국가적 차원에서 현대미술 작품을 수집하고 보존하며, 전시와 함께 연구하고 국제교류 및 미술 활동의 보급을 위해 설립된 국가를 대표하는 미술관이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본관은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에 위치하며 분관으로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서울관과 덕수궁 내에 덕수궁관이, 수장 및 보관을 위한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인 청주관이 있다. 그중 2013년 개장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기무사 터와 기타 조선왕조 종친부 부지를 포함해 서울 도심에 위치하고 무형의 미술관, 군도형 미술관, 관람자 중심의 열린 미술관의 개념으로 설계돼 미술과 도시건축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사회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1)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공간의 사회적 역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30(소격동 165번지)에 있는 지상 3층과 지하 3층의 건물로, 2013년 11월 12일에 개관했다. 전체면적은 대지 2만7,264㎥, 연면적 5만2,101㎥의 건축물이다. 미술관의 대지는 역사적, 문화적 배경 특히 과거 조선시대의 종친부 유적과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건물이 자리했던 곳이기도 하다. 종친부 터만 표석으로 남아있던 것이 이전, 복원됐으며 미술관의 주 출입구이면서 사무동 및 편의시설로 사용되고 있는 공간은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최초의 근대식 병원 건물로, 국군기무사령부로 사용된 바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신축건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종친부와 기무사 건물, 그리고 현대미술관을 통해 일본 근대건축, 한국전통건축, 현대건축이라는 다른 시대 다양한 유형의 건축물이 모여 도심 공간의 회복과 조화를 이루며 한국건축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2)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공간구성은 주변 환경에서 내부공간까지 다양하다. 서울관이 경복궁의 건너편이고 북촌 한옥마을의 아래쪽인 삼청동길 입구에 있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역사적이며 문화적인 주변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두드러진 형태가 없는 단순한 기하학의 미술관으로 설계됐다. 또한, 전통건축인 한옥 양식의 문화재인 종친부와 적벽돌로 지어진 일본 근대건축의 국군기무사령부 건물과의 조화를 고려해 전통적인 건축 공간구조를 도입해 마당 중심의 미술관으로 구성했다.

 

미술관 외부공간에는 미술관마당, 전시마당, 종친부마당, 경복궁마당, 열린마당, 도서관마당 등 6개의 마당이 조성돼 주변 도로 4면에서 어느 방향이든 미술관으로 입장할 수 있도록 개방된 일상 속의 열린 미술관이다. 미술관마당은 지상 1층 입구에 조성된 주요 마당으로, 야외 설치미술 전시공간 및 공연장소이자 관람객과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전시마당은 지하 1층 한가운데 위치해 주변 전시실들이 마당을 둘러싸고 있는 구조로, 지하 전시관에 자연 채광이 들도록 조성한 잔디 마당이다. 종친부마당은 지상 2층의 종친부 유적 앞에 펼쳐진 마당이며, 경복궁마당은 지상 3층에서 도로변을 사이에 두고 경복궁과 국립민속박물관 입구를 마주하고 있다. 또한, 지상 1층의 열린마당은 삼청동길에서 연결되고, 지상 2층의 도서관마당과 북촌길로 이어지는 공간이다. 미술관 내부에는 8개의 전시실이 불규칙하게 흩어져 있어서 관람객들이 동선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관람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영화관, 미디어랩, 디지털정보실 등의 현대적 문화시설과 편의시설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 주변 환경 분석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위치하는 서울시 도심부 가로의 공간체계는 경복궁을 중심으로 동쪽으로 동대문까지 연결되는 사직로와 남쪽으로 광화문광장과 서울시청으로 연결되는 세종대로, 북쪽으로는 경복궁과 국립현대미술관을 좌우로 삼청동으로 연결되는 삼청로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동서방향은 5.84km의 긴 가로인 경복궁에서 북촌을 거쳐 창경궁으로 이어지는 옛길인 사직로와 종로, 을지로, 퇴계로, 그리고 여러 개의 시각적 축선이 다양한 가로로 형성돼 있는 청계천로가 있다. 남북방향의 가로는 동서방향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게 형성됐는데 가장 긴 세종대로는 경복궁에서 서울시청, 남대문, 서울역, 그리고 한강으로 이어진다. 북쪽으로는 경복궁과 국립현대미술관을 좌우로 삼청동으로 연결되는 삼청로가 청와대로로 나눠진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내외부 공간분석

도심부 전시공간이 고려해야 할 여러 요소 중 중요한 요소는 전시와 관련된 기능 간의 복합성, 접근성과 이용의 편리성, 도시건축으로서의 상징성과 문화경쟁력 등이 포함된 위치와 주변환경과의 관계다. 전시공간은 전시라는 기본적 기능에만 머물지 않고 내부공간의 동선 변화, 주변환경과의 시각적, 물리적 연결 등 다양한 위상학적 공간구성이 나타난다. 미술관의 외부에서 내부공간까지 연결해 공간구조를 살펴보면 외부공간은 북쪽을 중심으로 주변환경인 북촌과 연결돼 자연스러운 사회적 교류가 발생하게 되고, 내부공간은 로비와 전시공간을 중심으로 관람과 관련된 교류가 발생할 수 있는 공간구조임을 알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 주변환경 공간분석 결과, 미술관의 다양한 사회적 역할 중 외부와의 시각적 교류를 통한 개방적 공간과 기존 문화역사를 이용한 도시재생은 미술관 내부 지상층에서 미술관 외부공간으로 한정되고, 선택적 동선을 통한 자율성은 지하 전시공간의 배치로 인해 내부공간의 교류가 주로 나타났다. 주변환경과의 연결에 따른 사회적 접촉은 전시공간이 분할되고 다양한 외부마당이 주변과 연결돼 미술관 북쪽을 중심으로 사회적 교류의 장이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현대미술관 기능을 도심으로 확장하기 위한 문화공간 프로젝트다. 기존의 미술관의 폐쇄적인 내부공간에서 외부의 전경을 내부에서 시각적 연결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전환하거나 전시기능에서 사용한 강제동선 대신 관람자가 동선을 결정하는 자유로운 선택 동선, 그리고 내외부 공간의 물리적 연결, 역사적 건축물의 지속가능성과 도시환경의 재생 등 현대미술관의 도심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기능과 역할의 강화는 궁극적으로 전시공간의 접근성 확대, 관람자의 문화공간 편의성 증대, 도심 문화공간들의 복합적 네크워크 구축, 그리고 전시공간을 통한 도시공간의 공공성 제고 등 다양한 기대효과가 나타나는 도시공간적 연계성으로 이해할 수 있다.

 

1) http://www.aurum.re.kr/Bits/BuildingDoc.aspx?mm=4&ss=1&num=5116#.XtmoyeR7mUl, 2020.06.17

2) 민현석·정윤남·이상민. 서울시 보행공간의 공공성 평가. 서울연구원. 2018. p.7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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